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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연재] 저물녘 하늘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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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16

posted Dec 0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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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오낙영
발행호수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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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밤새 잠들지 못하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던 아베스라는 이른 새벽녘에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아직 어둠은 곤한 몸을 일으켜 서쪽으로 물러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동구의 나무 아래에서 동쪽을 향해 앉고는 두 손을 마주 쥐어 단전에 얹고 호흡을 골랐다. 꼭두새벽의 차가운 바람이 가늘게 불어왔다. 등줄기가 서늘해지며 진저리가 쳐졌다. 눈을 감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거울에 낀 때와 같다.

자린의 절벽 수도원에서 만났던 시몬은 '인간을 알지 못하면 신을 만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아베스라가 보기에 인간은 하나의 종(種)이 아니라 비록 같은 생식방식을 가졌으나 개체마다 서로 다른 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개의 사람을 마주하고 보면 거의 모든 면이 비슷한 겨레 같다. 그런데 복수로 모여있을 때 그들을 보면 개체의 특성만 보일 뿐 공통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래서야 인간을 보는 게 가능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무엇을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세상은 끊임없이 불타고 있는데

그대는 암흑에 둘러싸인 채

어찌하여 등불을 찾지 않는가.1)

 

아베스라는 옛 노래를 읊조리며 생각했다. 한 사람의 수도자가 자신을 세상으로부터 분리시킨 채 진리를 찾는 것은, 어쩌면 저자의 수많은 문제를 대면하지도 않고 지름길부터 찾아 내닫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스승이 자신은 강을 건네주는 배일 뿐이니 강을 건넜다면 버려져야 하는 것이라며, 세상에 나가는 그를 보고 기뻐한 것도 지름길이 아니라 험로를 걸으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불타고 있는데' 그 세상을 버려두고 돌아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세상의 문제에만 매몰된다면 경영자는 될 수 있을지언정 궁극의 진리를 찾는 수도자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아베스라는 가슴이 답답해져 숨을 쉬기 어려웠다. 그는 다시 입술을 움직였다.

 

그때는 존재도 비존재도 없었다네

공기도 없었고

하늘도 없었지

무엇이 그 공간을 덮고 있었는가?

누구도 알지 못하네

오직 한 존재가 바람을 타고 움직였을 뿐

어둠은 어둠을 쌓아 층을 이루었는데

모두는 본래의 혼돈 속에 있었을 뿐이라네2)

 

아그레(Agre)! 그 처음의 세계를 상상하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거기에는 욕망도 다툼도 없이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만 있기 때문인지 몰랐다. 동쪽 하늘로부터 바람결에 온기가 실려 오는지 기분 좋은 부드러움이 얼굴을 핥고 있었다. 잠시 후, 갑자기 바람에 모래가 날려 흐르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오더니 점점 커져 갔다. 아베스라는 놀라 눈을 떴다. 눈앞에 처음 보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막 쥐가 산개한 모양으로 떼를 지어 동쪽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상서롭지 못한 징조로군요.

언제 나왔는지 아오슈나르가 쥐 떼를 바라보며 탄식했다.

-이, 이런 광경은 처음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죠? 저 많은 것들이 어디서 왔을까요?

아베스라가 서둘러 일어나며 놀라운 광경에 두려움까지 느꼈다. 지평선을 막 벗어나 올라온 아침 해가 그려낸 쥐들의 그림자는 훨씬 커서 더 기괴하게 느껴졌다.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로 모래 먼지가 햇살에 스러지고 있었다.

 

-스무 명 가까이 되었다던 니루샤의 식구들이 다섯 명만 남아 있기까지 곡절이 많았던 듯싶군요. 얼핏 듣기로는 굴바하르와 관련이 있었던 것 같던데······

아침을 먹고 포행을 위해 마을을 감싸고도는 길을 걸으며 아베스라가 물었다.

