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맺힌 파릇한 상추가 생각납니다
절인 배추도 있고요
빨갛게 고추가 성을 내고 있습니다
한켠 조그맣게 고사리도 보이고요
두켠 조그맣게 시금치도 보입니다
조금 올라가면 머리 큰 녀석이 터질 듯 성을 내고요
조금 더 위에서 들깨, 참깨가 마른침을 바짝 삼키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삶고 볶고 데치고 잔소리하시고
할아버지는 자르고 베고 도리깨로 장작을 패듯 땀을 흘리십니다
어느 배우의 멋진 수상 소감이 떠오릅니다.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렸다. 밥상을 차려준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주목받지 못한 땀에 정성에 위로의 울림입니다.
이젠, 저녁 밥상에 비빔밥이 나왔으면 합니다
갈라치기 없는
편가르기 없는
소박한 찬들이 어울리는
소탈한 웃음에 행복한 삶이 있는
밥상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