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공유 오피스에서
2020년도 한 달이 어느새 지나갔네요.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한 게 엊그제 같다는 말이 상투적이고 식상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점점 더 진짜 맞는 말이라고 느껴집니다. 올해 계획하신 일들, 몇 개라도(!) 이루시기 바랍니다.
제가 한 동안 테헤란로 공유 오피스 사무실에서 일했습니다. 14층 정도 되는 유명 공유 오피스였는데, 다수를 차지하는 2~30대 청년들이 진지하면서도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흔하게 봤습니다.(나이로 치면 제가 그 건물에서 상위 5명에 포함될 것 같았습니다.) 비슷한 또래들이 여럿 모여 채용 인터뷰를 하거나 동료들과 마케팅 관련 회의하는 모습, 외부 업체와 제품 도입 협의를 하는 모습, 점심시간에 취미 생활에 관한 강좌를 여는 것 등입니다.
나름 산전수전 겪은 50대의 눈으로 보면 어설퍼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게 몇 년이 지나면 충분히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기업이 될 것 같은 희망이 보였습니다. 서로 ‘OO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신선했고요. 제가 몸 담았던 스타트업 회사에서도 그랬습니다.
(극히 일부 모임을 제외하고는)길목이나 길목 참여 교회에 청년들이 많지 않아 고민합니다. 지속 가능성에 결함이 있는 것이지요. 제가 공유 오피스에서 경험했던 모습과 간극이 있습니다. 단순화하면,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문화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 아닐까 같습니다.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만, 어쩔 수 없는 문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2018년 총회에서 길목을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결의한 뒤 2년이 지나 올해는 본격적으로 사협 길목이 사업을 추진합니다. 여러 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공유 오피스에서 봤던, OO님으로 서로 존중하고, 활발한 논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비영리법인”으로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