-다섯 명이 모여 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곱 명의 여인이 합류했어요. 우르크의 태수가 외지에서 흘러들어 온 떠돌이 여인들을 바스파르 사제에게 부탁했던 모양이오. 식구들이 많아지자 굴바하르가 빛을 내기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특유의 친화력으로 여인들을 장악했는데, 그게 참으로 신기합디다. 상대의 말에 약간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장된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서슴없이 피부를 접촉하는 겁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건 그녀들은 곧바로 굴바하르의 우산 아래로 들어와 있다는 거였어요. 놀라운 광경이었어요. 그녀는 천성적인 낙관주의자입니다. 도무지 낙담할 줄을 몰라요. 눈앞에 뻔히 좌절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데도 천진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지점입니다. 시련이 닥치면 그냥 몸으로 받아들여요. 아무 대책도 없는 것처럼 견뎌냅니다. 그리곤 금방 잊어버립니다. 그런데 자기애가 강해서인지 중심에 서 있어야 안정감을 보여요. 무슨 얘기인가 하면 자기 생각은 절대적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거기에 동의를 해주어야 한다는 겁니다. 절대적이라는 말이 좀 강하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자아 수용성이 강하고 자기 몰입이 대단한 사람이지요.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거라는 논리예요. 대부분 사소한 것은 수용이 됩니다. 헌데 가치에 관한 문제로 들어가면 부딪칠 수밖에 없는 거죠. 다행히 이곳에 오는 여인들에게는 특별히 자신의 가치를 내세울 만한 배경이 드무니, 그런대로 굴바하르의 천성은 강점으로 빛이 났어요.

 

그런 굴바하르의 기질 덕택에 니루샤는 늘 활력에 차 있었다. 혼자 있을 때, 그녀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아무것도 하질 않았지만, 주변에 두세 명만 같이 있어도 금방 달라졌다. 그녀의 밝은 웃음과 목소리에 여인들은 어느덧 마법에 걸린 양 그녀의 수족이 되어 있었는데, 그렇다고 앞에 나서서 선동하거나 지휘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사람들 틈에 섞여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밝게 웃고 얘기하고 살을 맞대는 것뿐이었다. 어쨌든 니루샤는 새 출발을 하는 여인들의 기대에 찬 활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오슈나르는 그런 여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기도 하지만 가슴 한편이 쓰려왔다. 그녀들이 감당해야 했던 차별과 모멸의 언어 뒤에서 얼마나 주눅이 들었으면 이 누추한 곳에서 저리 밝은 미소와 들뜬 몸짓을 지어낸단 말인가. 여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스스로 니루샤를 잘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자립할 수 있도록 방책을 만들어야 할 때였다.

우르크의 부제 바흐만이 정기적으로 약간의 일거리와 물품을 보내왔다. 아오슈나르로서는 고마움과 미안함을 안겨주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그는 우르의 유력자들을 찾아다니며 친교를 맺고 그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처음엔 워낙에 전통 종교가 강하게 남아 있는 곳이어서 만남 자체가 어려웠다. 그래서 아오슈나르는 제국의 종교인 마즈다야스나의 사제일지라도 그것을 권력으로 삼지 않을 바에야 그들을 시혜를 베푸는 존재로 만들어 버리자고 생각했다. 그는 우르의 읍청(邑廳)과 지역 유지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나누었고, 읍장과 유지들에게 지역의 유녀(遊女)를 니루샤로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유녀의 존재는 지역사회에서도 골칫거리였으므로 아오슈나르의 제안에 그들은 솔깃해했다.

도움을 받은 사람보다 도움을 베풀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포용적으로 변하는 법이다. 그는 자기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을 줄곧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더 도와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용의가 있다. 귀슈탐(Gushtam)이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아오슈나르가 만난 지역의 유지 가운데 한 사람이었으나, 그에게 아오슈나르는 그저 돈만 많은 상인에 불과한 자신에게 다가온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그는 양모제품을 팔아 치부를 했는데, 아오슈나르에게 비교적 특별한 시설 없이도 제작할 수 있는 펠트를 만들어 납품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하여 니루샤에 펠트를 제작하는 팀이 꾸려졌다. 펠트는 대부분 농촌 출신인 여인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물건이어서 귀슈탐이 보내준 나이 지긋한 여성에게서 어렵지 않게 제작 기술을 전해 받을 수 있었다. 초기엔 품질이 낮아 귀슈탐이 당황해하기도 했으나, 그는 아오슈나르를 신뢰하였으므로 기다려 주었다. 재주 많은 우샤의 노력으로 품질이 좋아졌을 뿐 아니라, 단순화한 나뭇잎 모양의 연속무늬를 가미하자 귀슈탐은 놀라워하며 수매가를 높여주었다. 니루샤의 살림살이에 큰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었다.

