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영화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살다(生きる: Living, 1952)입니다.
지인들의 죽음을 접하면서, 그리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좀 더 하게 됩니다. ‘죽음을 어떻게 애도해야 하나?’,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나?’와 같은 생각들이지요.
같이 친하게 지낸 선배가 있었습니다. 음악, 영화와 사진을 좋아했고, 기독교를 믿지 않는데, 마태수난곡을 들을 때는 눈물이 난다는 이 선배는, 상당히 진행된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결국 암 치료를 받기로 결정하고 2년 정도 치료받다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죽기 전 몸 상태가 비교적 좋은 시기에 같이 여행을 다녀왔고, 죽기 며칠 전에 카톡에 모두에게 남긴 내용은 “그동안 더불어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였습니다.
이 선배를 생각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내용의 영화를 선택하였습니다.
“살다, 1952”는 주인공이 평범한 삶을 살다가 암 진단을 받고, 그 이후의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일본이 배출한 세계적인 감독입니다. 유명한 영화들이 많지만 저는 “살다, 1952”와 “붉은 수염 (赤ひげ, 1965)”을 좋아합니다.
일본 감독 중에서 오즈 야스지로 감독을 좋아하는데, 구로자와 감독 영화 중에서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와 결이 비슷한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에마 톰슨의 연기가 돋보이는 “위트 (Wit, 2001)”와 죽음을 배웅하는 영화인 “굿바이 (おくりびと, 2008)”를 같이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