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I Am Not Your Negro, 2016)
이번 달 영화는 아울 펙 감독의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I Am Not Your Negro, 2016)”입니다.
미국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보고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제임스 볼드윈이라는 미국 흑인작가가 쓴 미완성 에세이 <리멤버 디스 하우스> 를 기본으로 하여 만든 다큐멘터리입니다.
라울 펙 감독은 15세 때 제임스 볼드윈의 책을 읽고 좋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영화로 제임스 볼드윈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24년 할렘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철도 부설 노동자로 일하다가 인종 차별을 겪고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알게 되면서 미국의 흑인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회의를 느껴 미국을 떠나 프랑스에서 지내게 됩니다. 프랑스에서 살면서 미국에서 느껴보지 못한 해방감을 느꼈다고 하며, 대서양 건너편에서 보니 자신이 산 세상과 자신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고 술회하고 있습니다. 1950년대 초부터 흑인, 성소수자의 삶과 사랑과 차별을 자전적인 에세이와 소설로 발표해서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1963, 1965, 1968년에 각각 살해당한 메드가 에버스, 말콤 X, 마틴 루터 킹 3명의 흑인 인권운동가를 생각하면서 제임스 볼드윈이 쓴 30페이지의 미완성 에세이는 사무엘 L. 잭슨의 내레이션과 라울 펙 감독의 연출을 통해 우리에게 흑인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제임스 볼드윈에 대한 기록 영상들과 중요한 순간들을 보여주는 강렬한 기록 사진들이 더해져서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하여 그동안 몰랐던 흑인문제들을 새로 알게 되었고, 흑인의 입장에서 본 여러 영화들에 대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메드가 에버스는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의 미시시피 지부장을 맡았던 지역에서는 성실하고 유능한 지역 활동가였지만, 살해당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민권운동가입니다. 말콤 X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미 잘 알고 있는 흑인 인권운동가여서 밑에 관련 영화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2017년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 영화상 후보에 올랐고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습니다.
제임스 볼드윈의 책은 2019년에 <조반니의 방>을 시작으로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이 국내에서 번역되었고,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If Beale Street Could Talk, 2018)”은 “문라이트(Moonlight, 2016)”의 감독인 배리 젠킨스가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말콤 X에 관한 영화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말콤 X(Malcolm X, 1992)”가 있으며, 마틴 루터 킹 목사에 관한 영화는 “셀마(Selma, 2014)”가 있습니다.
흑인 인권문제를 다룬 영화에는 “미국 수정헌법 제13조(13th, 2016)”, “로드니 킹(Rodney King, 2017)”과 “LA92 : 예고된 폭동( LA92, 2017)”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