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1948)"
이번 달 선택한 영화는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1948)"입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여러 감독이 만들었지만,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영화는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와 로만 폴란스키가 2005년에 감독한 영화, 그리고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진 캐럴 리드 감독의 "올리버(Oliver, 1968)"가 있습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로버트 오언의 전기를 읽으면서 산업혁명 당시의 상황을 느껴볼 수 있는 영화가 없을까하고 찾다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영화이고, 이 영화를 보고 다시 느끼는 점이 있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다루고 싶은 영화는 "단스(Daens,1992)“였습니다. 19세기 말에 아동과 여성노동의 실상을 보여주며, 이들을 위해서 싸운 아돌프 단스 신부의 삶이 담긴 전기 영화인데 국내에는 비디오테이프로만 나왔던 영화로 노동문제를 다룬 걸작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입니다. 쉽게 구입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올리버 트위스트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찰스 디킨스가 한 고아의 이야기를 1837년부터 1838년까지 ‘벤틀리 미셀러니’라는 잡지에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제목과 '고아원 아이의 여행'이라는 부제로 연재하였고, 다음 해에 3권으로 된 책으로 출판하여 많은 인기를 끌었던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본인 스스로도 가난에 고통 받고 구두약 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는 25살의 찰스 디킨스를 일약 유명한 작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1531년 이래로 여러 가지 형태로 유지되던 구빈법이 빈민의 증가로 중상류층의 세금 부담이 높이지자, 국가는 구빈법의 인도주의적 요소를 제거하고, 1834년 억압적인 신구빈법을 제정하여 중앙정부의 통제 하에 빈민구제 비용을 절감하고, 빈민을 감옥과 다름없는 감화원에 수용하였습니다.
빈민은 일반인보다 열등하게 대해야 게으르게 놀고만 있지 않고 일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부러 식사의 양의 줄이고 열악한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감옥과 다름없는 감화원에 가두어두고 일을 시키며, 거주 이전을 못하게 하였고, 일반 국민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감시받는 삶을 살게 하였습니다.
신구빈법이 제정되고 3년 후에 쓰여 진 올리버 트위스트 소설과 이를 토대로 만든 영화를 통하여 신구빈법 실상의 일부를 접할 수 있습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사회문제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다루지는 않습니다. 악인들과 신구빈법 하에서 고아로 지내면서도 착한 마음을 지닌 올리버 트위스트에 대한 해피엔딩의 고전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국적이나 나이, 계급, 계층에 상관없이 좋아하고 감동을 받는 소설이고 영화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올리버 트위스트가 고생 속에서 행복을 찾는 과정을 마음조리며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면, 지금은 신구빈법 아래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영화는 소설의 기본적인 골격을 유지하면서 감독 나름대로 단순화시켜 여러 편이 만들어졌지만, 저는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후기를 보내 주시는 조합원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보내실 곳 : gilmok@gilmok.org 길목극장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