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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진의 홀로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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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진의 홀로요리 16 : 크랩 칼국수와 진저 아이스 아메리카노

posted Dec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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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랩 칼국수와 진저 아이스 아메리카노
 


고흥 출신 친구가 게를 보냈습니다. 딱 봐도 남해바다의 튼실한 게입니다. 게 껍질 색깔이 아마추어가 봐도 야생의 느낌이 옵니다. 갈치도 얼린 것을 보냈습니다. 수협이름이 나로도 수협이네요.

나로도는 아시죠? 우주선 발사대가 있는 곳입니다. 이름 따라 간다고 나로도 발사대는 고흥에 있습니다. 높을 고, 흥할 흥, 高興, 이름에 추진력이 두 개나 붙어 있으니 우주로 가는 발사대가 고흥에 있습니다. 높게 흥해서 더 높게라는 뜻이니까 우주선이 그곳에 있죠.

이름 따라 가는 지명은 여러 곳에 있죠. 예를 들면 안면도는 옛날에는 안민도였데요. 편안할 안, 백성 민, 安民인데, 백성이 편안했던 곳이라 합니다. 그래서 도를 깨우친 도사가 제자와 제자 식구들을 이끌고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멀리서부터 안면도까지 갔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전쟁 때 말입니다.

이름 따라 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름은 누군가 불러주어야 합니다. 즉 말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평소 나의 말투와 말버릇대로 간다는 게 그런 것 같아요. 늘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말투와 자세가 자신을 그렇게 이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흥친구는 내게 이것저것을 보냈습니다. 참기름과 생보리쌀도 넣어서 보내주었습니다. 친정엄마 같은 친구입니다. 그 친구도 예전에 명품백과 자동차도 팔아버리고 자신을 놓아두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힘들었었죠. 그러나 늘 낙관적인 자세와 말투로 지금은 괜찮습니다. 이제는 벤츠를 타고 여기저기 봉사활동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게를 보냈으니 게를 쪄먹기로 했습니다. 뭐 요리라고 할 필요가 있을까요? 게는 그냥 찌면 맛있는 거 아닌가? 맞습니다.

게를 쪄서 남은 국물로는 칼국수를 해먹을 겁니다. 참고로 게를 물에 넣어서 삶는 게 아니라 찌는 것임에도 그 국물은 진합니다. 쪄야지 게살도 맛있고 남은 국물도 맛있습니다.

디저트로는 진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겁니다. 게 칼국수를 먹으면 입에서 짠 느낌과 비릿한 맛이 혀에 남으니까요. 진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그냥 한국말로 생강 냉커피입니다. 이 냉커피는 숙취가 있을 때 아침에 가끔 먹는 것이긴 합니다. 일단 만들어보겠습니다.

나름 이번 요리는 코스요리예요. 전채요리가 있고 메인, 디저트가 있습니다.



1. 전채요리(애피타이저) : 게 찌개

큰 냄비에 라면 두 그릇 삶는다 생각하고 물을 붓습니다. 미리 파와 다시마를 좀 깔아놓고 물을 부어놓으면 나중에 칼국수 국물이 맛이 나겠죠.
물이 끓으면 게를 넣고 찝니다. 찔 때 냄비 바깥에서 게의 향이 진하게 되면 1분만 기다렸다가 꺼내면 됩니다. 이건 그냥 맛있죠. 양념 아무것도 안하고도요.
칼국수 먹기 전, 게를 발라서 맛있게 드세요. 이 고흥산 게는 싱싱해서 닭고기 육질과 비슷하게 쫄깃합니다.

 

 

사진1_게_resize.jpg

게를 잘 찝니다

 

 

2. 주 요리(메인디시) : 크랩 칼국수

게를 찐 국물을 보면 이것만 그냥 퍼먹어도 됩니다. 라면을 끓여도 되지만 저는 칼국수 면을 샀어요. 왜냐면 겨울에는 얼큰하게 전분이 넘쳐나는 끈적끈적한 칼국수가 좋거든요. 보통 칼국수는 깔끔한 멸치 국수에 비해 약간 느끼한 기름기 있는 것과 어울립니다. 그래서 닭칼국수가 있는 거죠.

1) 국물 만들기
먹다 남은 게 다리들을 넣어서 한번 끓인 후, 게 껍질과 파, 다시마를 건져냅니다.
그리고 물이 좀 졸았으니 한 컵 물을 넣습니다. 그리고 물이 끓으면 칼국수를 넣습니다.
국물이 진하지 않으면 집에 치킨스톡이 있다면 티스푼으로 한 스푼 정도 넣어주면 됩니다.

 

 

사진2_남은-게-육수_resize.jpg

국물을 잘 활용하시면 됩니다

 

 

2) 양념장 만들기
게 자체에 나온 국물이 짜기 때문에 간장베이스 소스가 짤 수 있습니다. 대신 칼국수는 뭘 해도 느끼하고, 게 국물이 비릿할 수 가 있습니다. 사실 양념장 만들 필요가 없고요, 칼칼하게 고춧가루 한 스푼 넣어버리면 됩니다. 꼭 만든다면 다음과 같이 해서 만들어 두시고요.

참기름 티스푼 1, 간장   밥숟갈 1, 고춧가루 밥숟갈 1, 마늘, 파 숭숭 넣습니다. 깨 조금 뿌리고요.

 

 

사진3_양념장_resize.jpg

게 육수가 짜서 양념장을 진하게 만들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해서 큰 용기에 담아 놓으시면 됩니다. 짠 맛에 따라서 양념장을 조금씩 곁들이시면 됩니다.

 

 

사진4_게칼국수_resize.jpg

깔끔한 크랩 칼국수

 

 

3. 후식(디저트) : 진저 아이스 아메리카노

생강 냉커피라고 합니다. 숙취해소에도 아주 좋습니다. 몸이 차신 분을 위해 생강과 후추가 들어간 커피입니다.

 

 

사진5_진저_resize.jpg

 

생강과 후추가 들어간 아메리카노

 

 

주의할 게 생강을 아주 조금 넣어야 합니다.
 

(1) 잔에 에스프레소 한잔 담아둡니다.
(2) 꿀을 조금 넣고 잘 섞습니다.
(3) 얼음을 3~4개만 넣습니다.
(4) 후추를 조금 넣고, 소금을 아주 조금 넣습니다. 정말 아주 조금
(5) 생강을 강판에 쓱-싹 딱 한 번만 갈아 넣습니다.
(6) 잘 젓습니다.
(7) 얼음 3~4개를 추가로 넣습니다.
(8) 잔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추가로 붓습니다.

 

 

사진6아메리카노_resize.jpg

진저 아이스 아메리카노

 

 

겨울에 비릿한 입맛을 개운하게 해줄 아이스 아메리카노입니다.
한 모금 시원하게 마시면 단맛이 느껴진 후, 후추와 소금 맛을 따라 커피 맛이 느껴집니다. 그러다가 생강향이 살짝 혀를 자극합니다.

생강을 많이 넣으면 생강 맛이 커피 맛을 덮어 버리니 주의하세요.
양을 조금만 넣으세요.
안 그러면 생강차도 아니고 커피도 아니고, 달다가 짜다가 이도저도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하지만 비릿한 게 칼국수에 어울리는 커피입니다.

함께 드셔보세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현우진-프로필이미지2.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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