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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시가 있네 - 정은귀 조합원

posted Sep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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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시가 있네 - 정은귀 조합원

 

 

길목에서 정은귀 조합원의 인터뷰 기사를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 번도 만나본 적 없고 통화조차 해 본 적 없는 인물을 알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생각했는데 마침 출간된 책이 있다고 해서 그의 산문집 <바람이 부는 시간>을 읽었다. 책을 통해 먼저 만난 정은귀 조합원과 실제로 만난 그이는 똑같았다. 사소한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 안에서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사람.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연민을 갖고 있으며, 단정하고 다정한 사람일 거라는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인터뷰 약속을 위해 문자를 처음 주고 받았을 때, 그는 내게 직접 찍은 사진을 보내주었다. 일 때문에 수많은 인터뷰를 해보았지만 이렇게 모르는 이에게 사진을 보내주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짙은 밤의 그늘 속, 환하게 불 밝히듯 피어있는 꽃나무 사진이었다. ‘아, 이 분은 시심(詩心)으로 가득 찬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본인을 만나 직접 확인했다. 

 

Q. 우선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네, 저는 정은귀라고 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미문학, 그 중에서도 현대시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 시를 영어로 번역하고, 또 영미시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도 하고 있어서 번역 시집도 미국에서 여러 권 냈고, 시 비평도 하고요. 시를 같이 읽으며 이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을 주로 하려고 합니다. 

 

Q. 문학에도 종류가 다양한데, 특별히 영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원래는 국문학을 좋아했어요. 어릴 때부터 시를 좋아해서 즐겨 쓰고 읽고 했어요.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외국어로서의 영어도 좋아했고 세계문학 작품도 어릴 때부터 즐겨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아버지가 세계문학전집을 많이 사주셨거든요. 영문학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세계문학의 지형 안에서 그 굳건한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우리 문학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도 좋고, 영미문학을 통해 우리 문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마주 하는 상대방을 통해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듯이, 영문학을 통해 우리 문학을 다시 볼 때, 우리 문학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이 확보되죠. 국문학에 대한 일방적인 숭상이나 폄하가 아닌, 영문학 공부를 통해서 문학 전반에 대한 든든한 시선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Q. 영미문학과 비교해서 보면 우리문학은 어떠한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시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이건 저의 직접적인 얘기는 아니고, 한국 시를 영어로 많이 번역하신 안선재 교수님(서강대 명예교수) 말씀이, 그 분은 영국 출신으로 한국에서 40년을 넘게 산 영문학자의 눈으로 볼 때 ‘한국 시는 재미가 없어’ 하세요. 영미 시에서 보여지는 어떤 세계관의 깊이나 관조, 시선의 방식, 여유나 유머가 우리 시엔 부족해 보인다는 거죠. 나라마다 문화마다 특이성이 있으니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데, 소설에서도 그렇고 거시적으로 역사를 보는 시선이 좀 좁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Q. 우리가 워낙 비극적인 역사를 겪어오면서 우리 문학이, 특히 시가 그러한 시대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지나치게 무겁고 진지한 부분이 말이죠.

 

네, 동의합니다. 우리 문학은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서 만들어진 자산이고, 시대정신과 함께 호흡하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어떤 문학이 더 우월하고 우리 문학의 가치가 더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고요.

 

Q. 한국 시를 영역하는 것도 그렇지만 영어권 시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작업일 것 같습니다. 언어라는 게 원어민만이 알 수 있는 특유의 말맛이나 뉘앙스라는 게 있으니까요. 영한/한영 번역 작업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뭔가요?

 

번역으로 리듬이나 운율을 완벽하게 살리는 건 불가능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번역을 통해 잃어버리는 부분이 있긴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잃어버리는 부분을 넘고, 그 상실을 딛고서도 남는 것, 살아남아 전해지는 무엇이 있죠. 한 쪽에서 잃어버린 부분을 다른 부분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리기도 하고요. 사실 번역의 어떤 일관된 규칙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시, 모든 작품, 모든 구절마다 불가능과 가능 사이의 영역을 고민하게 돼요. 

 

Q. 오래 전부터 인문학이 위기라고 합니다. 요즘 학생들이 ‘영문학’보다 취업을 위한 ‘영어’ 배우기에 더 몰두하지 않나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그런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영어와 문학을 구분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언어를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것이 바로 문학이니까요. 그 중에서 언어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영어는 좋은데 문학은 별로라고 하는 학생들에게 저는 문학이 언어를 이해하고 배우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이야기해요. 토플이나 토익을 학교 커리큘럼 안에서 가르치지는 않고요, 저는 실용영어와 문학으로서의 영어를 따로 구분하지 않아요. 다 만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문학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래에도 살아남을까요?

 

문학 관련학과 교수들이 모이면 항상 그런 얘기를 해요. 특히 문학을 번역하는 입장에서 보면, 요즘 통번역도 기계가 알아서 해내는 시대인데 과연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질문을 항상 해보는데, 제 생각엔, 문학은 세계가 멸망해도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보루가 될 것 같아요. 물론 영문학 같은 전통적인 인문학은 과거에 구가했던 인기를 똑같이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그게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Q. 쓰신 산문집 <바람이 부는 시간>을 읽어보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이 분은 매우 모범생으로 살아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하는 착하고 성실한 학생으로요. 지금까지 살면서 어떤 일탈 행위를 해 본 적 있으세요? 

