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 위를 날아가는 철새들
1. 새
봄입니다.
이제 강가에 있는 철새들이 다시 떠나겠죠. 멀리 시베리아로 떠날 겁니다.
늦가을에 한강대교 위에서 새들이 도착하는 모습을 본 게 엊그제 같은 데,
한강대교 위에 많은 새들이 날아 올 때를 기억합니다.
마치 분주한 인천 국제공항 관제탑처럼, 새들도 도착할 채비를 하면서 착륙을 하겠지요.
어쩌면 어떤 새무리들은 작년에 왔던 논두렁을 기억할 텐 데, 이게 재개발이 돼버렸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면 아마도 새 무리 중에 튼튼한 청년들로 구성된 척후병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일찍이 찾아 무리를 안내할 겁니다. 아파트는 새들의 자리가 아니니까요.
새들은 어떻게 말을 할까요? 네가 먼저 앞에서 서라, 중간에 내가 교대해줄게 하며 소통을 하면서 날 텐데요.
V자 모양으로 날아가면서 옆에서 길을 인도하고, 뒤쳐 진 동료들을 뒤에서 밀어올리고 앞에서 바람을 막아주는 모습들을 보면 신기합니다.
새를 보는 것은 늘 즐겁습니다.
저도 새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내게 말을 하죠. 넌 이미 새라고.
땅은 그저 잠시 쉴 때만 앉아있는 곳일 뿐, 네가 있는 곳은 떠도는 하늘이라고.
한강대교 위에서 찍은 사진, 하늘 위 점들은 철새들
2. 날개
이렇게 새가 되고 싶지만,
새를 바라보며...배가 고프네요.
통닭도 먹고 싶은 게 사람인가 봅니다.
새가 되기에는 너무나 닭날개 구이를 좋아하네요. 인생은 이율배반의 연속이라고나 할까
통닭은 한 마리 사면 무엇부터 먹을까요?
날개를 먼저 먹으면 바람을 핀다고 합니다.
아마도 날개를 먹으니 날아가 버린다고 해서, 닭날개 먹으면 바람을 핀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마치 연인 사이에는 손수건이나 신발을 해주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건 아시죠? 손수건은 사랑의 눈물을 흘리고, 신발은 멀리 가버리는 이야기 말입니다.
어쨌든 일찍 들어온 날, 맥주 안주로도 좋은 닭날개 구이를 한번 먹어볼까 합니다.
그 이유는 날개만 따로 해서 파니까, 가격도 싸고 금방 해먹을 수 있습니다.
3. 닭날개 구이 만들기
첫째. 날개 손질
요새는 닭날개가 깨끗하게 손질되어 포장으로 판매됩니다. 닭날개를 사신 후 물로 잘 씻어 해동을 하시고요. 먹다 남은 우유가 있으면 좀 재어놓는 것도 잡내 없애는 게 좋다고 합니다.
씻어놓은 닭날개
둘째. 구이용 소스
홀로요리에서 중요한 것은 스피드입니다. 그냥 간장 큰 숟갈 다섯 스푼에 커피용 설탕 3개 넣으면 끝납니다. 그리고 닭날개와 버무리세요. 끝.
그러나 다시 차근차근 말씀드릴게요.
* 닭날개를 넣기 (사진은 17개)
1. 간장은 밥숟갈로 다섯 스푼 또는 취향에 따라 여덟 스푼까지
2. 먹다 남은 소주 한 잔 또는 기타 술 한 잔 (저는 먹다 남을 수밖에 없는 커피 와인을 넣었습니다.)
3. 커피숍용 설탕 2개~3개 또는 올리고당 조금 (사진에는 설탕 3개, 제주감귤청을 한 스푼 넣었습니다.)
4. 올리브기름 밥숟가락으로 두 스푼 정도
5. 취향에 따라 간 마늘이나 바질잎, 고춧가루를 섞으시면 됩니다. 없으면 말고
닭날개 양념 재료들과 에어프라이기
셋째. 사과 소스 만들기
닭날개 구이를 먹을 때 찍어 먹을 용도입니다. 이건 옵션입니다.
1. 사과를 하나를 믹서에 갑니다.
- 어린이랑 먹을 때는 달달하게 꿀이나 메이플시럽을 섞습니다. 안주용은 비추입니다.
2. 갈아버린 사과에 올리브기름을 넣습니다. 단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는 향이 너무 강할 경우 사과맛이 안나니, 그럴 때는 조금만 넣어줍니다. 큰 숟가락 2번 정도 넣습니다.
3. 후추, 소금, 식초를 아주 조금만 넣습니다.
아니면 소스를 미리 닭날개 위에 얹어서 같이 구워도 좋습니다. 단, 에어프라이기에서 한두 번 뒤집고 나서 그때 얹어 주시면 사과색깔도 삽니다.
사과 소스 만들기, 사과를 갈아서 간단히 소금과 올리브기름과 섞습니다
넷째. 에어프라이기를 이용합니다.
에어프라이기에 담고 200도 20분간 익혀줍니다. 단, 7~8분 정도마다 뒤집어 줍니다.
에어프라이기에 20분 정도 굽습니다. 단 중간 중간 뒤집어 주세요
다섯째. 세팅
노릇하게 구워진 닭날개를 세팅합니다.
닭날개를 사과소스에 얹어서 먹습니다.
다 구운 닭날개 구이
여섯째. 감상
취향에 따라 콜라, 맥주, 와인을 곁들여 먹습니다.
와인은 너무 바디감 있는 거 말고, 너무 라이트한 거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