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어떤 꿈을 꾸셨나요?
지난밤 꿈을 꾸고, 이게 무슨 꿈이지?, 왜 이런 꿈을 꾸었지? 라고 궁금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꿈이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도통 의미를 알 수 없어 답답한 적도 있을 것이다. 특히 비슷한 꿈을 반복해서 꾸면 더욱 그렇다.
내담자가 꿈을 가져와서 ‘어제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하면 살짝 긴장되지만 어떤 느낌이었고, 무엇이 연상되는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같이 탐색해 나가면 실마리가 풀린다.
10년 가까이 어떤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내담자가 한 회기에서 꿈 이야기를 한다. 꿈에 많은 동료들이 줄지어 절벽을 오르더니 한 명씩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본인은 도저히 그럴 수 없어 그 절벽을 돌아서 내려왔다고 한다. 어떤 의미일 것 같은지 물으니, 아마 지금 하고있는 일이 자살행위와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한다. 그 꿈을 꾸기 전까지 지쳐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꿈을 꾸고 나니 자신이 얼마나 기를 썼는지, 그러느라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었는지 몰랐다며, 이 일을 계속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흘러 나중에 정말 후회하게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한 후 시간이 흘러 다른 길을 선택했다.
몇 년 전, 조카가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던 때이다. 그 조카는 본인이 하고 싶은 전공이 있었지만 쉽지 않은 길이었다. 어쨌든 희망하던 학과에 합격했지만, 과연 그 선택이 옳을까 고민하던 차에 꿈을 꾸었다고, 어떤 의미인지 묻는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 자동차를 몰고 가는데, 그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강물 위를 아무 생각 없이 운전하는 꿈이었다.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아무래도 이 길이 자신이 선택해선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현재 그 조카는 그때 그 꿈을 꾸지 않았으면, 그 꿈의 메시지를 따르지 않고 그 전공을 선택했다면, 지금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고 있을지 아찔하다고 한다.
이렇게 꿈은 때론 어떤 선택의 안내자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론 우리가 현실이나 생각을 얼마나 왜곡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나 역시 오래 전에 꾸었던 꿈이 있다. 두세 살쯤 되는 아이가 어두컴컴한 방에서 압력밥솥의 내솥을 끌어안고, 그 안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보며 좋아라 하는 꿈이었다. 아마 그 아이는 그게 보석이라고 여기는 듯한데 가만히 보니 말라비틀어진 밥알들이었다. 사실 그 밥알은 재활용 음식쓰레기조차 될 수 없는데, 그걸 끌어안고 소중한 것처럼 여겼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 아이는 상당히 쓸쓸해 보였고, 누군가 등 뒤에서 이름을 불러주길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그 꿈에 관해서 내 상담 시간에 꽤 긴 시간, 여러 각도로 분석했다. 내 무의식에서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 생명력을 잃은 죽은 대상들이었고, 그것들에 집착하느라 아주 소중한 것들, 살아있는 것들을 놓치고 있고 왜곡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꿈에서 보여주었다. 그러다 최근에 또 꿈을 꾸었다. 혼자 어두운 방에 있던 그 아이의 바로 등 뒤, 환한 방에서, 따끈하고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흰쌀밥과 흰쌀밥만큼 눈부신 미소를 짓는 부모님과 오빠의 웃음소리가 있는 광경이었다. 드디어 좋은 것들과 관계하는 꿈이었다. 꿈을 분석하니 꿈의 내용이 변했고, 꿈이 변했다는 것은 내가 현실에서 더 좋은 것을 선택해서 삶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꿈이 우리 무의식 속에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했다. 즉 꿈은 내가 의식에서 몰랐던 나의 진실을 보여준다. 꿈을 반복해서 꾸는 이유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라는 암시이다. 지난밤 꾼 꿈을 혼자서 이해하기 어렵지만, 내 안의 깊은 마음으로 들어가 그 꿈들이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자기에게 이야기를 걸어보고 관심을 가지면 내 무의식이 어떤 답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