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협길목, 지금 온도는?
이번 2020년 3월로 29번째 길목인이 발간되었다. 종이로 출간되는 것이 아니어서 분량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만약 책으로 나왔다면 제법 두툼했을 것이다. 글을 쓰거나 인터뷰를 응한 조합원의 수를 합하면 대략 80명 내외로 추정된다. 가장 조회 수가 많았던 글은 1800여 조회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 혹시 어떤 글인지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길목협동조합의 소식지로 시작된 길목인은 이제 사협길목의 간판을 달고 다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조만간 길목협동조합을 해산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동시에 사협길목의 사업과 활동계획을 정비하며 다듬고 있다. 심리상담, 청년, 도시락싸들고, 다양한 강좌와 조합원 모임들. 그리고 조합원 소통 및 공유 공간 길목인이 그 중심에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일상적인 생활이 쉽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길목의 활동도 상당 부분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하며 이루어져야 하는데 다소 염려가 된다. 2월 월례강좌와 조합원총회도 연기된 상태로 있다.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을 읽으며 밑줄 친 내용이 있다. 어려운 사람들은 겨울보다 여름이 그나마 살기 낫다고 하지만 춥고 좁은 감옥은 같은 방 동료의 37도 체온이 추위를 이기게 해준다는 글을 읽으며 따스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코로나 사태는 다른 사람을 의심하고 염려하는 두 가지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이끌고 있다. 어떻게 마무리되든 코로나가 끝나면 사회적 약자들은 더 어려운 생활을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사협길목은 신영복 선생이 감옥에서 깨달은 삶의 진리를 마음에 품고 조합의 온도를 높이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