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현우진의 홀로요리]

c8d6ca

현우진의 홀로요리 22 : 못생긴 골뱅이무침

posted Jul 30, 2020
Extra Form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못생긴 골뱅이무침

 

 

'잘생긴 거지가 밥 얻어먹는다.'

 

잘생긴 거지가 밥 얻어먹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어릴 때부터 저에게 늘 하시던 말씀입니다. 사실 어릴 적에는 그저 세수나 하라는 뜻으로 들었습니다. 즉 이 말씀은 미모지상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좀 깨끗하게 다녀야 여러 사람이 당신을 상대해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어머님의 기도 중에 늘 '남의 눈에 잎이 되고 꽃이 되게 하소서'라는 말이 있거든요. 늘 귀한 사람이 되게 해주라고 비셨던 거죠.

어쨌든, 거지의 경쟁력은 얼마나 밥을 얻어먹느냐인데, 더럽고 불쌍하게 보일수록 경쟁력을 가질 거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심리학 수업에도 배웠듯이 어떤 경고성 멘트나 그림, 사진이 혐오 이상 넘어가면 그 메시지는 의미가 없듯이 말입니다. 예를 들면 담뱃갑의 사진은 너무 혐오스러워서 쳐다도 보지 않기에 금연 기능하고는 상관없다는 이야기가 있듯이요.

엄마가 말하는 그런 의미는 당연히 자신의 얼굴과 매너에 책임을 지라는 뜻이겠지요. 나이 들면서 생각이 새롭게 정리가 돼요. 살면서 필요한 것, 검소한 것을 두고 깨끗하다면 공간이 넓어진다는 것, 살면서 불필요한 생각, 쓸데없는 관계, 자만심과 허영심, 열등감을 깨끗하게 쓸어버리면 마음이 넓어진다는 것, 이런 뜻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문득 이렇게 더운 요즘에는 반대로 못생긴 골뱅이 생각나네요. 

 

간단히 골뱅이무침을 해볼까 합니다.

 

1. 골뱅이 준비

- 캔 하나 사면됩니다. 진액이 가득한데요, 통조림 안에 물을 빼시고 준비를 하시면 됩니다.

- 깔끔함을 원하실 경우, 골뱅이의 찐득한 액체가 싫으실 경우, 한번 헹구어 내서 사용하세요.

 

2. 파무침 준비

골뱅이에는 파가 중요하죠. 사실 골뱅이무침보다 파무침이라는 표현이 좋습니다. 일단 파를 얇게 썰어야 하는데요. 얇다고 실파보다는 대파를 하시는 게 더 좋아요. 이럴 때는 칼보다 포크를 활용하시면 됩니다. 파의 머리를 잡고 포크로 박박 긁는다고 생각하세요. 포크로 힘을 줘서 파를 긁으시면 실파처럼 나옵니다. 

골뱅이 한 통에는 대파 2대가 있으면 됩니다.

 

3. 양념장 만들기 

양념으로는

- 고춧가루 밥숟가락으로 두 스푼

- 깨 밥숟갈로 한 스푼

- 간장 밥숟가락 두 스푼

- 설탕 밥숟가락 한 스푼 (매실액으로 대체하셔도 됩니다)

- 식초 밥숟가락 한 스푼

 

이도 저도 안 되면 그냥 마트에서 비빔국수용 양념장을 팔아요. 그거 넣으시면 더더욱 간단.

 

사진1_resize.jpg

양념 준비

 

4. 소면 – 국수 만들기

사실 골뱅이무침에는 소면이 중요하죠. 5백 원짜리 동전만큼이 1인분. 그러니 넉넉하게 손가락으로 오케이 해보세요. 그러면 한두 명이 먹기 충분합니다.

 

5. 골뱅이무침 만들기

파무침을 만들면 골뱅이를 넣어 섞어 둡니다. 집에 황태포가 있으면 좀 넣으시면 됩니다. 저는 지난번 백담사 갔을 때 사두었던 용대리 황태포가 있어서 같이 넣었습니다.

 

사진2_resize.jpg

골뱅이무침

 

6. 세팅하기

접시에 이쁘게 담아서 옆에 소면을 깔아주세요.

