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김군, 2018
이번 달 영화는 강성우 감독의 "김군, 2018"입니다.
이번 달에는 40주년이 되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영화를 선택하여 '코로나19'로 광주에 가서 추모할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518 민주화운동'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룬 영화를 연대순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황무지, 1988", "오! 꿈의 나라, 1989", "부활의 노래, 1990", "꽃잎, 1996", "박하사탕, 1999", "오래된 정원, 2006", "스카우트, 2007", "화려한 휴가, 2007", "오월愛, 2010", "26년, 2012", "택시운전사, 2017", "외롭고 높고 쓸쓸한, 2017", "임을 위한 행진곡, 2018", "5.18 힌츠페터 스토리, 2018", "김군, 2018“
이 영화들 중에서 "김군"을 선택한 이유는 518 민주화운동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거대 담론이 아니라 구체적 호기심에서 출발해 영화를 만들고, 엄숙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제작진에게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518 민주화운동을 옆에서 경험했던 세대들은 518 민주화운동에 직접 참여했던 분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으며,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무거운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가 그 당시 한국사회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납득할 수 없는 죄책감과 엄숙주의'로 비쳐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 의해 표현되는 518 민주화운동은 어떠한지, 그리고 선입감 없이 바라본 시각이 궁금했고, 오히려 더 보편적인 공감대를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만원 군사평론가에 의해 제기된 북한특수원 '제일광수'로 지목된 사람의 사진 한 장으로 부터 출발합니다.
600명의 남파 북한 특수군 이야기는 관심을 기울일 가치도 없어. ‘광수’라는 말도 이번에 처음 듣고 무슨 뜻인지도 몰랐는데, 이들이 주장하는 518 당시 광주에서 활동한 북한 특수부대를 줄여서 '광수'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사진 속의 인물을 찾아가는 과정이 영화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고, 그 당시 참여했던 시민들 각자의 인터뷰를 통해 보여지는 기억의 일부분들이 모여 영화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과거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몇 년 전 한베평화재단에서 주관한 베트남 평화기행에 가서 만났던 탄 아주머니 생각을 하였습니다. 한국군의 만행을 증언하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났습니다. 그 때 탄 아주머니는 "옛날 기억을 다시 떠올리면 며칠 밤을 잠 못 자고 괴로워할 수밖에 없지만, 여러분이 그 때 일어난 일들을 꼭 알아야 되기 때문에 말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모르고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영화 내용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베트남전에 육군 보병 대대장으로 참전하였고, 518 당시 공수특전단 사령관이었던 정호영에 대한 증언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419혁명에서 사회운동 지도자, 대학생들이 부각되고 가장 적극적으로 싸운 하층민들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처럼, 518 민주화운동에서 하층민들이 했던 역할이 주목받지를 못했고, 기억되지도 않고 있는데, “김군”은 이런 하층민들의 이야기, 여러 김군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시 생각하면서 “김군”을 꼭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군"은 2018년에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영화들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5월 16일부터 24일까지 개최하는 <“빛나는 계절에 위대한 시민”을 기억하며> 프로그램을 통하여 온/오프라인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40년 전 5월, 영화로 기억하다
https://www.koreafilm.or.kr/kofa/news/notice/BC_0000055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