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 2006)
이번 달 영화는 플로리안 헨켈 폰 고노스마르크 감독의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 2006)”입니다.
"타인의 삶"은 몇 달 전부터 소개하려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영화들에 밀려 이제야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동독에 관해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지만 "타인의 삶"과 "굿바이 레닌 (Good Bye, Lenin!, 2003)”은 그래도 잘 알려진 영화입니다. 두 영화중에서는 “타인의 삶”을 더 좋아합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의 악명 높은 첩보기관이 국민을 감청하는 내용입니다.
동독에 관한 영화라서 각본은 적어도 동독 출신 각본가가 썼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서독 출신의 플로리안 헨켈 폰 고노스마르크 감독이 각본도 같이 썼습니다. 이 감독의 첫 장편영화이며 이 각본을 쓰기 위해 2001년부터 4년 동안 비밀경찰과 피해자들을 인터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당시 상황이 실제와 같이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비밀경찰 비즐리 역을 맡은 울리히 뮤흐가 동독 출신으로 연극 활동을 했으며, 통일독일이 되면서 영화배우로 활동하였다고 합니다. 그 부인은 실제로 스파이였다고 알려져 있는데, 동독인구 4명 중 1명이 비밀경찰이나 스파이였을 것이라고 하니까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울리히 뮤흐의 연기는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로 2006년에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2007년 한참 나이(54세)에 암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보면 2016년 통과된 대테러방지법을 떠올리게 되며, 실제로 2016년 한 국회의원이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 중 이 영화를 예를 들어 반대하였습니다.
불법적인 권한이 개인의 사욕에 이용되는 것, 그 권한을 이용하는 자는 그대로 있고, 그 압력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한 사람은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타인의 삶을 감시하던 비즐리의 변화를 보면서 느끼는 희망과 기쁨은 이 영화가 저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3년에 개봉하였으며, 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