아오슈나르는 귀슈탐을 통해 우르의 다른 유력자들과도 친분을 쌓아갔다. 그들은 거의 지역의 종교랄 수 있는 이난나 여신을 섬기는 이들로, 처음엔 많은 이들이 아오슈나르가 제국의 종교인 마즈다야스나의 사제라는 것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들 가운데 읍장은 이중적인 현실에 처해버린 자신의 처지에 난감해하는 것 같았다. 지역행정기관의 책임자로서 제국의 종교가 갖는 상징적 무게를 무시할 수 없는 데다 그 자신을 포함한 지역의 정서 사이에서 처신에 균열이 생기는 듯했다. 여태껏 이 지역에는 상주하는 마즈다야스나 사제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몰라서 생긴 두려움이었다.

그날도 귀슈탐이 읍장과 몇몇 유지가 사트라프(Satrap)3)에게 보낼 진상품의 방목을 점검하는 자리에 아오슈나르를 불러내어 자연스럽게 어울릴 기회를 만들었다. 그들은 방목 가운데 자체조달이 어려운 청동 공예품을 두고 갑론을박을 하고 있었다. 유지들은 읍장이 태수를 만나 사정을 청원해야 한다고 말했고, 읍장은 태수의 맹목적인 충성심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난감해하고 있었다. 아오슈나르는 문득 바스파르의 공명심을 자극하면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에게 자신이 우르크의 책임 사제에게 서한을 띄워 분위기를 만들어 볼 터이니 읍장과 유지들이 그를 만나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처음엔 긴가민가하던 그들은 태수의 수석서기관인 책임 사제의 힘과 야심가인 그가 지역 이교도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대외적인 신인도 상승의 역학관계를 설명하자 이내 반응이 달라졌다. 그것은 그들로서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문제해결 방법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였고, 무엇이든 시도해 보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동하였기 때문이었다. 아오슈나르로서도 지역 유력자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좋은 계기였다.

그렇게 해서 읍장과 지역 유지들이 우르크의 사원으로 바스파르를 찾아가 만나고 돌아온 지 달포쯤 지나 귀슈탐이 나귀에 밀가루 세 포대와 무명천 네 필을 싣고 니루샤에 왔다. 그는 기분이 매우 좋았는지 살짝 들떠 있었는데, 마침 아오슈나르가 없다는 걸 알고는 적잖이 낙담하였다.

-어르신요! 우리 마구쉬 님, 멀리 안 가셨니더. 쪼매만 계시면 곧 돌아오시니더.

귀슈탐을 맞은 건 굴바하르였다. 다른 여인들은 낯선 남자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는데, 굴바하르는 달랐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귀슈탐을 맞았다. 나귀를 끌고 온 남자가 나서기도 전에 서슴없이 귀슈탐의 말고삐를 받아 쥐고 그가 말에서 내릴 수 있도록 하였고, 안에서 작업하고 있던 여인들을 불러 나귀를 끌고 온 사람을 도와 짐을 옮기도록 하였다. 그리고 귀슈탐을 아오슈나르의 집으로 안내하고 차를 내왔다.

-여서 맹근 자파란(자스민) 차 이니더.

굴바하르는 차를 준비하는 동안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고 향수도 바른 모양이었다. 그녀가 차를 따르느라고 소매를 펄럭거릴 때마다 진한 향이 귀슈탐의 코끝을 강하게 찔렀다. 그는 뭔가 어색한 분위기에 젖어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험, 험. 내레 아오슈나르 님이 오시는 동안 펠트 작업장을 좀 봐두 되갔디요?

귀슈탐이 헛기침을 하며 일어서려 하였다.

-아이, 차는 드시고 보셔도 되니더.

굴바하르가 서둘러 잔을 들어 귀슈탐에게 건네주려다 소매가 주전자에 걸렸다. 도기 주전자는 바닥에 떨어져 깨져 버렸고 놀란 굴바하르는 손에 쥐고 있던 잔을 놓쳐버렸다. 그녀의 손에서 벗어난 찻잔은 귀슈탐의 샅자락4)에 떨어져 그곳을 흠뻑 적셨다.

