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공감마당]

9bdbc4

빨랫줄에 빨래가 없다

posted Dec 07, 2017
Extra Form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빨래줄_수정.jpg

 

 

빨랫줄에 빨래가 없다.


언덕 꼭대기 바닷가 포구의 조그만 집의 빨랫줄에 빨래는 없고 빨래집게만 있다. 고깃배가 들어오면 아침 일찍부터 고된 생선 손질하는 일을 하여 먹고 살며 그 일 자체가 삶이었을 텐데, 그리고 비린내 가득한 옷을 빨아서 널어놓아 마르면 또 다시 입고 다시 나가 일을 해서 삶을 유지했는데…


이젠 나이가 많아 힘이 부쳐서일까? 아니면 값싼 외국 노동자에 밀려 나서 일까? 아니면 고기가 덜 잡혀서 일까?  그 언덕 마을의 빨랫줄에는 빨래가 없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도 없는 빨랫줄에는 그리움과 아쉬움만 널려있다.

 

 

나포리다방-2_수정.jpg

 

 

그 오지 산언덕 마을에 다방이 생겼다. 이름도 멋진 “나포리 다방”


이제는 노동이 아닌 마을의 풍경을 팔아 관광객 유치로 돈을 번다. 우리도 신앙의 빨랫줄에 널어놓을 믿음 없이 나포리 다방처럼 향수와 욕망이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려공원_수정.jpg

 

 

마찬가지로 공원에는 아이가 없다.


몇 년 전 까지도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 소풍 나오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 공원의 아이들의 놀이터는 없어지고 그 자리에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오는 사람을 위한 반려공원이 생겼다.

 

아이들보다 개가 많은 공원,
빨랫줄엔 빨래가 없고 공원에는 아이가 없고..
앞으로 없어지는 것은 무엇인지!

 

백종수-프로필이미지.gif

 


  1. 아름다운 사람 · 아름다운 여행 · 아름다운 단풍

    지금 눈 날리고 목을 움츠리게 하는 계절로 가고 있다. 그 직전계절에 아름다운 사람과 여행을 하고 단풍을 가슴에 담아왔다. 내 인생에 영원히 못 잊을 가장 아름다웠던 가을단풍, 그 단풍을 심장에 새기게 한 사람 있어 붓장난을 친다. 연약한 사람 앞에 무...
    Date2017.12.07 Views262
    Read More
  2. 빨랫줄에 빨래가 없다

    빨랫줄에 빨래가 없다. 언덕 꼭대기 바닷가 포구의 조그만 집의 빨랫줄에 빨래는 없고 빨래집게만 있다. 고깃배가 들어오면 아침 일찍부터 고된 생선 손질하는 일을 하여 먹고 살며 그 일 자체가 삶이었을 텐데, 그리고 비린내 가득한 옷을 빨아서 널어놓아 ...
    Date2017.12.07 Views539
    Read More
  3. 서예가 일중 김충현의 묵향연중(墨香緣重)

    묵향연중, 예서(135x34cm), 1969년 기술의 발달과 빠르다는 것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세상의 변화 때문에 있어야 하지만 이미 소멸된 것도 적지 않고 점차 쇠퇴하는 것들을 보게 된다. 갈수록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것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종로에 있는 인...
    Date2017.12.07 Views1118
    Read More
  4. 포토에세이 - 물빛단상

    물이 나무를 풀을 산을 하늘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 물빛의 신비함에 끌려 그저 눌러댄다. 사진이라고는 모르는 내가 찍어도 이건 그래픽이다. 대강 찍어도 달력사진 정도는 된다. 그 물빛에 홀려 배고픔도 다리 아픔도 잊은 채 10시간을 걸었다. 계곡을 다 ...
    Date2017.12.07 Views221
    Read More
  5.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그것은 마치 봉인을 누군가가 풀어줘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나 막상 장선우 감독이 ‘꽃잎’이란 영화로 80년 광주를 기억하려고 했을 때에 무모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두려움이 더 앞섰다. 그 두려움은 ...
    Date2017.12.07 Views253
    Read More
  6. 파란 하늘과 고층 빌딩

    요즘 우리 아이들의 꿈은 항공 마일리지를 많이 모아서 해외여행 갈 때 비즈니스 석을 타보는 것이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사교육을 안 시키는 대신 어려서부터 출장 갈 때 함께 가거나 틈틈이 비용을 아껴 해외여행을 자주 하다 보니 자연스레 ...
    Date2017.12.07 Views319
    Read More
  7. 연극 '반민특위'를 보고 - 생손앓이 하는 나라

    요즘엔 위생이 좋아져서인지 ‘생손앓이’를 앓는 사람을 보기가 쉽지 않다. 내가 어렸을 적 만해도 ‘생손앓이’를 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게 손끝의 상처에서 시작되어 대수롭지 않은 듯 보이지만, 앓아본 사람들은 안...
    Date2017.12.07 Views579
    Read More
  8. 민화이야기 - 여신도(女神圖)

    태평성대일 때 나타난다는 상상의 새 봉황 오동나무에 살며 단술이 솟는 샘물을 마시고 천년에 한 번 열리는 대나무 열매를 먹고 산다는 새 그 새를 타고 하늘의 딸이 생명수 품에 안고 갈라진 땅 한반도 DMZ에 날아 오는 꿈을 꾼다. 친구가 말했다. 생명수가...
    Date2017.12.07 Views257
    Read More
  9. 포토에세이 - 의자

    초등학교 시절 할머니께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할머니, 차멀미가 심하시면서 왜 지하철을 타지 않고 버스를 타세요?" 다리가 아프시기 때문이라는 짧은 답변은 어린 나에겐 이해되지 않았었다. 공공장소에 가면 벤치에 눈길이 가고 지하철보다 버스가 ...
    Date2017.12.07 Views23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