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르 아브르 (Le Havre, 2011)
이번 달의 영화는 핀란드 출신인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르 아브르 (Le Havre, 2011)”입니다.
요즈음 난민들에 대한 영화를 소개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중에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를 선택하였습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과거가 없는 남자 (Mies Vailla Menneisyytta, 2002)"를 보고 좋아하게 된 감독입니다. 이때부터 기회가 되면 이 감독의 영화를 찾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르 아브르는 프랑스 노르망디에 위치한 항구도시입니다. 이 항구도시를 영화 제목으로 했습니다. 이곳에서 구두닦이 마르셸과 아내 아를레티,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불법 난민 소년 이드리사와 주변 이웃들에 관한 영화입니다.
처음 이 감독의 영화를 보면 무척 독특한 느낌의 영화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간결한 대사, 최소한의 표정만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 원색으로 표현되는 주변 경관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감독의 영화는 100분 이내의 길이를 가지고 있고, 담배, 술, 음악이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도 그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밑바닥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따뜻한 정과 희망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한 편의 동화를 영화로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아를레티 역을 맡은 카티 오우티넨은 “천국의 그림자 (Varjoja Paratiisissa, 1986)”부터 이 감독과 계속 함께해 온 배우입니다.
이 영화는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항구도시 3부작' 중 처음에 해당하는 영화입니다. 다음은 스페인과 독일이라고 하는데 이 영화들도 기대가 됩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보통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영화를 만듭니다. 힘든 현실에서 희망을 보여주는 영화들과 한 가닥 삶의 희망도 가진 자에 의해 좌절당하는 내용의 영화들이 있는 데, 저는 희망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더 좋습니다.
큰 영화사에서 이 감독의 영화를 배급한 적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이전의 영화중에서 삼부작으로 거론되는 영화들이 있는 데 ‘프롤레타리아 삼부작’이라고 알려진 "천국의 그림자 (Varjoja Paratiisissa, 1986)", "아리엘 (Ariel,1988)", "성냥공장 소녀 (Tulitikkutehtaan Tytto, 1989)"가 있고, 빈민 삼부작이라고 알려진 "어둠은 걷히고 (Kauas Pilvet Karkaavat, 1996)", "과거가 없는 남자 (Mies Vailla Menneisyytta, 2002)", "황혼의 빛 (Laitakaupungin Valot, 2006)"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오징어 노동조합 (Calamari Union, 1986)",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Leningrad Cowboys Go America, 1989)" 등이 있습니다.
"르 아브르, 2011"는 칸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영화는 EBS에서 방영한 적이 있으며, 국내에서 DVD로 발매된 적이 있어 한국영상자료원 상암 본원에 가면 볼 수가 있습니다.
이 후에 "희망의 건너편 (Toivon tuolla puolen, 2017)"이란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 영화도 난민에 대한 영화이며,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감독상을 받았습니다.
“과거가 없는 남자, 2002”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카티 오우티넨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1989", "성냥공장 소녀, 1989", "과거가 없는 남자, 2002", "황혼의 빛, 2006"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