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켄 로치 감독의 레이닝 스톤(Raining Stones, 1993)
이달의 영화는 켄 로치 감독의 "레이닝 스톤(Raining Stones, 1993)"입니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는 이전에도 몇 편을 소개했지만 저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켄 로치 감독은 옥스포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노동자 집안에서 자랐으며 노동자를 위한 영화를 만드는 일에 전념한 감독입니다.
다큐멘터리도 만들지만 영화를 다큐멘터리처럼 만드는 감독으로 관객들이 영화 내용을 허구가 아닌 사실로 받아들이기를 바라고, 실제를 반영한 단순한 내용 속에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하는 감독입니다.
영화도 진행 순서대로 촬영을 하고, 출연 배우에게 등장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공유해야 할 기본사항에 대해서만 알려주고, 촬영이 진행됨에 따라 배우들에게 조금씩 시나리오를 주고 촬영을 진행합니다. 영화의 상황 속에서 배우들이 실제로 느끼는 것을 연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실제 상황에 맞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전문 배우가 아닌 일반인들을 출연시켜서 만든 영화들이 많습니다. 또한 가능하면 세트를 사용하지 않고 조명도 최소화하여 영화를 만듭니다.
삶을 살아가기 너무 힘들 때 영국 북부 지방 사람들은 ‘하늘에서 돌이 비처럼 쏟아지는 것 같다’는 표현을 쓴다고 하는데, 이를 영화 제목으로 가져왔습니다. 영화 내용도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미들톤이라는 한 작은 마을의 선술집과 가계들과 교회에서 세트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졌으며 주인공인 밥은 배우이기는 하지만 보일러공 출신이며, 마을의 주민들을 많이 참여시켰습니다.
영화 속의 주인공 밥은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힘든 삶을 살아가는 실직 한 노동자의 단순하다면 단순한 이야기를 슬픔, 웃음과 감동도 느끼면서 끝까지 몰입하고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밥의 장인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메시지와 밥과 신부와의 대화에서 종교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도 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로 켄 로치 감독은 46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예전과 달리 요즈음은 켄 로치 감독의 영화들을 쉽게 구해볼 수가 있습니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들을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