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장교와 스파이(J’ACCUSE, 2019)”
이번 달 영화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장교와 스파이(J’ACCUSE, 2019)”입니다.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고민이 있었습니다. 감독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레퓌스 사건"을 다룬 영화로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여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매년 12월이 되면 "벤허"를 보곤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마이클 무어의 "볼링 포 콜럼바인 (Bowling For Columbine, 2002)"에서 전미총기협회 회장으로 총을 들고 연설하고 있는 찰턴 헤스턴을 보고, 더 이상 찰턴 헤스턴의 영화를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총을 든 찰턴 헤스턴의 이미지 때문에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감독은 직접 영화에 출연하지 않기 때문에,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에밀 졸라가 그 당시 신문에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편지 제목인 “나는 고발한다”입니다.
영화에서 에밀 졸라의 출연 장면은 많지 않지만, 인상적이었고, 에밀 졸라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실제로 있었던 당시의 드레퓌스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같이 생생하게 전개되지만, 드레퓌스가 이 영화에서는 조연이라고 할 수 있고, 드레퓌스 사건의 진상을 밝혀가는 피카르 중령이 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이 저를 영화 속으로 몰입하게 하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보는 군부, 언론, 국회위원들, 일반 국민들의 군국주의, 애국주의와 반유태주의 행동들은 지금 우리들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으며, 세자르 영화제에서 감독상, 각색상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에밀 졸라에 대한 관심이 새로 생겨, 에밀 졸라가 쓴 <나는 고발한다>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에밀 졸라가 드레퓌스 사건에 관련해 13편의 글을 써서 <멈추지 않는 진실 (La vérité en marche>이라는 책으로 출판했는데 이 중 2편을 뺀 11편을 번역한 책입니다. 대통령에게 보낸 '나는 고발한다' 외의 글들도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해주는 글들이었습니다.
"에밀 졸라의 생애 (The Life of Emile Zola, 1937)"도 같이 볼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