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진의 홀로요리 13 - 노량진에서 지중해로 데리고 가는 광어 카르파치오
광어는 횟집에서 가장 대중적인 생선이죠. 머리가 작고 몸통이 납작해서 양식하기도 편하고, 무게 대비 고기가 많이 나와서 인기가 많습니다.
광어를 어떻게 먹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광어미역국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자주 먹었어요. 그때는 소고기가 비싸니까 미역국에 소고기 넣기 쉽지 않았나봐요. 광어를 사서 한 솥 끓인 미역국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 달은 홀로요리는 광어 미역국으로 할게요. 제가 엄마한테 직접 광어 미역국을 전수받고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에도 엄마한테 요리법을 물어보니까 소고기미역국과 같다고 하더군요. 치매 초기라 모든 걸 잊은 건 아니에요. 최근 기억이 입력이 안 된 거지. 예를 들면 오늘 목욕탕을 갔는지 어제 갔는지, 아니면 가긴 갔나? 하는 거니까요. 다행히 광어 미역국은 기억하네요.
두 번째는 광어회입니다.
광주송정역 근처에 광어만 하는 횟집이 있어요. 여기는 완도에서 양식한 것을 가져다 와서 싱싱합니다. 대신 이 집은 굉장히 크게 썰어줘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집이기도 하고, 크게 먹어야 식감을 느낀다는 게 사장님의 말씀이죠.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손님 많을 때 가면 너무 두껍게 썰어줘요. 얇게 썰어주면 맛있는 데 말입니다. 당연히 회는 초장에 찍어먹거나 간장에 찍어 먹죠.
저는 초고추장은 마트에서 파는 것 보다 집에서 만든 시큼한 초고추장이 더 좋아요. 마트용 또는 횟집에서 주는 것은 너무 달아서요. 집에서 고추장으로 만들어 먹을 때는 특유의 씁쓸한 맛과 과도한 식초로 인한 시큼한 맛이 조금 나는 데요, 저는 마늘 간 것과 식초, 설탕, 된장 반 고추장반 섞어서 만들어서 먹어요. 사람들과 많이 먹을 때는 설탕대신 사이다나 요구르트를 섞는 다고 하는데, 이제 그 정도 초장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집에서 잔치를 하는 시대는 지나갔죠.
세 번째로는 광어 카르파치오로 먹어요.
오늘 요리는 광어 카르파치오를 해 볼 겁니다.
멋지죠? 고급스럽고. 이름이 카르파치오.
가끔 밖에서 먹다 남은 회를 싸가지고 올 때가 있거든요.
당연히 광어는 초고추장만 있으면 되죠. 남겨놓은 광어회는 밥에다가 상추 대충 뜯어서 비벼먹으면 아주 맛있습니다. 근데 무슨 카르파치오까지...
근데 집에서도 화이트 와인 한 병 사가지고 광어 한 마리 사서 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 마리 다하는 것보다 광어 반 접시 정도만 하시면 돼요. 남은 광어 반 접시는 당연히 초장에 먹어야죠.
너무 올리브오일에 한 마리 다 비벼먹으면 좀 느끼 한 것은 사실이에요.
자 재료를 준비합시다.
1. 올리브
광어 카르파치오는 기본적으로 올리브오일로 한번 비비는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냉장고에 보관한 회나, 밖에서 먹다 남은 회를 싸가지고 올 때는 올리브를 통해서 비비는 것이 안전하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왜냐면 올리브나무는 '천연 항생제', '천연 살균제'로 불리곤 하는데요. 올리브나무의 잎과 올리브 열매 껍질에 함유된 올레산(올러유러핀)이라는 성분이 인체에 해로운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살균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2. 레몬
두 번째로는 우리가 회를 식초하고 고추장에 찍어 먹잖아요. 식초가 살균 작용을 하니까요. 여기 카르파치오의 핵심은 레몬입니다. 레몬을 많이 넣어서 먹거든요. 너무 상큼하다 보니까 맛이 색달라요. 특히 남은 회를 싸가지고 오다보면 이 젓가락 저 젓가락 건들 수가 있어서 레몬으로 살균했다는 것이 안심이 되죠.
3. 바질
바질이라는 채소를 넣는 거죠. 회와 초고추장은 맛이 강하니까 무채색 맛의 상치와 먹는 건데요. 카르파치오는 마트에서 파는 바질을 하나 사서 찢어서 준비하면 됩니다.
예전에 집에서 바질을 키웠거든요. 어떤 샐러드에도 바질 잎 두 장을 넣으면 당신을 이태리로 초대합니다. 또는 피자를 시켜 드실 때 피자 위에 바질 잎 한 장을 올리면 풍미를 더 합니다.
카르파치오는 바질이 핵심이에요. 카르파치오를 만들 때 올리브오일과 바질과 양념을 믹서에 갈아서 준비를 한다고도 하는데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그냥 바질을 대충 잘게 손으로 찢어놓으면 돼요.
광어회와 약간의 양파, 바질을 기본적으로 준비해둡니다
4. 양파 그리고 루꼴라 또는 상추
예전에도 말했지만 왜 루꼴라 샌드위치가 있나 했어요. 제가 직접 키울 때는 루꼴라 잎이 진짜 매웠거든요. 그래서 느끼한 치즈 샌드위치에 넣어서 먹는 구나했죠. 마트에 루꼴라 잎을 파는 데요 그렇게 맵진 않아요. 나중에 카르파치오를 싸서 먹으면 돼요. 없으면 그냥 상추랑 싸서 먹으면 되고요.
5. 간 마늘, 후추와 소금, 오레가노
회를 먹을 때는 마늘이 있어야죠? 여기에는 간 마늘이 있으면 됩니다.
소금과 후추로 기본 간을 합니다.
사실 양념은 후추와 소금만 있어도 됩니다
이제 만들어 볼게요. 사실은 간단합니다.
광어 카르파치오
1. 그릇에 기름과 간 마늘 한 스푼, 소금과 후추, 통후추 몇 알, 오레가노 가루, 고춧가루나 파프리카가루를 조금 넣으셔도 됩니다. 고춧가루는 많이 넣으면 색이 너무 주황색으로 변해요. 안 넣는 게 깔끔한 색을 보여줍니다. 완성 사진은 고춧가루나 파프리카를 넣지 않은 겁니다. 요리가 이쁘지 않거든요.
올리브기름과 간 마늘, 소금과 후추를 넣어서 잘 섞습니다
2. 약간 오목한 큰 접시에 광어회와 양파 썬 것, 바질 잎을 잘 게 찢은 것을 둡니다. 루꼴라 잎은 같이 섞는 것보다 나중에 광어회와 곁들여 먹는다는 생각으로 준비하시면 됩니다.
3. 광어회 위에 레몬즙을 짜서 뿌려 놓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드실 때 레몬을 좀 더 썰어서 옆에 준비해 주세요. 드실 때마다 조금씩 더 레몬을 뿌려서 먹으면 맛있어요.
광어회에 바질과 양파, 레몬즙을 뿌려둡니다
4. 준비해 놓은 광어회 위에다 올리브기름 양념을 넣고 사부작사부작 비빕니다.
6. 비빈 광어회 옆에 루꼴라 잎이나 상추, 썰어놓은 레몬, 그리고 맑은 술을 준비합니다.
자. 광어회 카르파치오예요.
이것을 드시면 여러분은 노량진에서 지중해로 순간 이동하실 거예요.
광어 카르파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