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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원샵’에 파는 소모품 중 하나였을까? - 닭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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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사기로 했다. 닭백숙하려고... 가장 싼 가격으로 5끼는 혼자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닭집’에 가기로 했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무언가를 사러 갈 때, “무언가”가 간판으로 새겨진 집에 가본 적이 최근 있을까?

예전에 연탄을 사러가거나 얼음, 석유를 사러 가면 간판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연탄, 얼음, 석유... 그리고 라디오나 TV는 전파를 다루니까, 이것을 고치려면 “전파상”이다.

“상품의 이름이 간판으로 걸린 집에 가본 적이 있어요?”

이 질문은 인생에서 하등 중요하지 않은 질문이다. 그런데 왜 이런 질문이 들었을까?

그냥, 난 닭을 사러 닭집에 갔기 때문이다. 내가 닭을 사는 가게에는 정말 “닭”이 간판에 써져있다. 물론 예전처럼 살아있는 닭을 파는 건 아니다. 중년 부부가 깨끗하게 닭과 오리를 손질해서 파는 곳이다. 물론 계란도 판다.

 

왜 이런 의문이 들었을까?

지금 나는 나를 세일즈하고 있다. 나를 판매하고 있다. 일단 나를 판매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생각해보니 간판도 안 만들고 있다. 지금은 그저 길거리에서 종이박스 위에다가 매직으로 “물건을 팝니다.”이렇게 적고 있었던 걸까?

 

생각해보니 간판도 없다. 상호명은 정하기는 했는 데, 간판을 안 만들었다.

그동안 나는 ‘나를 파는 개인 상점’을 차리지 않았다. 그냥 대형마트에 여러 판매품 중 하나였을 뿐이니까 상호명이나 간판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나는 그저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에 입점한 물품 중 하나였다. 또는 쿠팡이나 마켓컬리, 쓱배송처럼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물품 중 하나일까?

아니 그냥 나는 다이소나 천원샵에 올려진 소모품 중 하나였을까?

 

지금은 그냥 구멍가게 하나 차리고 간판도 걸어야겠다.

하는 일은 작가이기도 하고 감독이기도 하고, 명분 컨설턴트이기도 하다.

나를 많이 애용하셔라.

아직 간판이 없으니, 그저 입소문으로 찾아오시길 바란다.

 

어쨌든 닭을 사러 갔다. 토종닭은 2만 5천원 이상이고, 그냥 닭은 7천 원 내외이다. 한국 육계는 3kg 이상 키우지 않으니까 큰 백숙을 싸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일단 집에서 닭백숙을 해 먹기로 했으니까, 삼계탕용 닭 말고 좀 큰 것을 고르면 된다.

 

닭한마리를 사서 그냥 푸짐하게 먹을 수 있으니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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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준비

- 닭 : 닭백숙용 닭을 사면 된다. 토종닭은 압력솥이 있어야 한다. 푸욱 고아야 하니까. 그냥 가격 싼 일반 닭을 사면 된다.

- 인삼 : 그래도 인삼향이 나야 하니까... 닭이 7천 원인데 인삼만 6천 원 주고 샀다.

- 대추 : 우리 집 앞마당에 떨어져 있어서 주어서 썼다. 아마 뒷집 대추나무 같은 데, 떨어진 것 같다. 대추가 없으면 안 넣어도 된다. 닭집에서 2천 원이면 각 종 한약재 세트 판다. 그거 쓰면 된다.

- 산수유 : 우리 집 마당에 있는 산수유를 조금 따서 썼다. 참고로 ‘우리 집’ 마당은 아니다. 임차이다.

- 마늘 : 통마늘로 산다. 의성마늘이라고 가게 아줌마가 그랬다.

- 햇반 : 찹쌀로 해야 맛있는 데, 그냥 간단하게 한다. 닭죽을 만들기 위해 샀다.

- 부추와 양파 : 간장소스 만들 때 필요

- 간장과 와사비

 

● 손질하기

닭 손질 방법 :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준다. 끝.

- 예전에 우유로 닦아내기, 맥주로 씻어서 숙성하기를 해봤는 데 안 해도 된다. 번거롭고 싱크대만 더러워진다.

- 유통단계에서 이미 깨끗하게 손질했다.

- 예전에 백숙하면 닭기름이 장난 아닌데, 지금은 닭껍질과 지방질을 잘 제거한 후 판매한다.

- 닭기름이 많을 경우, 닭기름만 모아서 냉장보관한다. 칼국수 만들 때 딱 세 스푼만 넣거나, 치킨스톡처럼 토마토스프 만들 때 쓴다.

 

● 닭백숙 만들기

1. 큰 솥에 닭이 잠길 정도로 물을 넣는다.

2. 닭, 대추, 산수유, 한약재를 한꺼번에 넣는다.

3. 물이 1/3 정도 졸인다고 생각하고 끓인다. 1시간 정도 소요

4. 소금 후추 안 넣어도 된다. 나중에 별도로 준비

5. 밥 넣으면 안 돼!!!!

 

● 닭죽 만들기

1. 한창 닭백숙을 끓여지면 국물을 작은 솥에 5국자 정도 퍼 놓는다.

2. 햇반을 붓는다.

3. 밥이 충분히 불려야 하기 때문에 국물을 조금씩 더 붓는다. 물도 조금 섞는다. 너무 닭 국물로 하면 밥이 나중에 느끼해진다.

4. 불을 약불로 낮추고 30분 이상 퍼지게 만든다.

 

● 닭죽 소스

- 부추를 썰고, 양파를 넣는다.

- 간장을 붓고 섞어도 되지만 각자 기호를 맞추어 만든다.

- 간장과 연겨자를 준비해둔다.

- 부추와 양파, 닭과 함께 찍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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