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 부리고 싶을 때 먹는 음식, 된장찌개
안녕하세요. 오늘은 홀로요리의 대가를 만나보겠는데요. 함께 인터뷰를 하면서 요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늘은 된장찌개를 만드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할까요?
- 하하하!!! 그렇지 방법을 알려주지.
와아, 신난다. 일단 된장찌개에 대해 이야기 해봐요
- 된장찌개는 요리의 입문이지. 된장찌개를 만들게 되면 세상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단다.
카레도 하고 라따뚜이도 만들 수 있는 거지
좀 요리라고 하면 뭐 대단한 거 하는 거 아니에요? 된장찌개는 평범해서요.
- 그거는 인스타그램용 생각이야. 퇴근하고 지쳐 들어오면 스파게티보다는 대충 찌개에 밥말아 먹고 싶지 않니? 아니면 그냥 괜히 짜증내며 “엄마 밥 줘!!”이러고 싶잖아. “엄마 스파게티 줘!! 라따뚜이 줘!! 이거 안 맞지 않아? 한국에서 말이야.
- 즉, 된장찌개는 투정 부리고 싶을 때 먹고 싶은 음식이야. 우리는 부모한테 늘 투정 부리고 응석 부리고 자랐으니까.
된장찌개는 한국 고유의 것인가요?
- 글쎄다. 콩이 이 땅에서 전래한 게 얼마 안 돼서 말이야.
언제예요?
- 아마 미8군이 들어올 때 아닌가? 1945년 광복의 기쁨도 잠시, 미군정이 들어왔을 때인가? 아님 한국전쟁 이후인가? 미군과 관련된 요리 중에 부대찌개 있지? 그래서 진정한 부대찌개는 통조림 콩이 꼭 있어야 하거든. 마찬가지로 그렇게 해서 이 땅에 콩요리가 시작되었지. 통조림이 아니더라도 콩과 밀가루, 옥수수, 설탕이 들어왔으니까.
아, 그런데 된장도 미8군 주둔 이후예요? 근거 있어요? 말이 돼요?(편집자 주: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고구려가 장을 잘 담근다는 기록이 있고 ‘삼국사기’에도 된장에 대한 기록이 있음)
- 에헴…어쨌든 마트에서 파는 된장의 콩은 대부분 미국(또는 캐나다, 호주)에서 왔단다.
그나저나 된장찌개는 어떻게 만들어요?
- 일단, 콩을 사서 푸욱 삶거라.
- 그리고 삶은 콩을 짓이겨. 절구에다 열심히 빻아야지. 그래서 네모나게 만들어서 처마에 걸어두거라. 2달 정도 말리는 거지.
- 그걸 메주라고 하지
- 그러면 2달 후에 메주를 한번 잘 씻은 후 소금과 물에 잘 풀어서 깨끗한 항아리에 넣어두거라.
- 그리고 다시 두 달 후에 항아리 뚜껑을 열면. 된장이.
일단 된장찌개 먹으려면 최소 4개월이 걸리네요.
- 그렇지,
장난해요?
- 그렇지. 된장찌개 만드는 일은 장난 아니지…우리는 가끔 된장찌개를 간단한 거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산이란다.
하.(한숨 쉬며) 근데, 옥떨메는 뭐에요?
- 오호, 옥떨메를 아는 거 보니까 너님은 학교를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를 졸업한 것 같구나. 옥떨메는 “옥상에 떨어진 메주” 같다며 페이스를 비하할 때 쓴단다. 얼굴을 비하하며 약점을 잡고 흉을 보는 게 좋은 공격방법이니까.
(잠시 실망스러운 표정)… 어쨌든, 된장찌개는 왜 요리의 기본일까요?
- 된장찌개는 된장이 들어가는 수프의 종류란다. 한국인의 저장음식 중 하나이지. 비슷한 건 멕시코에도 있고 뭐 전 세계 다 있겠지. 나의 첫 요리가 된장찌개였어. 몹시 어려운 요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채소를 넣고 끓이면 되는 거두만.
- 거기에 된장을 넣으면 된장찌개. 카레를 넣으면 카레. 토마토를 넣으면 라따뚜이가 되는 아주 신기한 경험을 하지
- 된장찌개는 나에게 요리라는 길을 알려준 거지.
네…알겠습니다. 된장찌개에서 국물은요?
- 육수는 취향에 맞게 만들면 되지. 조개를 넣어도 되고, 차돌박이를 넣어도 되고, 멸치를 넣어서 육수를 만들어도 되지. 이 육수를 기본으로 온갖 요리에도 적용한다는 것을 깨우쳤다고나 할까?
어떤 육수를 좋아해요?
- 당연히 멸치. 아버지께서는 콩잎을 좋아하시는데, 콩잎에 싸서 먹을 때는 멸치를 넣은 된장을 뻑뻑하게 끓이는 거지. 물을 적게 넣고 말이야. 농도가 진하게 말이지.
차돌박이 된장도 맛있잖아요.
- 차돌박이 된장보다는 그냥 차돌박이가 좋지 않나? 특히 남이 사주는 차돌박이
(갑자기 공감하는 표정) 아…네. 그런데 홀로요리의 대가님이 만드신 된장찌개는 어떤 특별한 게 있나요?
