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18년의 절반이 지나 굵은 장맛비 내리는 빗방울달 7월입니다. 온기 있는 생물들은 각자 알아서 자기 밥벌이에 분주하고, 신갈나무 숲의 초록빛은 더욱 짙어졌습니다. 이 장마가 그치고 나면 본격적인 휴가철이 오겠네요. 다들 여름휴가 계획은 세우셨나요? 혹시 여행을 준비 중인가요?
과거 제 여행 패턴을 돌아봅니다. 구상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여행은 이미 시작되지요. 교통편과 숙소 예약, 탐방지 관련 방대한 정보 수집. 틈틈이 맛 집을 검색하고, 필요한 물건을 여행 가방에 채워 넣기. 낯선 장소로 떠난다는 생각에서 촉발된 설렘과 흥분은 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 아니면 차의 시동이 걸리는 순간 최고조에 오릅니다. 그러나, 막상 여행지에 도착하고 나면, 미리 계획한 절차를 차례차례 실행하기에 바쁩니다.
그 장소에 그 자연경관이나 건축물 또는 예술작품이 존재함을 확인하여 인증샷을 남기고는 서둘러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여행 경험의 절반 이상을 준비과정에 해치우고, 정작 여행지에서는 머릿속에 정리된 이미지를 재확인하는 느낌. 허탈하게 묻습니다. “과연 이 여행은 무엇이었을까?”
여행을 떠나는 목적은 여행자의 수만큼 제각각이겠지요. 대다수는 낯선 풍경과 분위기 속에서 색다른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내적, 심리적으로 뭔가를 채워 넣길 기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근사하게도 “여행 중에 나의 삶을 고양하는 지식을 구한다.”고 얘기했다 네요. 저도 당초의 계획을 벗어나 우발적으로 맞닥뜨리는 사건들 가운데 ‘삶을 고양하는’ 뭔가를 채우는 기쁨을 맛보고부터는 사전 계획의 경험을 점차 줄였습니다. “애초의 목적지에서 충분히 이탈했으니 여행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 라고 말할 경지에 언제 도달할까요?
7월 길목인에서는 여행을 주제로 하는 글들을 여럿 준비하였습니다. 이 글들을 통해 여행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고, 다른 이들의 여행을 간접 경험하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장마철 건강 조심하시고, 늘 기쁨 속에 충만한 삶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