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후기를 보내 주시는 조합원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이번 달에 선택한 영화는 “일 포스티노(Il Postino, 1994)”입니다.
예전에 매년 12월이면 꼭 보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벤허’입니다. 그러나 주연으로 나오는 ‘찰턴 헤스턴’이 전미 라이플 회장으로 총기 사고가 있는 곳마다 사고 발생 후 찾아가 총기 찬성 집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는 더 이상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벤허' 뿐만 아니라 ‘찰턴 헤스턴’이 나오는 영화는 더 이상 볼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의 인물로 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총기 찬성 집회에서 연설하는 모습만 생각이 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일 포스티노”를 보게 된 것은 시인 ‘파블로 네루다’에 대한 호감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기는 하지만 훌륭한 시인이면서 삶 자체도 호감을 갖게 했던 ‘파블로 네루다’를 소재로 했기 때문에 보게 된 영화였습니다. 남미의 대표적인 시인으로서 광산노동자들에 의해 상원의원으로 선출되어 칠레의 독재정권에 맞서서 싸웠고,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지만 살바도르 아옌데에게 양보하여 단일화를 이뤄 아옌데를 대통령에 당선케 하였던 정치가이기도 했던 파블로 네루다에 관한 영화였기에 주저 없이 선택한 영화였습니다.
파블로 네루다가 이탈리아의 외딴 섬에서 우편배달부와의 만남을 다룬 영화인데 영화를 보면서는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와 다루어지는 시들도 좋았지만 특히 우편배달부인 마리오의 연기와 영화에서 펼쳐지는 영상과 음악이 나를 사로잡았습니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영화로 만든 것인데 역사적 사실과 상상의 내용을 결합시켜 소설로 만든 것으로 영화에서는 장소를 칠레에서 이탈리아로 바꾸고 내용도 일부 변경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1996년 외국작품으로는 처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남우주연상, 감독상, 음악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음악상 수상만 한 영화입니다.
네루다의 격동적인 시기의 삶을 다루고 있는 '네루다(Neruda, 2016)'도 볼만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 후기를 보내 주시는 조합원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보내실 곳 : gilmok@gilmok.org 길목극장 앞]
다음의 내용은 영화를 보기 전에 알면 감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내용이라서 영화를 다 보고 읽으면 더 좋겠습니다.
각본에도 참여하고 우편배달부 마리오역을 맡은 ‘마시오 트로이시’는 심장병을 앓고 있었는데 영화 촬영 중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심장 이식이 즉시 필요한 상태였으나 본인이 한사코 영화 촬영을 계속하겠다고 하여 의사를 옆에 두고 10주간 촬영을 하였습니다. 1미터도 걷지 못하고, 1-2시간도 촬영하기 힘든 상태에서 촬영 후에는 옆에 놔둔 산소통에서 산소 투여를 받아야했다고 합니다. 물론 얼굴이 안 나오는 장면은 대역이 대신 역할을 맡았습니다. 촬영을 다 마치고 12시간 만에 집에서 심근경색으로 41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