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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의 책 소개 : 중국 신장 위구르족과 한족의 갈등

posted Mar 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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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의 책 소개 : 중국 신장 위구르족과 한족의 갈등 | 오홍엽 | 친디루스

 

 

지난 10월 말 최근에 출범한 시진핑 지도부의 정책을 결정하는 중국공산당 3중전회가 열리기 전에 위구르족에 의한 천안문 차량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중국 정부는 이 사건의 배후에 신장 위구르족 독립운동세력이 있다고 보고, 위구르족들이 북경에 들어오는 즉시, 휴대폰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럴 때 오홍엽의 ‘중국 신장 위구르족과 한족의 갈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중국인으로서 중국의 화남이공대학을 졸업하고, ‘신장위구르족 문제’를 주제로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그가 이 책을 출판할 즈음에 2009년 광동성의 한 완구 기업에서 “위구르족 노동자가 한족 노동자를 강간했다.”는 누명을 쓰고 ‘위구르족 노동자 2명’이 죽고, 많은 위구르족 노동자들이 부상한 것에 대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에서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이 시위는 중국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100여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한족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격렬했다. 저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 소수민족 관련 서적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를 설명하고자 자신의 석사학위 졸업논문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최대의 장점은 중국정부와 중국 소수민족 연구자, 신문의 자료를 바탕으로 신장위구르족과 한족 갈등의 오랜 역사와 현재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상황을 분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낙후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경제와 민족 문제 해결에 대한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는 점이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비록 사막이 많지만, 석유, 천연가스가 많이 매장되어 있다. 그리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투르크족들의 국가,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인접 국가들 때문에 대외무역도 활발하며, 오아시스 지형에 따른 아름다운 관광자원으로 인해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다. 중국 정부도 먼저 개혁개방을 시작한 상하이, 북경, 광둥성 등 동부지역이 발전하면서 벌어진 서부지역의 경제 격차문제 해결하기 위해 서부 대개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등 서방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대외무역도 계속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중국 정부의 개혁개방정책이 서부가 개혁개방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한족들이 많은 지역이란 점에서 민족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적은 동부에 비해 사회 간접시설이 낙후하였다는 점과 중국 정부가 연방제 국가가 아닌 단일제 국가로서 에너지자원을 국가 혹은 집체소유하고 있고, 세금마저 소비세와 소득세는 모두 중앙이 가져가기 때문에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경제발전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재정지출의 60%를 중앙정부 재정에 의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금사발을 들고 굶주리는 부유한 빈곤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조그마한 경제발전 혜택마저 대부분 1950~60년대 중국 정부의 격려로 신장에 이주한 도시 거주 한족들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2003년도 각국 인권보고서>는 따르면, 서부개발프로젝트 과정에서 소수민족은 건축업에 종사할 자격이 없으며, 대부분 사천성과 기타 지역에서 뽑아온 한족들로 노동자들이 충당되었다. 이 상황에 대해 한 경제학자는 “신장에서 한족 인구가 1% 증가하면 1인당 소득은 44위안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 발전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 파이프 등 기술 분야의 노동자들은 전부 한족이다. 

 

반면에 위구르족들은 청나라 때에 가서야 중국 정부의 영역에 편입되어서 중국에 대한 소속감이 약하다. 게다가 그들은 청나라가 망한 후에는 신장을 지배한 한족 군벌과 국민당에 반대해서 격렬한 독립운동을 펼쳤고, 영국과 소련의 지원 하에 ‘동투르키스탄이슬람공화국’, ‘동투르키스탄인민공화국’을 세운 전통이 있다.(그래서 중국정부는 ‘동투르키스탄’이란 단어를 ‘독립’을 주장하는 말이라고 여겨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초기 중국 정부가 신장지역을 점령했을 때만 해도, 위구르족들은 ‘한족 군벌’의 오랜 횡포에서 해방되었다고 여겼다. 그리고 중국 정부가 ‘이슬람교’를 탄압하지 않고, 봉건적 사회제도를 개선한 민주개혁을 펼친 것 때문에 정부를 지지했었다. 일부 위구르족 민족 간부들은 소련이 ‘카자흐스탄’처럼 중앙아시아의 각 민족이 다수인 지역에 그 민족 이름의 자치공화국을 만들었던 것처럼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독자적인 공화국인 ‘신장위구르스탄자치공화국’을 만들기를 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금의 몽골공화국인 외몽골이 소련의 지원으로 독립한 것과 내몽골이 중일전쟁 당시 일본의 지원을 받아서 독립하려는 시도를 보고,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를 의미하는 ‘민족자결론’을 폐기하고, 항일전쟁에 함께하는 “민족단결의 전제하에” ‘자치’를 보장하는 ‘민족자치론’으로 입장을 바꾼 후였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이러한 주장을 한 ‘위구르족 민족 간부’들이 ‘공산당원’임에도 불구하고, ‘분리주의자’로 낙인찍고 탄압했다. 이것을 보고 위구르족들은 중국 정부에 대해 큰 실망을 하게 되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신장을 점령하기 전부터 신장지역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소련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런 위구르족 독립 정서를 이용했다. 그 결과, 이닝 주재 소련 영사관의 “선동”으로 이리 지역과 타청 지역의 위구르족 5~6만 명이 가축과 중국 정부 문서를 훔치고, 소련으로 집단 월경하는 ‘이타사건’과 이닝 주민 2,000여 명이 참가한 정치적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소련은 위구르족이 만든 ‘동투르키스탄인민혁명당’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조직은 신장 전 지역에 조직을 만들려고 했으나, 중국 정부에 진압당했다. 이 시기에 일어난 문화대혁명은 신장 위구르족이 믿는 이슬람교에 대한 탄압이 가장 심했던 시기로 많은 모스크가 파괴되었다. 

