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심리기제에 새겨져 있다는 이기심과 협동심
아담 스미스와 홉스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인정하는 인간본성으로 전제되어 있다는 “이기심,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다.”
‘정말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그런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사회주의 실험은 망한 건가? 그렇다면 인간이 꿈꾸는 공동체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 않은가?’
인간의 본성으로 DNA에 새겨진 이 이기심이라는 것은, 결국 인간해방 세상을 꿈꾸던 나를 여러 장면에서 무릎 꺾게 한 근원적인 인간에 대한 회의였다.
‘너는 인간과 세상을 모르면서 떠드는 순진한 애송이일 뿐이며 어설픈 평화주의자일 뿐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많은 걸 바친 활동 속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쌓였던 타인을 향한 스트레스, 불신은 참 많이도 힘들었다. 그러나 가장 힘든 건 타인을 향했던 이기심의 비판의 부메랑이 결국은 나에게 되돌아왔을 때였고 결국 거울 속의 같은 모습이라는 아픈 깨달음은 내 전체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믿을 수 없다는 회의의 긴 터널을 지나 그 끝에서 다시 깨닫게 된 예수, 신앙.
그 희망으로 공동체를 다시 꿈꿔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접하게 된 인간의 새로운 본성 “협동심”
일명 과학적인 실험을 통한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DNA에는 인간 생존을 위해 이기심뿐만 아니라 협동심이 같이 새겨져 있으며 생존을 위해 인간은 얼마든지 협동심으로 기울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심리학적 연구결과만으로 인간에 대한 생각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행동으로 보이고 역사로 증명한 일들을 보면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다. 세계 수많은 곳에서 도전하며 일궈낸 공동체와 협동조합을 보면서 나는 협동심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믿게 되었다. 어쩌면 일명 보수 꼴통(?)으로 불리는 대구지역에서 평생을 바쳐 공동체를 일궈내는 지인들을 지켜보며 회의의 늪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된 건지도 모른다.
그래 이제는 인간을 믿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선택은 이기적으로 하는 인간의 모습도, 협동심을 본능으로 가지고 있는 모습도 내 모습이고 하느님이 창조하신 인간의 모습이다.
양면적인 인간의 모습에서 결국 어떤 모습을 더 표현하고 키워낼 것인가는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공부한다. 양면적인 인간을 잘 이해해야 공동체를 잘 일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너무나 다양한 우리의 세상을 촘촘히 이해해야 피부로 느끼는 대안을 만들어 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어설픈 평화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길목에 배움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