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밀크 (Milk, 2008)”
이번 달에 선택한 영화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밀크 (Milk, 2008)”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감독이 만들고,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는 실망시키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에 숀 펜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이기에 망설이지 않고 본 영화였고, 영화를 보면서 하비 밀크의 삶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성소수자로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운 하비 밀크의 마지막 8년간을 다룬 영화입니다.
각본을 쓴 더스틴 랜스 블랙은 로버트 웹스타인 감독의 “하비 밀크의 시대 (The Times Of Harvey Milk, 1984)”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아, 영화로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10년 이상을 밀크에 대한 자료를 모아 하비 밀크의 마지막 8년간을 영화로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게 하였습니다. "밀크"를 준비하던 사람들과 실제 밀크의 친구들 모두 하비 밀크 역에 숀 펜을 적임자라고 생각하였고, 대본을 받아 읽어 본 숀 펜은 밀크의 역을 맡아 밀크의 친구들이 보아도 그 당시로 돌아간 것같이 그 당시의 하비 밀크를 생생하게 재현해 내었습니다.
밀크와 같이 투쟁했던 클리브 존스는 더스틴 랜스 블랙의 작업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고, 친구인 구스 반 산트를 감독으로 추천하였습니다. 하비 밀크에 대한 영화를 만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구성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구스 반 산트는 이 시나리오를 보고 영화를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구스 반 산트는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하비 밀크의 시대"가 있지만 극영화로 만들게 되면 하비 밀크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하비 밀크의 시대를 살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 하비 밀크를 알려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숀 펜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훌륭한 것을 느낄 수 있으며, 하비 밀크의 동료들도 그 당시를 재현하기 위해 도움을 아끼지 않았고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수 만 명이 모여 행진을 하였던 철야 촛불 평화 행진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엑스트라를 동원하였는데, 그 행진 장면에는 1978년 실제 참여했던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참여한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30년 전으로 돌아가 마치 그 당시의 시민들이 행진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편견과 차별의 벽이 얼마나 두텁고 고통스러운지를 느끼게 하고, 그 벽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면서, 희망을 보여주었던 하비 밀크의 생애는 영화를 보는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08년 하비 밀크 데이가 제정이 되었습니다. 하비 밀크의 생일인 5월 22일을 하비 밀크 데이로 지정을 하여 공휴일은 아니지만 매년 이 날이 되면 '공립학교에서 하비 밀크의 삶을 기념하고, 그의 업적을 인정하고, 학생들이 그가 주 정부에 한 공헌과 친숙해지도록 돕는 내용의 행사를 가지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법안입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1년 전에 올렸을 때에는 법안 통과를 거부하였으나, 2008년에는 "밀크" 영화와 오바마 대통령의 자유훈장 수여가 영향을 주어 이 법안을 승인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2009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PC나 인터넷이 연결 가능한 TV로 네이버에 연결해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나마 이렇게라도 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1985년 아카데미 장편다큐멘터리 작품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하비 밀크의 시대 (The Times Of Harvey Milk, 1984)”를 같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영화를 먼저보고 이 다큐멘터리를 볼 것을 추천합니다.
"영화를 보고 후기를 보내 주시는 조합원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보내실 곳 : gilmok@gilmok.org 길목극장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