 

현재 위구르족들은 한족들이 잘살지 않는 남부 신장지역 농촌에 주로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주로 면화수입에 의존해서 살고 있다. 그런데 이 면화수입조차 화학비료, 종자와 같은 원자재 가격은 해마다 상승하는 반면에 면화가격은 최저 보호 가격제도가 없어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경제개발 과정에서 생태환경이 악화하면서 경작지가 감소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의 문자개혁 실패로 위구르족 청소년 200여 만 명이 한자도 위구르문자도 이해하지 못하는 문맹 상태가 되어버리는 문제와 사회적으로 “이슬람종교가 민족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 편견을 경험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가장 많은 유랑아가 신장위구르족에서 배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구르족들이 믿을 수 있는 안식처는 그들의 신앙인 이슬람교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마오쩌둥이 생애 마지막 10년에 펼친 문화대혁명에 대해 잘못됐음을 반성하면서 종교 완화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세계에서 모스크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 되었다. 특히 과거 동투르키스탄이슬람공화국의 수도였으며, 위구르족들이 가장 많이 사는 남부 신장지역의 중심지인 카스는 문화대혁명 이전보다 더 많은 모스크가 생겼다. 이때 서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이슬람국가들이 코란 등 종교용품을 지원했으며, 중국 정부가 석방한 위구르족 독립운동가들이 대학 등 여러 교육기관에서 ‘독립’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 결과, 일부 학교에서는 공공연하게 “이슬람교”를 가르치는 현상이 생겨서 ‘비이슬람교도’들은 살아남기 힘든 지경에 이를 정도가 되었다. 심지어 동족에게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정책을 설명해야 하는 위구르족 민족 간부들은 동족으로부터는 ‘무신론자’라는 이유로, 대화를 나눌 수 없을 정도로 무시당하다가, ‘집단 탈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거기에 ‘알 카에다’와 같은 중국 외부의 이슬람주의조직들이 ‘독립’을 염원하는 신장위구르족 청년들을 지지하면서, 신장위구르족 독립운동가들이 이슬람주의를 받아들이게 됐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2009년 위구르족 저항에 대해 이슬람권에 대해 이 문제를 잘 해명하려고 노력했다.

 

서방 제국주의에 의해 세력이 약해지던 오스만투르크 제국 말기에 시작되어 ‘모든 투르크족의 단결’을 주장하는 ‘범투르크주의’도 현재 신장위구르족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터키 정부가 2009년 위구르족 저항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경진압을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슬람 성직자들에게 국가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교육기관에서 중국어와 위구르어 교육을 강화하면서, 이슬람주의 영향력을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상하이협력기구’와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하면서, 동투르키스탄 독립운동을 탄압하고 있다. 초기 소련으로부터 독립할 때만 해도, ‘범투르크주의’와 ‘이슬람주의’적 언어를 구사하던 중앙아시아 국가 지도자들도 독립 후에 증가하는 빈부격차에 따른 민중들이 ‘이슬람주의’를 기치로 저항에 나설까봐 두려워서 중국 정부의 ‘반테러 정책’에 협조하고 있다.