 

어유아 방애요, 어유아 방애요

덜끄덩 덩덩 잘 찧는다, 어유아 방애요

 

시도 때도 없이 찧는 명줄 같은 밀방애

님 오신 날 찧어나 보세, 쫄깃쫄깃 떡방애

 

어유아 방애요, 어유아 방애요

덜끄덩 덩덩 잘 찧는다, 어유아 방애요

 

오르락 내리락 잘 찧는다

자주자주 찧어보세

 

어유아 방애요, 어유아 방애요

덜끄덩 덩덩 잘 찧는다, 어유아 방애요

 

귀슈탐과 굴바하르가 백주의 밤에 드리워져 있을 때, 밖에서 여인들의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오슈나르가 돌아온 모양이었다.

-아니, 귀슈탐 행수께서 이 누거에 어찌 오셨단 말이오?

아오슈나르의 목소리에 귀슈탐은 옷매무새를 고쳤고 굴바하르는 허둥거리며 깨진 찻잔과 주전자를 수습했다. 서두르다 그만 깨진 조각에 손을 베었다. 피가 났다. 그녀는 급히 손가락을 감싸 감추었다.

아오슈나르는 방에 들어서면서 어색하게 흐르는 공기에 섞이지 못한 비릿한 냄새가 서둘러 천정(天井)으로 빨려 오르는 것을 보았다. 빛우물에 갇힌 하늘 조각은 태연자약하였다.

-거저, 마구쉬 님 덕분에 진상 공예품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어 알려드리러 왔시오.

귀슈탐이 짐짓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호들갑스럽게 말했다.

-아, 그래요? 그거 아주 잘 되었군요. 그런데 옷이 왜 그렇게 젖어 있는 게요?

아오슈나르가 귀슈탐의 앞자락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아, 그게······, 지가 안 그랬니껴. 조심스럽지 못해 그만 찻잔을······

-일 없시오. 내레 서둘러 일어서다 그런 거 아이갔소!

굴바하르의 어색한 공기를 감추는 말과 그걸 또 한 겹 더 덮으려는 귀슈탐의 말이 섞이지 못하는 밀도가 다른 액체같이 겉돌았다.

 

먹장구름 몰려오면

비가 올 줄 알았더니

비는 아니 오고 바람만 거세구나

아서라 바람 곧 불면

내 마음만 흔들린다네

 

휘영청 달이 올라

님의 얼골 보렸더니

얄미운 먹장구름에

가리웠네, 달의 형상

아마도 눈먼 사랑의

허랑함을 말하려느냐

 

-거저, 읍당님하고 우리 멫멫이 마구쉬 님 소개를 받어개지구설라믄 바스파르 님을 찾아가디 않았갔소? 거저, 기 냥반이래 아주 호걸이더만 기래요. 물론 마구쉬 님이 잘 얘기해 주셔서 기렇기두 할 것이지만서두, 아주 흔쾌히 저희 청을 들어주시디 않갔시오? 기러믄서리 자기가 이 지역의 책임 사제로서 애를 많이 쓰고 있으니, 여러분들도 협조를 해야 하디 않갔냐, 기러니 사원의 행사에두 참석을 해서 우의를 돈독히 하는 게 좋디 않갔냐 그러는 거이 아이갔소?

귀슈탐의 말이 장황해지고 있었다. 상인이었기 때문에 말을 적게 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평소의 그답지 않게 허둥거리는 모습이었다. 아오슈나르는 그를 좀 진정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귀슈탐 행수님, 우리 좀 앉아서 차분히 얘기합시다. 굴바하르는 뭐하고 있어, 어서 가서 차를 새로 내오지 않고?

아오슈나르의 말에 비로소 허둥대는 자신을 제어하기 시작한 귀슈탐은 울상을 지었고, 굴바하르는 서둘러 나갔다.

-마구쉬 님, 거저 고맙습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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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리의 말씀』, 법정 옮김, 불일출판사, 1990, 90쪽

2) 리그베다의 나사디야 수크타(Nasadiya Sukta : 창조의 노래)를 변용함

3) 아키메네스 페르시아 시대에 주(州)를 관장하던 총독

4) 샅+자락 : 사타구니 부위의 옷자락을 가리킨다.

 

 

오낙영 사진.jpg

오낙영(글쓴이,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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