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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어요.
꿈에서 내가 위험한 상황에 처했는데, 연예인 이O민 씨가 내 옆에서 나를 도와주었어요. 그 마음이 참 든든하고 고마웠어요...
근데... 이O민 씨가 왜 꿈에 나왔을까 생각을 해봤는데요. 그분을 떠올리면 '한때 엄청난 것을 누리다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분'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거든요... 생각해보면 제가 첫아이로 태어나 모든 호사를 누렸는데, 연년생 동생이 생기면서 6개월 만에 젖이 떨어진 게 아기입장에서는 '갑자기 모든 걸 잃어버린 것' 같았을까요? 그런 점에서 저랑 연결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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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찾아보니까 그분이 엄청 잘 나가다가 사업이 부도나면서 69억 8천만 원의 빚을 졌는데, 지난 17년 동안 일해서 이제 거의 다 갚았대요. 대단해요! 저는 옛날부터 마음으로 그분을 응원했거든요. 상상도 안 되는 액수의 빚이라 '이 사람이 혹시나 죽으면 어쩌나...', '제발 죽지 말고 살아다오.'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꿋꿋하게 방송하는 그를 볼 때마다, 살아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근데요, 선생님! 그렇다면 제가 첫째 딸로 호사를 누리다가 6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젖이 떨어진 것이... 왜 제로가 된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 69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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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침묵 속에 있다보니,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말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선생님, 제가 갑자기 젖 떨어진 것 때문에 화내느라 40살이 다 되도록 내 삶을 제대로 살지 못했어요... 내 삶을 살지 못한 세월을 생각하면, 69억이 되고도 남겠네요... 그 아기의 고통을 제가 여기서 아직까지 제대로 만나지 못한 것 같아요."
가슴이 아팠다.
잃어버린 세월...
마흔이 되어 돌아보니,
마음에서 빚처럼 떠안고 있는 마이너스의 세월...
69억 원과 비교할 수도 없는 소중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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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다 잃어버리고,
더 잃어버린
시간을
가슴으로 애도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하루를 살더라도
내 삶을 살고 싶다.
"꿋꿋하게 살아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