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의 농다리축제 모습
“살아서는 진천땅이 좋고, 죽어서는 용인땅이 좋다(生居鎭川 死居龍仁)”는 잘 알려진 속담(?)이 있습니다.
이 고사는 자기 혼령으로 남의 육신을 살아가야 했던 추천석의 전설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는데요, 그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진천 땅에 농부 추천석이 가족들과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저승사자가 용인 땅의 추천석을 데려와야 하는데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다는 이유로 그만 진천 땅의 농부 추천석을 데려온 것이다. 그 바람에 잘못 저승으로 간 진천 땅의 농부 추천석은 이승으로 돌아왔으나 이미 가족들이 장례를 치르고 육신을 땅에 묻은 뒤였기 때문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한편, 저승사자는 용인 땅의 선비 추천석을 데려왔고 그 시신에 진천 땅의 농부 추천석 원령이 들어갔다. 그 바람에 진천 땅의 추천석은 용인 땅 추천석 육신을 빌어 회생하여 곧바로 진천 땅의 가족들을 만나려 했으나 용인 땅의 추천석 가족들이 막았고, 아울러 진천 땅의 추천석 가족들도 믿지 않았다. 결국 모두 관아로 끌려갔는데 고을 원님은 “자초지종을 들어본즉 지금의 저 추천석은 진천에서 살던 추천석의 혼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생거진천(生居鎭川) 사거용인(死去龍仁)할 것을 판결하노니, 양가의 가족은 그대로 실행토록 하라!”라고 판결하였다.
그리하여 진천 땅 추천석의 혼이 들어간 그 사내는 자기의 주장대로 진천 땅에서 생전의 가족과 함께 살았고, 이후 세상을 뜨자 그 육신은 본래 용인 땅에 살았던 추천석의 것이므로 그곳 가족이 찾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마도 전설과는 별개로도 충청북도 진천 지방은 옛날부터 토지가 비옥하고 한파와 수해가 별로 없어 농경이 순조롭고 산물이 풍성하며, 사람들 인심 또한 넉넉하여 살만한 곳이었기에 물 맑고 공기 좋은 땅 ‘생거진천’이라 불리었던 것이겠지요.
안녕하세요, 홍태영입니다. 이른 아침 진천에서 인사드립니다. 저는 올해 5월부터 업무 차 이곳 충북혁신도시에 내려와 출장근무하고 있습니다. 길목과 향린으로부터 물리적으로 공간적으로 멀어진 낯선 지방에서 저보다 먼저 내려와 계신 김지수 조합원님을 다행히도 가끔씩 만나 길목협동조합 충북지부 모임으로 꽁냥꽁냥 대화꽃을 피워가며 적적함을 달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매일같이 퇴근길마다 명동에 들러 인문학강와 월례강좌를 듣고 그리고 실행위원회 회의며 각종 길목의 행사와 소식을 나누는 삶을 보내던 제게 바빌론유수와 같은 분리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다만 그 와중에 아침마다 열어보는 반가운 ‘공감편지 길목’과 길목인 소식지는 목마른 사슴이 만난 시냇물처럼 기쁘고 즐거운 복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길목인과 공감편지로 생각과 명상을 나누며 비록 몸은 진천에 거하고 있지만, 마음은 늘 길목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타지에서 기쁜 소식을 반기는 여러 길목가족분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매번 정성으로 준비해주시는 편집위원과 공감편지 필진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그리운 고상균 조합원의 말씀에 의하면 이곳 진천군 덕산면의 술도가에서 빚는 ‘덕산막걸리’가 전통이 오래되어 예부터 효모를 잘 지켜와 그 맛이 일품(가격도 착하답니다)이라는데, 이 폭염이 걷히고 선선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가을 길목의 향토기행을 진천으로 오셔서 여행과 함께 술잔에 스미는 인문학 현장학습을 하시면 어떨까요?! 버선발로 뛰어나가 벗님네들 오시는 길 마중하겠습니다~!
이제 8월입니다, 몹시도 무덥지만 그런 만큼 가을도 ‘곧’ 이겠죠? 한 여름밤의 행복한 꿈 많이 꾸시면서 열대야를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모두 건강하게 여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