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영화는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클로즈 유어 아이즈(Close Your Eyes, Cerrar los ojos, 2023)"입니다.
현재 영화관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1973년 장편영화를 처음 감독한 이래 그동안 단 3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던 빅토르 에리세 감독이 31년 만에 만든 네 번째 장편영화입니다.
영화감독인 미겔이 22년 전 그의 영화 "작별의 눈빛"을 찍다 사라진 배우이자 친구인 홀리오를 찾아 나서면서 자신의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고, 만난 친구와 옛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줄거리는 이렇지만 보면서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이해는 다른 문제이지만 영화 자체에 몰입하고 따라가기는 에리세 감독 영화 중 제일 수월했던 영화였습니다.
영화 속에 영화가 있어 영화 두 편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제작이 취소된 "상하이의 약속"이 "클로즈 유어 아이즈"에 "작별의 눈빛"이란 영화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첫 장편영화인 "벌집의 정령(El espíritu de la colmena, 1973)"을 보고 깊은 감명과 강한 인상을 받았으며 이 감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한번 보고 전체가 파악이 잘 안 되어 2번을 보고야 어느 정도 이해했던 영화로 프랑코 총통 독재 하의 암울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5살 된 아나의 눈으로 본 세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남쪽(El sur, 1983)"은 "벌집의 정령"에서 감명을 받았던 영상의 아름다움과, 프랑코 총통 정권 시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들을 바라보는 내용이 이어지는 영화입니다.
제작자 엘리아스 퀘레제타가 제작비가 부족하다고 촬영을 중단시켜 원래 본인이 찍기를 원했던 작품의 후반부를 끝내 완성하지 못한 미완의 작품입니다.
빅토르 에리세는 제작비 문제로 "남쪽"의 후반부를 완성하지 못했는데, 이때의 좌절감이 "클로즈 유어 아이즈"라는 영화의 최초 아이디어가 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영화들 외에 스페인의 화가 안토니오 로페즈 가르시아의 모습과 그가 매년마다 모과나무를 그리려고 하는 시도를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인 "햇빛 속의 모과나무(El sol del membrillo, 1992)"가 있습니다.
참고로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클로즈 유어 아이즈"를 2024년도 최고의 외국영화로 선정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