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엄마 사진
'개 눈에는 X 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자칭 사진작가인 내 눈에는 우후죽순 처럼 늘어나고 있는 셀프사진관이 반갑기도하고 과잉경쟁의 후유증이 우려되기도 한다. 건대입구역을 가거나 성수동을 가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셀프사진관의 갯수를 세어보곤 한다. 핸드폰 속에 무수한 사진이 있지만, 친구와 같이 조그만 네 컷 사진을 쥐고 웃는 이들은 보면 나두 종이사진 한 장 쥐어 보고 싶기도 하다.
어머님 유품 중에 여섯 소녀의 우정사진이 한 장 있다. 키가 젤 큰 소녀와 그 앞의 작은 소녀 두 명은 교복을 입지 않고 있다. 나의 어머니와 작은이모님이다.
국민(초등)학교 다닐 때 매년 학기초에 가정현황조사가 있었는데, 어머니는 국졸이란 학력을 표기하면서 "나도 교복을 입어 보고 싶었는데..." 하시곤 했던 것이 기억났다. 몇 번 뵈었던 어머니의 초등학교 동창분들은 어머니가 동기 중에 제일 똑똑한 학생있었다고 하셨다. 성적이 좋았던 만큼 아쉬움도 더 컸을까?
중학교 때 갖고 싶었던 Pentax MX 중고카메라를 사면서 어머님께 교복 입을 기회를 만들어드리지 못한게 떠올라 불효목록에 하나 더 추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