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영화는 에르마노 올미 감독의 "나막신 나무(L'Abero Degli Zoccoli: The Tree Of The Wooden Clogs, 1978)"입니다.
이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 잊을 수가 없습니다.
시골 풍경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소작인들의 삶의 무게와 아픔이 짧지 않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가는지 모르고 보게 되었고,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여운이 남았던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올미 감독을 좋아하게 되었고 다른 영화들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2021년 8월에 소개드렸던 영화 "움베르토 디"에서 '네오리얼리즘'에 대해 설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네오리얼리즘' 영화는 세트를 사용하지 않고 실제 장소에서 자연광으로 촬영하고 비전문배우를 출연시키며, 카메라 기교를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데, 올미 감독의 작품 속에 이러한 특징들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후기 네오리얼리즘'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첫 번째 장편영화인 "멈춰 선 시간(Il tempo si è fermato, 1959)"는 보지 못했지만, 두 번째 장편영화인 직업(Il posto, 1961)과 세 번째 영화인"약혼녀(I fidanzati, 1963)"는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거룩한 술꾼의 전설(La Leggenda Del Santo Bevitore: The Legend Of The Holy Drinker, 1988)"은 1988년에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로, 만든 지 35년이 지난 올해 8월에 국내에서 개봉된 영화입니다.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애주가였던 요제프 로트의 <거룩한 술꾼의 전설>이라는 생애 마지막 몇 달을 남겨놓고 쓴 단편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이 영화는 앞에서 언급한 세 영화와는 다른 유형의 영화이지만 볼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거룩한 술꾼의 전설> 책 마지막은 다음과 같이 끝맺음을 하고 있습니다.
신이시여,
우리 모두에게,
우리 술꾼들에게
평온하고 멋진 죽음을 허락하여 주소서!
(https://m.blog.naver.com/xanadus/221612950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