 

그렇잖아도 그 책을 학생들과 함께 읽기도 하는데, 한 학생이 ‘선생님 글이 너무 착해요’ 하더라구요. 좀 찔리더라구요. 그 산문집이 신앙 안에서 쓴 글이라 그런 점도 있는데, 자라면서 크게 부모님 속은 안 썩인 것 같지만, 제가 또 막 착하고 그렇지는 않고요. 제 마음 안에는 늘 순응보다는 질문하고 회의하는 마음이 더 크게 동하는 것 같아요. 뭘 더 좋게 만들까, 고칠까 하는 생각들... 저는 학생들에게 늘 이렇게 말해요. “대학 4년 동안 다른 건 다 잊어도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게 있는데 그게 바로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라고요. 관습이나 가치, 학습되는 것을 따라가지 않고 복종하지 않고 순응하지 않고 질문하라고요. 무조건 반항하라는 게 아니라, 한 번 뒤집어 생각하고 계속 질문하라고 하죠. 

제 개인적인 성향은, 일상적인 부분에서는 양보를 잘하지만 어떤 가치를 지키는 부분에선 양보하지 않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미투’ 사건이 학교에서 벌어지면, 어떤 교수님들은 타협하라고 하지만 저는 학생들 편, 약자들 편, 힘이 없는 소수자들 편에서 생각해서 의견을 개진하는 편이예요. 좋은 게 마냥 좋은 것은 아니란 거지요.  

 

Q. 책을 읽으며, 이 분은 소외된 사람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에게 관심과 연민이 많구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약자에 대한 관심이 문학으로 이끌었나요. 아니면 문학에 대한 관심이 약자에 대한 관심과 연민을 이끌어냈나요?

 

그걸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이 주신 타고난 성격 같아요. 어릴 때 아버지가 사업을 하셨는데요. 집에 걸인이 오면 무조건 잘해주라고 하셨고, 좀 손해를 보더라도 약자에게 잘 해야 한다는 가치를 물려받은 것 같아요. 문학을 통해 후천적으로 체득한 건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애정이 커요. 힘없는 사람들, 입이 없는 사람들, 목소리를 갖지 못한 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갖는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Q. 산문집의 특징이 글 하나마다 일정한 패턴으로 구성한 것이 특이했어요. 대개 영미권 시를 소개하고 그 시와 연관된 계절을 인디언의 언어로 표현한 후에 다시 그 시에 대한 소개와 본인의 단상, 이런 패턴으로 구성됐던데요. 이런 패턴으로 구성한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거의 모든 이야기, 글, 논의의 출발점이 늘 시예요. 뉴스를 봐도, 계절이 바뀌어도, 고민이 생겨도 저는 시를 통해 답을 얻는 편이예요. 시는 제 사유의 출발점인 셈이지요. 신기하게 고민이 있을 때도 시를 읽으면 답과 지혜가 보여요. 기적처럼, 기도처럼요. 일상에서 늘 시를 통해 삶을 들여다봐요. 특히 저는 ‘지금, 여기’를 늘 생각하는데, ‘지금 여기’의 삶에서 시를 늘 연결해서 생각해보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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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클리대 영문과에서 생태시를 전공하시는 존 숍토우 교수님과 함께 학교 안의 나무 이야기를 나눈 후에             

우: 버클리 대학에서 미국의 계관 시인을 지낸 로버트 하스 교수와 함께 한 시 읽기 행사 

 

 

Q. 아메리카 인디언의 부족이 그렇게 많은지, 그리고 그들이 계절을 표현하는 언어가 그렇게 다양한지 그 책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아메리카 인디언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뭔가요?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됐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요. 외국에서 아웃사이더로서, 외국인으로서 영문학을 하다 보니까 인디언의 문학에 동질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미국에서 인디언의 역사와 문화는 절멸되었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기가 막힌 역사의 뒤안길을 걸은 이들이 아메리카 인디언들인데요. 아이러니는, 인디언 동화 정책의 일환으로, 인디언들의 후손들이 강제로 영어를 배우면서 오히려 대중적으로 인디언의 문화를 더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된 것인데요.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문학적 자산은 정통 영문학에서 읽는 시보다 더 전복적이고 땅의 역사와 밀접하게 연관이 된 부분이 좋아요. 문명의 위기를 근본에서 성찰하면서도 굳건히 흔들리지 않는 무엇이 있어요. 

서구 역사를 언어로 이야기할 때 저는 특징적인 것 하나가 대문자 ‘I’라고 생각해요. 오롯이 독립적인 개인의 정체성이 그만큼 중요한데, 인디언의 시에서는 나와 땅, 우리, 나와 타인의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어요. 대문자 I의 극대화된 고립된 자아가 아닌 거죠. 그런 시선이 지금 현재 우리 문명이 처해 있는 문제를 그 뿌리에서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어요.

