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는 찰리 채플린 감독의 “모던 타임즈 (Modern Times, 1936)”입니다.
김용균씨의 죽음을 보면서 산업혁명 이래로 대규모 기계제 공장의 노예로 전락해버린 노동자의 삶과 시장 근본주의가 만들어 가는 인간 사회의 파괴를 생각하면서 모던 타임즈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보았을 때는 사회를 잘 풍자한 코미디로 재미있게 본 영화였지만 요즈음 노동 현장에서 들려오는 여러 고통스러운 소식들을 접하며 다시 본 “모던 타임즈”는 기계화와 자동화에 의해 노동자들이 기계의 부품처럼 취급받으며,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박탈당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잘 묘사되고 있는 것을 무거운 마음으로 다시 보게 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날카로운 사회 비판으로 처음 상영했을 때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는 상영금지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지고 53년이 지난 1989년이 되어서야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찰리 채플린은 대부분의 영화를 제작, 감독, 주연하였고 각본, 편집, 음악을 직접 맡았으며,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찰리 채플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작은 방랑자(Little Tramp)를 “모던 타임즈”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으며, 1926년부터 유성영화가 인기를 얻음에도 불구하고 “모던 타임즈”는 무성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모던 타임즈”는 찰리 채플린의 마지막 무성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장면 중 레오 디니데르(Leo Daniderff)가 작곡한 ‘나는 티티나를 찾으러 왔어요(Je cherche après Titine)’라는 제목의 노래를 찰리 채플린이 자기 멋대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를 섞어서 부르면서 하는 연기는 아주 일품입니다.
찰리 채플린이 집 없는 소녀에게 웃으라고 하면서 같이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음악(Love theme)도 좋은데 나중에 가사를 부친 스마일(smile)이라는 노래로 냇킹콜이 불러 우리에게도 잘 알려지게 되는 음악입니다.
찰리 채플린은 미국 매카시즘의 광풍 속에서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영화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라임 라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영국으로 나간 사이에 귀국을 금지 당하게 되며, 찰리 채플린은 부당한 처사에 맞서 미국의 영주권을 포기하게 됩니다.
그 이후 찰리 채플린은 1972년 아카데미 명예상을 받기 위해 단 한번 미국 입국을 하게 됩니다.
찰리 채플린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매카시즘의 광풍과 매스컴의 비난 속에서 찰리 채플린의 영화가 제대로 평가 받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고,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지켰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받았습니다.
찰리 채플린이 1972년 아카데미 명예상을 받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영화인들이 시상식장에서 찰리 채플린을 뜨거운 박수로써 환영하였습니다. 전에 “워터프론트”에서 언급했지만 동료들을 배반한 엘리아 카잔은 1999년 아카데미 명예상 시상식장에서 많은 영화인들의 비난을 받게 됩니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는 볼만한 영화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걸작으로 뽑히는 영화들은 “모던 타임즈” 외에 황금광시대 (The Gold Rush, 1925), 시티 라이트 (City Lights, 1931), 위대한 독재자 (The Great Dictator, 1940), 살인광 시대 (Monsieur Verdoux, 1947) 입니다.
"영화를 보고 후기를 보내 주시는 조합원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보내실 곳 : gilmok@gilmok.org 길목극장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