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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새를 미워하기
며칠 전부터 아파트 내의 나무가 잘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가을이 되면 떨어지는 과일과 나뭇잎 그리고 새똥이 주차된 차에 떨어지기 때문에 민원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과일이 자동차 앞유리창에 떨어져 말라붙어 있는 것을 볼 때면 정말...Date2024.11.05 Views16 -
빛으로 태어나다
골목 입구 환한 미소가 반갑습니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쓰러질 것 같은 벽과 지붕, 넝쿨로 뒤덮인 대문, 빨간 x가 겁박하지만 아랑곳 안고 반갑게 맞이합니다. 갈라진 시멘트 사이 활짝 웃는 얼굴이 더 안쓰럽고 더 대견하고 더 감사합니다. 태어나줘서...Date2024.10.06 Views33 -
성스러운 장소
대학교 때 친한 선배의 고향에 같이 간 적이 있습니다. 수안보 옆의 작은 마을이었지만 근처 사람들은 시내라고 부르는 곳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괴산평야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부자마을로 불렸다고 합니다. 문경새재 입구에 있기 때문에 주위의 높은 산봉...Date2024.09.10 Views38 -
선물
아련한 담 넘어 하얀 눈이 쌓여있습니다. 궁금한 게 많아선지 가을이 아쉬운지 세상의 작은 이치는 상관없다며 철 지난 단풍이 선명합니다. 언제 적인지 모르겠지만 이 사진을 보면 계절의 경계가 무의미한 듯합니다. 연일 폭염에 습함에 짜증이 제대로 끓어...Date2024.08.04 Views51 -
건망증
지난 5월 말일에는 부산에서 사진촬영을 하였고 6월 첫째 주에는 남원의 향토기업과의 교류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남원에서 별도로 진행하는 사진촬영 프로젝트도 있었기 때문에 부산에서 남원으로 이동하여 주말 동안 사진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Date2024.07.08 Views47 -
두 발의 포식자
낡은 담 낮은 발걸음 멈춘 숨 불타는 눈 가시 같은 이빨 낫과 같은 발톱 날카로운 비명 거친 저항 처절한 몸부림 부러진 날개 얄팍한 동정심이 갈등할 때 사냥꾼은 갈라진 대문 사이로 유유히 사라졌다 골목에서 포식자를 보니 두 발이 보인다 쫓는 사람 쫓기...Date2024.06.04 Views96 -
아름다운 세상
햇빛 맑은 이른 여름 오후, 광화문 근처 빌딩 옆을 지나다가 반짝이는 물보라를 만났습니다. 무심코 올려다보니 고층빌딩의 유리 외벽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이 여섯 명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올려다보는 시선에도 현기증이 느껴집니다. 조금 더 내려오면 불규...Date2024.05.07 Views107 -
외사랑
한번 뿌리를 내리면 자리를 옮길 수 없는 나무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마음의 자리를 옮길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그에게는 사랑이 조건이 아니라 운명이기 때문이다. 상대는 내가 사랑해주지 않아도 잘 살아가는데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살 ...Date2024.04.07 Views120 -
어서 오세요
집 근처 단골집이 문을 닫았다. 회를 좋아하는 집사람(고기를 싫어하기도 한다.)과 내가 자주 찾던 집이다. 버스정거장 바로 앞 유동인구도 제일 많은 곳이다. 코로나팬데믹은 견뎠으나 후쿠시마 핵폐수와 정부의 긴축재정에는 속수무책이었나 보다. 이전 안...Date2024.03.12 Views107 -
그래도 의자는 행복했습니다
더운 날도 추운 날도 비바람에 어수선하고 눈보라에 위축되지만 우두커니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정작… 사람들은 관심도 없는데… 마냥 기다린다. 가끔 까치가 내려와 자리를 지키지만 얼마 못 가 흰 먼지 날리며 달아난다 그리고 다시 비워졌다...Date2024.02.06 Views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