 

Q. 아메리카 인디언의 삶과 문화에서 현대인들이 가장 배웠으면 하는 것이 있을까요?

 

우선 개인적으로는, 제가 공부길에서 늘 질문하는 문제인데, 대개 사람들은 시를 개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죠. 시인들 하면 외로이 골방에 틀어박혀 시를 쓰는 사람들. 그런데 언어는 어떻게든 가장 공적인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시의 공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대중과 소통하는 시 읽기가 저의 주된 관심사입니다. 그런 면에서 나와 타인, 나와 세계 등 관계성을 추구하는 인디언의 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또 과거 인디언 문화에서는 부족 안에 정신적 지도자가 있지만 어린이나 여성에 대해 남성 성인과 큰 차이를 두지 않고 평등한 사회를 이뤘다는 점도 놀라워요. 관계 지향성 외에 약자, 소수자를 고루 대하는 그 문화가 소수자에 대해 폭력적인 우리 문화와 대비되지요.

그리고 인디언 문화는 계절에 대한 감각이나 나와 세계가 갖는 관계가 밀접하게 작동하는 문화인데요. 우리의 옛 농경문화 전통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을 텐데, 나 아닌 우리의 세계에 대한 탐색, 생태적인 사유가 지금 시대의 여러 문제들을 돌아보게 하는 지혜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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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월든 근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무덤 앞에서 

 

 

Q. 현재 하고 있는 연구나 관심 주제가 뭔가요?

 

지난 학기에 풀브라이트 연구교수로 버클리에 다녀왔는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과 가톨릭 신부이자 영성가인 토마스 머튼의 책 등을 차분하게 새로 읽으며 앞으로 공부에 대한 방향성도 다시 되짚어 보았습니다. <월든>은 널리 알려진 책이지만 그 깊은 의미를 미처 다 소화하기 어려운 책인데, 이 책에서 특히 중요한 구절들을 제 삶의 이야기와 더불어 설명하고 해제하는 작업을 통해 <월든>을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게 이끄는 책을 쓰고 싶어요. 번역 작업도 계속 하고 있어서, 미국 시인 앤 섹스턴(Anne Sexton)과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William Carlos Williams)의 번역 시집이 하반기에 출간될 예정이고요. 영한, 한영 서로 교차하면서 더 좋은 시들을 많이 소개하고 싶어요. 

 

Q. 번역시와 다른 시인들의 시에 대해선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요. 선생님의 자작시가 궁금하네요. 

 

저도 시를 쓰긴 하는데요. 중고등학생 때까지도 많이 썼죠. 장학퀴즈보다 시 백일장에 나가는 게 더 좋을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비평가로서 훈련을 하다 보니 우리말과 글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할까, 자의식이라고 할까 우리말로 시를 점점 더 못 쓰겠더라고요. 커서는 영어로 시를 주로 썼는데, 영어로 쓴 시를 엮어서 시집을 내는 것도 좀 더 집중해서 마무리 지어야 할 일 중의 하나입니다.  

 

Q. 길목에 대해 물어볼게요. 길목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홍영진 선생님을 통해서 알게 됐어요. 김영 교수님, 홍영진 교수님, 박혜영 교수님 등 제가 인하대에서 근무할 때 <우생모>라고 ‘우리시대를 생각하는 인하대 교수들의 모임’이 있었어요. 제가 거기서 거의 막내였는데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홍영진 선생님을 통해서 특히 향린교회나 길목에 대해 많이 들었고 호감을 갖게 됐죠.

길목 연말 송년회에도 몇 번 가봤는데 매우 민주적이고 공동체 의식이 남아있는 공간 같았어요. 요즘 보기 드문 교회 공동체의 모습이죠.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것 같아서 좋았고... 홍영진 선생님이 길목 소식지에 글을 써달라고 하셨을 때도 그런 믿음 때문에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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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홍영진, 김영, 박혜영 교수와 함께 가졌던 좋은 시간

 

 

Q. 길목 프로그램 중 마음에 들었던 것은 뭔가요?

 

사실 길목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못했어요. 회보를 열심히 읽는 정도죠. 조합원으로서 의사 결정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길목에서 나오는 글들이 다 참 좋습니다. 

 

Q. 그럼, 앞으로 길목에서 했으면 하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문학 읽는 모임이 있으면 참여해보고 싶어요. 특히 고전문학 작품을 통해 배우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 읽기 모임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영어와 한국어로 같이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시를 통해 세상을 보는 프로그램 같은 것요. 

 

Q. 길목이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세요? 길목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지요?

 

참 좋은 공동체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길목이 좀 더 확장성을 갖고 많은 이들에게 닿으면  좋겠어요. 지금 여러 가지로 힘들고 혼란스러운 시절인데, 이럴 때 길목이 함께 걷는 크리스챤의 가치를 확장해서 좀 더 널리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공유하고 나누면 좋겠어요. 

 

정은귀 조합원과의 대화는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그의 연구 분야인 문학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문학에 관해 나눈 진지한 대화가 반가워서였을까. 인터뷰는 한 시간을 훌쩍 넘게 진행되었고 우린 후일 개인적인 만남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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