 

사진3_resize.jpg

골뱅이무침과 여름날의 세팅

 

현우진-프로필이미지.gif

 


  1. 현우진의 홀로요리 24 - 리더의 길, 두반장 가지볶음

    현우진의 홀로요리 24 - 리더의 길, 두반장 가지볶음 예전엔 반에서 1등을 해야 반장을 하니까, 저는 반장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부반장 정도. 그런데, 커가면서 고등학교 때 동아리 회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들어가서 3월 첫 학기 개강하기 전에 임시...
    Date2020.09.29 Views353
    Read More
  2. 현우진의 홀로요리 23 : 투정 부리고 싶을 때 먹는 음식, 된장찌개

    투정 부리고 싶을 때 먹는 음식, 된장찌개 안녕하세요. 오늘은 홀로요리의 대가를 만나보겠는데요. 함께 인터뷰를 하면서 요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늘은 된장찌개를 만드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할까요? - 하하하!!! 그렇지 방법을 알려주지. 와아,...
    Date2020.08.30 Views282
    Read More
  3. 현우진의 홀로요리 22 : 못생긴 골뱅이무침

    못생긴 골뱅이무침 '잘생긴 거지가 밥 얻어먹는다.' 잘생긴 거지가 밥 얻어먹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어릴 때부터 저에게 늘 하시던 말씀입니다. 사실 어릴 적에는 그저 세수나 하라는 뜻으로 들었습니다. 즉 이 말씀은 미모지상주의...
    Date2020.07.30 Views351
    Read More
  4. 현우진의 홀로요리 21 : 중화식 돼지 야채볶음(일명 고추잡채)

    중화식 돼지 야채볶음(일명 고추잡채) 누구에게나 모두 독특한 향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 대한 후각으로 느끼는 향이 있고, 인품으로 전해지는 향이 있고, 웃음소리로 기억하는 향이 있습니다. 그 향은 사실 가치 중립적입니다. 즉, 향은 좋은 거 나쁜 거 ...
    Date2020.06.30 Views425
    Read More
  5. 현우진의 홀로요리 20 : 아무것도 하지 않는 홀로요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홀로요리 사실 홀로요리의 진수는 사실 “버튼을 누른다”입니다. 바로 전자레인지 버튼을 누른 다입니다. 노인들에게, 바쁜 직장인, 취업준비생, 육아에 지친 워킹맘에게 맛있는 요리를 직접 만드는 것이 사치일 수 있습니다. ...
    Date2020.05.30 Views211
    Read More
  6. 현우진의 홀로요리 19 : 관자와 버터마늘 사과구이 - 요리는 삶과 죽음의 문제

    관자와 버터마늘 사과구이 - 요리는 삶과 죽음의 문제 음식은 삶과 죽음이 교차합니다. 그냥 쉽게 말하면 정말 “먹고 사는”문제입니다. 못 먹으면 굶어 죽습니다. 살기 위해 예전부터 동물을 사냥하고 도살하고, 식물을 채집합니다. 즉 죽음이 있...
    Date2020.05.02 Views363
    Read More
  7. 현우진의 홀로요리 18 : 멀리 날아갈고 싶을 때 - 사과소스와 닭날개 구이

    멀리 날아갈고 싶을 때 - 사과소스와 닭날개 구이 한강대교 위를 날아가는 철새들 1. 새 봄입니다. 이제 강가에 있는 철새들이 다시 떠나겠죠. 멀리 시베리아로 떠날 겁니다. 늦가을에 한강대교 위에서 새들이 도착하는 모습을 본 게 엊그제 같은 데, 한강대교...
    Date2020.03.29 Views237
    Read More
  8. 현우진의 홀로요리 17 : 블랙퍼스트 – 행운의 비결

    블랙퍼스트 – 행운의 비결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라고 아시죠? 빵과 계란,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베이컨입니다. 베이컨이 있어야 아메리칸 블랙퍼스트이죠. 그건 미국의 축산관련 협회의 로비 덕분에 생긴 캠페인입니다. 베이컨 소비를 늘리기 위...
    Date2020.03.02 Views409
    Read More
  9. 현우진의 홀로요리 16 : 크랩 칼국수와 진저 아이스 아메리카노

    크랩 칼국수와 진저 아이스 아메리카노 고흥 출신 친구가 게를 보냈습니다. 딱 봐도 남해바다의 튼실한 게입니다. 게 껍질 색깔이 아마추어가 봐도 야생의 느낌이 옵니다. 갈치도 얼린 것을 보냈습니다. 수협이름이 나로도 수협이네요. 나로도는 아시죠? 우주...
    Date2019.12.29 Views317
    Read More
  10. 현우진의 홀로요리 15 : 외롭지 않은 찹쌀팝콘과 올리브 도미구이

    외롭지 않은 찹쌀팝콘과 올리브 도미구이 외로움이 마음속에 파도처럼 밀려올 때가 있어요. 파도처럼 밀려올 때 외로움은 검은 바다처럼 보여요. 바람이 많이 부는 날, 바닷가에서 발만 담가도 위험해요. 잦은 파도를 바라보고 실바람이라도 계속 맞으면 균형 ...
    Date2019.11.30 Views38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