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공감마당]

9bdbc4

선물

posted Aug 04, 2024
Extra Form
글쓴이 나현호
발행호수 8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현호-선물.jpg

 

 

아련한 담 넘어 하얀 눈이 쌓여있습니다. 궁금한 게 많아선지 가을이 아쉬운지 세상의 작은 이치는 상관없다며 철 지난 단풍이 선명합니다.

 

언제 적인지 모르겠지만 이 사진을 보면 계절의 경계가 무의미한 듯합니다. 연일 폭염에 습함에 짜증이 제대로 끓어오릅니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사우나스러움은

너도 힘들고

나도 지치고

당신도

우리들도

모두 지치게 만듭니다.

 

그래서인가요? 갑자기 이 사진이 멋진 포장지로 보입니다.

자 한 장 벗겨보겠습니다.

한 장을 벗기니, 선선하고 맑고 상쾌한 바람이 붑니다.

또 한 장 벗겨봅니다.

풍성한 햇과일이 가득 담겼네요. 육즙 가득 찬 빨간 사과는 탐스럽게 침이 꽉 찹니다.

또 한 장 벗겨봅니다.

 

이번엔 토실토실한 눈송이가 꽉 채워져 있습니다. 퍼도 퍼도 끝없이 나옵니다. 삽질하다 보니 어느새 크리스마스입니다. 빨간 양말도 보이고요. 선물꾸러미가 한가득입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그 어느 해보다 멋지겠네요.

 

ㅎㅎㅎ 제가 잠시 정신 줄 잃어버렸나 봅니다.

이 뜨겁고 습한 여름. 선물 같았던 지난 겨울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나현호-프로필이미지.gif


  1. 성스러운 장소

    대학교 때 친한 선배의 고향에 같이 간 적이 있습니다. 수안보 옆의 작은 마을이었지만 근처 사람들은 시내라고 부르는 곳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괴산평야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부자마을로 불렸다고 합니다. 문경새재 입구에 있기 때문에 주위의 높은 산봉...
    Date2024.09.10 Views12
    Read More
  2. 선물

    아련한 담 넘어 하얀 눈이 쌓여있습니다. 궁금한 게 많아선지 가을이 아쉬운지 세상의 작은 이치는 상관없다며 철 지난 단풍이 선명합니다. 언제 적인지 모르겠지만 이 사진을 보면 계절의 경계가 무의미한 듯합니다. 연일 폭염에 습함에 짜증이 제대로 끓어...
    Date2024.08.04 Views31
    Read More
  3. 건망증

    지난 5월 말일에는 부산에서 사진촬영을 하였고 6월 첫째 주에는 남원의 향토기업과의 교류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남원에서 별도로 진행하는 사진촬영 프로젝트도 있었기 때문에 부산에서 남원으로 이동하여 주말 동안 사진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Date2024.07.08 Views33
    Read More
  4. 두 발의 포식자

    낡은 담 낮은 발걸음 멈춘 숨 불타는 눈 가시 같은 이빨 낫과 같은 발톱 날카로운 비명 거친 저항 처절한 몸부림 부러진 날개 얄팍한 동정심이 갈등할 때 사냥꾼은 갈라진 대문 사이로 유유히 사라졌다 골목에서 포식자를 보니 두 발이 보인다 쫓는 사람 쫓기...
    Date2024.06.04 Views85
    Read More
  5. 아름다운 세상

    햇빛 맑은 이른 여름 오후, 광화문 근처 빌딩 옆을 지나다가 반짝이는 물보라를 만났습니다. 무심코 올려다보니 고층빌딩의 유리 외벽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이 여섯 명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올려다보는 시선에도 현기증이 느껴집니다. 조금 더 내려오면 불규...
    Date2024.05.07 Views100
    Read More
  6. 외사랑

    한번 뿌리를 내리면 자리를 옮길 수 없는 나무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마음의 자리를 옮길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그에게는 사랑이 조건이 아니라 운명이기 때문이다. 상대는 내가 사랑해주지 않아도 잘 살아가는데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살 ...
    Date2024.04.07 Views109
    Read More
  7. 어서 오세요

    집 근처 단골집이 문을 닫았다. 회를 좋아하는 집사람(고기를 싫어하기도 한다.)과 내가 자주 찾던 집이다. 버스정거장 바로 앞 유동인구도 제일 많은 곳이다. 코로나팬데믹은 견뎠으나 후쿠시마 핵폐수와 정부의 긴축재정에는 속수무책이었나 보다. 이전 안...
    Date2024.03.12 Views92
    Read More
  8. 그래도 의자는 행복했습니다

    더운 날도 추운 날도 비바람에 어수선하고 눈보라에 위축되지만 우두커니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정작… 사람들은 관심도 없는데… 마냥 기다린다. 가끔 까치가 내려와 자리를 지키지만 얼마 못 가 흰 먼지 날리며 달아난다 그리고 다시 비워졌다...
    Date2024.02.06 Views98
    Read More
  9. 대가야고분군

    2023년에 9월에 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고령군의 대가야고분군에는 1500년의 세월을 지켜온 크고 작은 700 여기의 무덤이 있습니다. 대가야는 강력한 철기문화를 이룩했으나 신흥세력인 신라의 힘에 무너지게 됩니다. 대가야는 멸망할 때까지 순장...
    Date2024.01.07 Views89
    Read More
  10.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덩굴로 뒤덮인 마네킹을 봤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안전 신호를 보내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온몸에 가시가 박히며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까요.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마네킹을 보니 '오징어 게임'이 생각납니다. 등지고 있는 술래에게 한발한발 온몸이 ...
    Date2023.12.04 Views9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