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종교는 ‘실천’의 영역에서 논의된다는 점에서 다른 학문과 구분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 ‘교육’에 관한 다양한 접근 중 하나가 바로 실천적 교육, 삶의 형식으로서 교육에 관한 논의들이다. 교육적 삶을 실천하는 것, 가르침과 배움을 자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에 관한 논의가 바로 교육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그러나 “교육” 앞에 붙는 수식어들 때문에(음악교육, 평생교육, 유아교육, 원격교육 등...) 교육의 본질은 희석되고, 단지 그 수식어들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교육”이라는 용어가 대체되곤 한다.
국악 역시 마찬가지다. 퓨전국악, 국악 세계화, 전통국악과 같은 수식어들은 그저 국악을 수단으로 만들어 버린다. 지금은 무대 예술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한 국악은 본래 실천적 삶을 지향하는 우리 생활 문화 가운데 하나였다. 국악을 전승하는 방식인 ‘구전심수(口傳心授)’라는 말이 바로 실천적 삶의 형식을 가장 잘 드러낸다. 가르침과 배움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하나를 배워 하나를 가르쳐 주는 교육적 삶의 태도를 통해 국악이 전승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국악을 구성하는 개념 가운데 이 실천적 개념이 녹아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구전심수 방식을 통해 전승되던 국악문화는 악보와 녹음기를 통해 전승되는 국악문화에 묻혀 지금은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렇듯 국악과 교육은 기본적으로 실천의 의미를 내포한다. 배우고 가르치는 삶을 추구하는 실천적 교육과 구전심수를 통해 가르침과 배움을 통한 문화전승의 과정을 추구했던 실천적 국악의 모습은 우리 삶의 방식과 방향을 제안한다. 굳이 “국악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국악의 내면에는 깊은 교육적 실천의 의미가 담겨있다. www.academy.gugak.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