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의 "알제리 전투(The Battle Of Algiers, La Battaglia Di Algeri, 1966)"
이번 달 선택한 영화는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의 "알제리 전투(The Battle Of Algiers, La Battaglia Di Algeri, 1966)"입니다.
학생 때 꼭 읽어야할 책들, 꼭 봐야할 영화들이 있었는데, "알제리 전투"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영화들 중 상당수는 쉽게 구입해서 볼 수 없는 영화들이어서 아쉬웠는데, 우연히 "알제리 전투"를 인터넷이나 케이블 TV에서 구입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시기적으로 보면 3.1운동과 연결해서 3월에 다루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질레 폰테코르보 감독은 이탈리아 감독입니다. 이탈리아에서 파시스트 정권의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망명을 하였고, 음악을 공부하다가 저널리즘으로 관심을 바꾸었습니다. 음악을 공부한 적이 있어 본인이 만든 모든 영화 음악을 직접 담당하였습니다. 2차대전 동안 이탈리아 공산당에 가입하고 레지스탕스 유격대로 활동하였으며 공산당 간부를 지냈으나 1956년 소련군의 헝가리 침략을 보고 공산당을 탈퇴하였습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무방비 도시(Roma Citta Aperta, 1945)"를 보고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알제리 해방을 위해 싸우다 투옥된 야세프 사디가 옥중에서 쓴 책과 그 외에 수집한 증언과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알제리 해방전선의 9년 동안의 무장투쟁 기간 중 1957년부터 3년간의 투쟁과정이 영화로 전개됩니다. 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배우로 참여하고 있는 야세프 사디는 실제로 지하조직을 이끈 지도자였습니다. 대부분 비전문 배우들이 출연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보조 출연자들은 알제리 전투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이었고 실제 혁명이 일어났던 알제리의 거리와 집에서 촬영이 되었으며, 8만 명에 이르는 알제리 주민들이 군중 장면을 찍는데 참여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이 생생하게 그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영화에서 보는 군중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프랑스 혁명 이래로 프랑스에 대한 호감이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국주의의 속성이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제리 전투를 보면서 다시 깨닫게 되고, 식민지의 상황,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가 고통을 당한 독립운동가들과 독재시기에 고문 받던 민주 투사들이 연상이 되고 다시 생각이 납니다.
헌신적으로 독립운동을 하였던 레지스탕스 대원이 국가를 위해 그 동안의 능력과 경험을 식민지에서 독립운동을 파괴하기 위해 발휘하는 것을 보면서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됩니다.
이 영화가 나왔을 때 프랑스 정부는 영화 상영을 금지하였고, 프랑스 영화계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합니다. 베니스 영화제 출품 당시 프랑수와 트뤼포만이 축하해주었고 나머지 프랑스 감독들은 보이콧하였습니다.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은 이 영화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감독의 친구이기도 하며, 음악을 감독과 같이 담당한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도 분위기를 더 실감나게 만드는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후 할리우드에서도 영화를 만들어, EBS에서도 방영한 말론 브랜도 주연의 "번!(Burn!, 1969)"이란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알제리 전쟁을 다룬 영화로는 "로스트 코멘드(Lost Command, 1966)"가 있는데, 예전에 안소니 퀸, 알랭 드롱이 나오는 영화라고 해서 보게 되었는데, 이때도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알제리 감독이 만든 "불타는 해의 연대기(Chronicle Of The Years Of Fire, 1975)", 프랑스 영화인 "친밀한 적(L'Ennemi Intime), 2007" 등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후기를 보내 주시는 조합원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보내실 곳 : gilmok@gilmok.org 길목극장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