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이공이공
화동의 귀염에 난리가 났습니다
할아버지도 삼촌도 이모도 함박웃음에 물개박수를 칩니다
우렁찬 환호가 무대를 가득 채웁니다
나풀나풀 분홍드레스
멈칫멈칫 두려움
꼬깃꼬깃 수줍음
망울망울한 눈으로 엄마도 불러보고
혼자라는 사실이 무섭기도 하지만
야물딱진 손으로 꽃바구니 꽉~쥐고
머뭇머뭇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 합니다
드디어~신랑 신부와 상봉했습니다.4년 인생에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는 듯~
큰 숨~한번 쉬고 해맑게 웃네요
에라~
더 이상 못 참겠습니다. 사진기 집어던지고 휘파람 불며 뛰어 들었습니다.
어라~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네요.
수많은 걱정과 근심,지친 시간들이 아기천사의 날개바람에 멀리멀리 날아갑니다.
울컥~
올해는 유난히 많이 아프고, 많이 힘들고, 마음고생도 심했습니다.
일상의 고마움이 이렇게 큰 줄 몰랐습니다. 처음 겪고 있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고 곧 끝날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해를 넘어 더욱 큰 긴장감과 큰 피로감에 상처만 깊어집니다.도저히 끊어지지 않을 듯 깊고 긴 한 숨~
36.5~
부드럽게 감싸던 온도가 생각납니다.
마스크에
거리두기에
지금은 떨어져야 하지만,두 손 마주잡고 두 팔로 꼭~안아주던 포근한 체온이 사무칩니다.
함박꽃~
어두운 무대,힘들게 지켜낸 꽃바구니가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합니다.사방팔방 요란하게 번쩍거리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하나
둘
셋
벼락같은 소리와 함께 새하얀 함박꽃이 펑 펑 내리기 시작합니다.
잠시~
화동의 해맑음에 한시름 놓아봅니다.
이공이공
너무나 수고했고
너무나 애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