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움베르토 디(Umberto D. 1952)
이번 달 영화는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움베르토디(Umberto D. 1952)입니다.
"특별한 날"을 보면서 네오 리얼리즘 시기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하게 되었고 "움베르토 디"를 선택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네오 리얼리즘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이탈리아가 패전하면서 만들어진 상황 속에서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영화운동입니다. 무솔리니가 집권하고 있으면서, 영화 산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였지만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제한 조처들이 영화를 마음대로 만들지 못하게 하였는데, 무솔리니 정권이 몰락하면서, 전후 패전 국가인 이탈리아의 노동자들과 도시 빈민들의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어려운 제작 환경 속에서, 세트 촬영보다 야외촬영을 하였고 전문 배우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배역을 맡겨 영화를 만들었으며, 영화 내용도 영웅보다 평범한 사람들을, 허구보다 구체적인 현실을 다루었습니다.
이 중심에 있었던 영화인들이 로베르토 롯셀리니, 비토리오 데 시카, 루키노 비스콘티, 페데리코 펠리니와 세자르 자파티니 등이었고, 이 후 약 10년 정도 네오 리얼리즘 영화들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 후 이탈리아가 다시 경제적 안정을 찾기 시작하면서 이탈리아 정부는 이탈리아에 대해 부정적인 작품들은 모두 상영을 금지하기 시작하였고, 지원에서 배제를 하면서, 네오리얼리즘 감독들은 다른 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네오 리얼리즘 영화들은 이탈리아 국내보다 해외에서 명성이 높았는데 외국 수출도 금지를 하였습니다.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은 배우로 출발하여 활동하다가 감독을 하기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멜로드라마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네오 리얼리즘 영화를 만들게 된 것은 각본가인 세자르 자파티니와 공동작업을 한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I Bambini Ci Guardano. 1944)" 부터입니다.
그 후 "구두닦이(Sciuscia, Shoeshine, 1946)", "자전거 도둑(Ladri Di Biciclette, The Bicycle Thief, 1948)" , "밀라노의 기적(Miracolo A Milano, Miracle In Milan, 1951)", "움베르토 디, 1952"를 만들었습니다.
이 이후에는 세자르 자파티니와 공동작업을 하기는 했지만 "지붕(The Roof, 1956)"이라는 영화 외에는 멜로드라마 영화를 주로 만들었습니다. 이 후 만들어진 영화 중 대표작이 "해바라기(I Girasoli, 1970)"입니다.
“움베르토 디”는 2차 대전 후 힘든 시기에 연금으로는 월세를 내기조차 어려운 노인에 관한 영화입니다.
반듯하게 삶을 살아왔고, 나머지 삶도 존엄을 지키며 살기를 원하는 움베르토에게 닥쳐온 시련을 보면서, 그 상황 속에서 지내는 움베르토의 심정이 절절히 가슴에 와 닫습니다. 그리고 애견 플레이크와 하숙집 가정부 마리아의 존재가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세계에서 노인 자살률 1위인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은 움베르토 만도 못한 삶을 살아가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움베르토 역을 맡을 노인 배역을 찾기 위해 로마, 나폴리와 다른 도시들을 돌아다녔으며, 움베르토 역을 맡게 된 당시 70세였던 카를로 바티스티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는 대학 강사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이탈리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였다는 이유로 해외 배급이 금지되었고, 자국 내의 흥행에서도 실패하였다고 합니다.
이번에 보면서 알게 된 내용이지만 "움베르토 디"는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였으며, 아버님에게 바치는 영화이기도 하였습니다.
"자전거 도둑"과는 다른 의미에서 걸작이라고 생각하며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