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짓다. 글, 밥, 집, 옷

며칠 전 교육감 선거 사전 투표하고 아파트 단지 안을 어슬렁거리다 감이 익어가는 계절이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

 

김영국-걸으며1.jpg

 

 

감을 바라보다 문득 감나무 아래 식탁이 떠올랐다. 그해 가을 햇살 아래, 갓 지은 밥상을 받았던.. 운문사 가는 길에 '밥을 짓다'라는 상호를 지닌 이 밥집은 노모가 거동이 불편해진 뒤로는 뜸하다.

 

김영국-걸으며2.jpg

 

 

뜨거웠던 지난여름, 중학교 동창들과 계곡이 세 개 겹쳐 삼계리가 된 물 좋은 곳에서 더위를 피하고자 모의하였으나 술잔을 앞에 두고 빙빙 돌기만 하였다. 삼계리 의기투합이 실행되었더라면 갓 지은 밥을 동창 녀석들과 먹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제길, 속절없이 허공을 떠돌다 사라질 말만 뱉고 말았다.

 

밥을 짓고, 집을 짓고, 옷을 짓고 그러고 보니 글도 짓는구나.

눈물지으며 글을 지은 작가에게 찬사를..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에 공감하며 잔치를 거부한 작가..

나는 5.18과 4.3이 자양분이 되어 지어진 글이 상을 받는 세상보다

비극이 없고 그리하여 가슴 아픈 문학이 없는 곳이 더 나을 거라 생각한다.

 

P.S. 삼계리는 운문사 근처 계곡이다.

김영국.png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삶의 작은 공간으로부터 희망을 함께 나누는 큰 길로 통하는 '길목'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
03175 서울 종로구 경희궁2길 11(내수동 110-5) 4층
손전화 010-3330-0510 | 이메일 gilmok@gilmok.org
계좌번호 | 출자금 - 하나은행 101-910034-05904(사회적협동조합 길목)
프로그램 참가비 - 하나은행 101-910034-06504(사회적협동조합 길목)
COPYRIGHT ⓒ 2022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ALL RIGHT RESERVED.

Articles

1 2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