메뉴 건너뛰기

[여는글]

a6de88

길목 청년 지원 사업 소개 및 연대 요청

posted Sep 10, 2024
Extra Form
글쓴이 김하나
발행호수 8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청년사업.jpg

 

 

길목 청년 지원 사업을 소개

 

평화를 빕니다. 길목 청년 지원 사업 담당 김하나입니다. 길목 청년 지원 사업은 연초, 청년 세미나팀을 모집하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합니다. 청년 세미나팀 지원은 한 팀당 4인 이상의 청년들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키고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인문, 사회, 문화, 예술, 종교 등을 주제로 공부하는 5개의 팀을 선정해서 활동비(도서비 70% 이상)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외 세미나팀을 중심으로 에큐메니컬 교회 청년들을 대상으로 청년특강 2회, 상반기 평화기행, 하반기 청년수련회를 진행해 왔습니다.

 

 

청년 지원 사업의 의의와 과제

 

대한민국 청년들의 어려움은 영끌, 취업대란, 4포세대, 자기계발지옥 등으로 표현됩니다. 그동안 길목은 매순간 '생존'인 청년들에게 자본, 경쟁, 권력에 압도되지 않도록 틈을 내어주고, 전환할 수 있는 시공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시장화된 자기계발이 아닌 인문, 사회, 문화, 예술, 종교 등 전인격적 존재로 성장하기 위한 배움들, 혼자가 아닌 함께임을 확인할 수 있는 연결들을 만들어왔습니다. 영성조차 시장화된 시대에 길목의 걸음은 하나하나 소중하고 중요한 도전이었음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3년 간, 길목 청년 지원 사업의 지표를 살펴보면, 현실적인 난관에 봉착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생존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현실입니다. 청소년 때부터 대학입시를 위해 일상을 내어주었던 청년들은 대학에 와서 취업을 위해 일상을 내어줍니다. 끊임없이 요구되는 스펙과 자기계발로 청년들의 시간은 제한적입니다. 길목이 만나는 청년들은 에큐메니컬 교회 청년들입니다. 자신의 시간들의 상당 부분을 교회에 사용하고 있는 청년들이 길목의 프로그램까지 참여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 자체가 길목의 프로그램을 청년 목회의 한 부분으로 연결하여 진행하지 않는 한 청년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는 급변한 청년문화입니다. IT, AI 발전과 코로나의 시대적 결합은 이전과는 다른 연결방식들을 만들어냈고, 청소년과 청년들은 새로운 연결방식을 익숙해하고 선호합니다. 지식의 배움은 책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 이루어지고,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분별하고 선택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길목의 책모임, 특강, 평화기행/수련회는 청년들의 목마름이기도 하지만, 낯설고 선택하기 쉽지 않은 형태일 것입니다.

 

셋째는 멤버십의 부재입니다. 길목 청년 사업 지원 대상자들은 길목의 조합원이 아닙니다. 주요 홍보 대상인 에큐메니컬 교회조차 길목의 조합원이 아닌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길목에 대한 이해와 관심, 참여의지가 확인되지 않은 불특정다수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각 교회 목회자의 관심여부, 의지에 따라 참여율이 결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기존 교회에 의존하지 않는 형태의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한지 살핀 후 가능하다면 구조의 변화를 고민하고, 불가능하다면 에큐메니컬 교회 간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청년이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되는 구조를 가질 때, 청년들이 필요하게 여기고 참여하고 싶은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청년 지원 사업에 필요한 관심과 연대

 

급변하는 사회, 깊어지는 세대 갈등으로 청년 연결, 돌봄, 지원은 더욱더 중요한 주제이자 과제로 여겨집니다.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청년'이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목소리로, 필요로 만들어지는 자리는 많지 않고, 그것은 꽤나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요구합니다. 현재 길목 청년 지원 사업의 구조는 비상근 근무자 1인이 사업 진행 시기에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다른 팀들과의 소통창구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사업의 연계성, 공유/소통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프로젝트 진행처럼 일을 처리할 수는 있지만, 청년 네트워크 연결/강화에 에너지를 쓰는 부분이 공백으로 가게 됩니다. 기존에 진행하던 프로그램들을 간사 1인이 진행해 가는 방식의 한계가 분명하고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길목 청년 지원 사업이 실제적으로 역동할 수 있도록, 부족한 청년 네트워크의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구조 재정비 및 세팅이 필요합니다. 많은 예산과 시간, 에너지가 들어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함께 풀어간다는 마음으로 관심해 주시고, 필요한 부분들을 채워가 주신다면 이 또한 우리에게 큰 배움의 여정이 될 것입니다.