- 당연히 없지. 특별한 게 뭐 있어.
- 하지만 홀로요리용 된장찌개니 있는 재료만 가지고 간단히 물 마시듯이 만드는 거지.
오늘은 어떤 된장찌개를 할 것인데요. 아버지가 즐겨 드신 뻑뻑한 된장찌개인가요?
- 아니. 그 반대란다. 요새는 아주 묽게 끓일 거란다.
왜죠?
- 응. 아버지가 지난달에 음식을 잘 못 드시는 것 같아 마실 수 있는 된장찌개를 만들었었지. 사실 마실 수 있는 된장찌개는 내가 아침에 간단히 출근할 때 밥 두 숟갈 말아서 먹기 위해 만들어본 거니까.
- 약간 미소국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아, 그렇군요. 뭐 대단한 건 아니네요.
- 쩝, 그렇긴 하지. 그냥 아버지를 위한 특별한 된장국이라고나 할까.
된장찌개를 뭐 특별히 만드는 것도 아닌 그저 묽게 끓인다는 거네요. 어쨌든 그래서 요새는 아버님이 좀 건강하신가요?
- 아니. 하지만 행복해하실 거야. 이번 달에 돌아가셨거든.
어머, 정신없으셨겠어요.
- 괜찮아. 늘 준비하는 삶, 책임성 있는 삶을 사셔서 내가 해 놓은 것은 없었어. 15년 전부터 장례에 관한 모든 것을 다 준비해 놓아서. 15년 전 준비해 놓으니 영정사진도 젊어 보이더라고. 그때도 늙으셨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 집에서 편안히 주무시다가 가셨으니까. 지금도 행복하게 계실 거야.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만들죠?
투정 부리고 싶을 때 먹는 음식, 된장찌개 만들기
간단한 재료로 된장을 만들 수 있다
1. 육수 끓이기
된장찌개의 양은 라면 1인분을 끓인다고 생각하고 양을 잡아봅시다.
물컵 두 잔이면 됩니다.
육수는 멸치로 우려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멸치의 짠맛을 내야 하니까요.
육수 만들기
Tip 1 : 양배추가 있으면 멸치를 넣고 육수를 낼 때 같이 끓여주세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양배추는 육수를 낸 후 건져내서, 양배추 쌈장으로 같이 먹습니다.
2) 이게 바로 기적의 “야채수프” 항암치료에 나오는 방법입니다. 원래 야채 육수가 맛있거든요.
Tip 2 : 멸치육수를 낸 후, 멸치를 건져냅니다. 그리고 머리와 내장을 버린 후, 고기는 다시 조각을 넣어 된장에 넣습니다.
육수를 낸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발라내서 다시 찌개에 넣습니다
2. 재료준비
양파
- 양파는 1/2정도, 1/3정도면 됩니다.
파
- 냉장고에 시들어가는 파를 어떻게든 인공호흡 해서 넣으세요.
- 파는 취향껏 넣으세요.
마늘
- 으깬 마늘이든 통마늘이든 당신의 취향껏
(각종 채소는 조금만 준비해도 되요. 냉장고에 있는 거로 하세요)
고추
- 청양고추는 냉동실에 보관해두면 이럴 때 반개만 쓰면 됩니다.
두부
- 먹다 남은 두부가 있으면 아주 작게 일식집 미소국의 두부처럼 작게 썰어서 준비합니다.
- 된장찌개를 끓이기 위해 두부 한모를 사면 1인용 찌개에는 너무 과합니다. 그래서 사실 저는 평소에는 안 넣습니다. 단백질은 멸치가 대신합니다.
- 그래도 두부를 사겠다면, 찌개에 넣은 후, 남겨 놓은 것은 두부를 식용유에 구워서 보관하세요.
- 찌개만 끓이고 남긴 두부는 분명히 냉장고에 처박아 두고 안 먹습니다.
애호박
- 위의 두부와 같이 준비하시거나 안 넣어도 됩니다.
- 그래도 애호박을 사겠다면, 애호박을 된장에 넣어두시고, 남은 것은 댕강댕강 잘라서 호박전을 만들어 두세요. 계란물 풀고 밀가루 묻히지 마세요. 나중에 설거지 힘듭니다. 그냥 식용유에 구워서 반찬으로 드세요.
- 찌개만 끓이고 남긴 애호박은 분명히 냉장고에 처박아 두고 안 먹습니다.
재료를 넣고 한 번 더 끓기 시작하면 그때 된장을 넣으세요
3. 된장찌개를 최종으로 만들기
라면 1인분 정도면, 육수를 그 정도에 맞추고 된장을 밥숟가락으로 한 스푼 넣으면 됩니다. 그리고 양파를 넣으세요. 파도 넣고 마늘도 넣습니다. 있는 재료를 다 넣으시면 됩니다.
보글보글 한번 끓어지면 끝!!
끝났군요. 투정 부릴 엄마는 멀리 있고, 용돈 달라고 말해야 할 아버지도 안 계시지만. 혼자서 맛있게 된장찌개에 밥하고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