 

한편, 저자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거주하는 평범한 한족들 역시 어떻게 보면 중국 정부의 희생자일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점령한 이후에 한족들이 황무지 개발과 소련의 침입과 위구르족의 독립운동을 막는 역할을 하는 신장생산건설병단의 설립 등을 위해 신장지역에 대규모로 이주했다.

 

그 결과, 점령 당시 6%에 불과하던 한족 인구가 40%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수도 우루무치에서는 절대다수 민족이 되었다. 그 결과, 한족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 다음으로 많은 민족이 되었으며, 지역적으로 북부 신장에 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신장위구르자치구 자체가 사실상 남부 신장의 위구르족, 북부 신장의 한족으로 나뉘게 되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기 원하는 한족 이주민들에 대해 “고향으로의 이주를 허락하지 않는” 강경책을 펼쳤다. 나중에 자격을 갖춘 일부는 상해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하였지만 대부분은 신장에 남아 있어야 했고 자녀 한 명은 상해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타협책을 마련했다. 1990년대에는 토지임대료와 세금을 낮추어 서부로 자본과 인력을 끌어들이는 정책으로 신장지역으로의 한족 유입을 유도했다.

 

이 사실은 다수 민족인 한족 역시 중국 정부의 '식민 정책'의 희생자라는 점을 잘 보여준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이 사실은 한족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자 가장 경제적으로 발달한 동부지역의 한족 노동자들이 정부에 맞서는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신장 거주 한족들 역시 ‘자신들의 자유로운 귀환’을 위해서라도 소극적이더라도 신장위구르족의 독립운동 지지가 자신들의 고향으로의 귀환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느끼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장지역에서 한족들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보다 좀더 나은 조건이라 해도, 정치적 억압을 소수의 공산당 간부로부터 당하고 있다는 점은 위구르족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점에 대해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신장 위구르족과 한족의 갈등은 위구르족 분리주의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폭동과 진압이 일상사처럼 반복되는 악순환만 지속할 뿐 아무런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중국이나 위구르족이나 모두에게 딜레마이다.”라고 결말을 내고 있다. 한족과 위구르족의 갈등이 해결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한다. 여기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드러난다.

 

아무래도 저자 자신이 중국의 다수 민족인 한족이고,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사람이 '북한 인권 전문가'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 중경 목사여서 그런지, 위구르족의 독립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고, 이슬람 신앙에 대해 적대적인 것 같다.

 

가령, 그는 문화대혁명 이후에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이슬람교가 부활한 것에 대해 "극단적인" 이슬람신앙을 보여준다고 묘사한다. 이 점은 중국 정부가 ‘이슬람주의’를 빌미로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것이 정당한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 위험하다. 오히려 신장위구르족들이 교육, 경제적 측면에서 완전히 한족(그리고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보는 중국 정부)에게 밀리는 상황에서, 이에 맞서는 사상으로서 이슬람주의를 택했다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국 정부의 한족 이주 정책이 북부 신장 소수민족에 대한 ‘민족 동화 정책’이라는 “비난받고 있다.”고 소개하면서도, 한편, 한족 인구의 증가로 신장지역의 전반적인 경제발전을 가져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한족을 신장으로 이주시켰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같이하는 점도 아쉽다.

 

또한, 연방국으로서 각 주가 독립적인 권한 가진 미국조차 제2차 세계대전에서 국가 자본주의적인 정책을 펼친 점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 정부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세금 제도를 바꿔서 혜택”을 준다고 해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경제문제는 물론 민족갈등도 해결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저자도 잠깐 언급했듯이, 신장위구르족들이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점령된 티베트족과의 독립을 위한 협력을 하는 것이 ‘자살 폭탄 테러’와 같은 소수의 영웅적인 ‘전술’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1989년 천안문 항쟁에 대해 신장위구르족 대학생들이 연대시위를 하다가, 동시에 자신들의 ‘자결권’을 주장했던 ‘대중운동’으로 발전한 것처럼, 힘들더라도 대중운동을 건설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독립’을 주장하는 운동가들이 교수로 채용된 신장위구르자치구 최고 교육기관인 ‘신장대학’과 여러 교육기관 등을 감시하는 이유는 이러한 대중운동을 막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한족 노동자들이 신장위구르족이 적이 아니라, 중국 정부에 맞서 싸우는 ‘동지’임을 인식하고, 소수민족들의 독립을 지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런 것이야말로 저자가 "대안"이 없다고 말한 한족과 소수민족의 갈등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김재원-프로필.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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