김하나.png

 


  1. 길목 청년 지원 사업 소개 및 연대 요청

    길목 청년 지원 사업을 소개 평화를 빕니다. 길목 청년 지원 사업 담당 김하나입니다. 길목 청년 지원 사업은 연초, 청년 세미나팀을 모집하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합니다. 청년 세미나팀 지원은 한 팀당 4인 이상의 청년들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키고 ...
    Date2024.09.10 Views15
    Read More
  2. 안녕하세요 길목에서 일합니다

    더위가 무척 길게 이어집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그리고 조합원 여러분 모두, 마음과 몸에 건강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그간 제 이름으로 맥주 인문학 칼럼과 책 소개 글 같은 게 있었는데요, 길목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그에 대한 인사를 드리게 된 점...
    Date2024.08.12 Views44
    Read More
  3. 인사이드 아웃

    나름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처음으로 한 영화의 1, 2편을 모두 보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것도 애니메이션 영화를요. 주말에 일을 좀 해치워야 평일에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어서 일에 집중...
    Date2024.07.08 Views64
    Read More
  4. 절제하는 삶

    자본주의의 형성과 발달은 산업혁명 이후부터다. 생산방식이 기계화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 자본가들은 사업의 확장과 안정을 위해 자본을 더 많이 축적하고 소유하려 한다. 이를 위해 자본가들은 자본의 자유를 주장하여 경...
    Date2024.06.04 Views99
    Read More
  5. 어쩌다 보니 10년 - 심심 지난 10년 개괄

    2013년. 8년여, 타국 생활을 접고 귀국해 다시 향린을 다닐 즈음, 낯익은 이들의 분주함이 주일마다 이어졌다. 그리고는 얼마 후에 길목협동조합 발기인대회와 창립총회가 열리는 모습을 조금 떨어져서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봤었다. 여름이 가을로 바뀌던 시...
    Date2024.05.07 Views99
    Read More
  6. 오늘을 충실히

    일본 에도시대의 “구상도(1848)’’, 보스턴미술관 소장 가녀린 꽃과 연한 이파리로 간절하게 피어나는 생명들이 흘러 넘치는 잎새달 4월입니다. 3월 마지막 주말 옆지기와 용인 호암 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미술관 진입로 정원에 매화와 홍...
    Date2024.04.07 Views103
    Read More
  7. 저 하루가 걸어오는 날이 있다

    저 하루가 걸어오는 날이 있다1) 그 하루는 허수경을 거쳐 체홉으로 이어지고 이내 정지아의 문장으로 옮겨가며 맴돈다. 삼킨 문장은 머리를 환하게도 어지럽게도 한다. 단어를 쫓아 행간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상념은 쉴 새 없이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여...
    Date2024.03.12 Views102
    Read More
  8. 흥겨운 노랫소리를 따라

    3주간의 짧은 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작년에 취득한 조리사 자격증을 드디어 활용해 보았습니다. 어린이 집에서 3주간 대체 조리사로 실무를 해보니 조리사 일도 쉽지는 않습니다. 회사를 그만둔 후 꽤 오랜만에 다시 첫 출근을 하는 날에는 여전...
    Date2024.02.06 Views107
    Read More
  9. 恒産과 恒心

    '인심은 쌀독에서 나온다.' 이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사한 맥락의 말로 맹자에 나오는 '항산과 항심'은 들어본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질문했던 양혜왕과 등문공...
    Date2024.01.07 Views118
    Read More
  10.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

    선생님은 혼자 있을 때 외롭지 않으세요? 외로울 때 어떻게 하세요? 이러한 질문과 함께 많은 내담자들은 홀로 있을 때 경험하는 고통과 견딜 수 없는 외로움에 대해 토로한다. 내담자 H는 "혼자 있는 것을 생각만 해도 끔찍한 외로움이 느껴져요. 나만 바라...
    Date2023.12.04 Views16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