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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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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12 - 늦가을의 세렌디피티 – 원앙 찾아 센트럴 파크 헤매다

posted Nov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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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의 세렌디피티 – 원앙 찾아 센트럴 파크 헤매다


가을의 절정인 10월을 거의 여행지에 있다 돌아오니 뉴욕에서 제일 아쉬운 것이 있다면  센트럴파크의 아름다운 가을을 놓친 것이었다. 내가 없는 사이에 센트럴파크의 남동쪽 코너에 있는 폰드(The Pond)에 원앙(만다린 오리)이 나타났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었다. 원앙 사진을 보니 진짜 새라고 하기에는 색깔이나 자태가 어찌나 곱던지 인형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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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nd(SecretNYC에서 보도한 원앙의 모습(box))
 


11월에 틈만 나면 원앙을 찾는다고 센트럴파크를 누비고 다녔는데, 아쉽게도 원앙은 보지 못하고, 위의 사진을 찍은 다음날 새벽 폰드에 원앙이 다시 나타났다는 기사를 읽었다. 덕분에 늦가을 센트럴파크의 정취를 흠뻑 취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북쪽 센트럴파크 40에이커나 되는 노스우드(North Woods)에서, 로흐(The Loch)의 물길을 따라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계곡, 라빈(The Ravine)의 산책길은 나에게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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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센트럴파크는 할렘에 인접해 있는데, 예전에는 반달리즘 [vandalism]이 심하고 공원이 관리가 되지 않아 험하였다. 이제는 할렘도 많이 안전해지고, 디스커버리 센터(The Charles A. Dana Discovery Center)가 있는 할렘 미어(Harlem Meer)도 물가가 깨끗하게 정리 되고  조경도 새롭게 하였다. 큰 길에서도 훤히 열려 있어 이곳을 통해 컨서버터리 가든(Conservatory Garden)까지 걸어가는 길은 평온하다. 하지만 40에이커 되는 노스 우드는 숲이 깊고 구불구불해 아직 혼자 오기는 겁이 난다. 노스우드는, 램블(The Ramble), 할렛 자연 보호구역(Hallett Nature Sanctuary)과 함께 센트럴파크에서 가장 와일드한 야생의 자연을 보여주는 나무숲(Woodland)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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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ol

 


Dot 1 글랜 스팬 아치(Glen Span Arch)


하루는 원앙을 찾으러 106가 입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 풀(the Pool)이라고 이름 붙여진  연못에 오게 되었다. 혹시 원앙이 있나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오리들만 놀고 있었다. 이 연못 바로 옆으로 전에 한 번 온 적이 있는 작은 폭포가 있는 계곡이 보였다. 이곳을 또 와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여기서 우연히 마주치니까 너무 반가웠다. 아치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저기는 어디로 통할까? 궁금해서 내려가 보고 싶었지만, 그날은 원앙이 나타났던 남쪽 폰드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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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 2 Huddlestone Arch

 


또 하루는 파크 북동쪽 코너 할렘미어(Harlem Meer)연못가에 가서 원앙을 찾아보다 레스커 스케이트장(Lasker rink)을 지나치게 되었다. 뒤쪽 관리하는 장비들이 있는 후미진 곳에 아래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였다. 돌계단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데, 좀 음산한 것 같아 다시  큰길로 나와 걷고 있었다. 그런데 왼쪽으로 어렴풋이 아치와 초록색 표지판이 보여, 뭔가 있는 것 같아 다시 그 곳으로 가니, 마침 한 커플이 걷고 있어 따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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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스톤 아치(Huddlestone Arch)는 이름처럼 몰타르를 섞지 않고 돌끼리 서로 꼭 껴안아서 붙어있는 압력에 의해 지탱되는 칼베르 보(Calvert Vaux)의 멋진 건축공법의 결과라고 한다.  이곳을 지나가니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첫 번째 폭포가 서프라이즈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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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폭포가 콘크리트로 벽을 만들고 돌로 자연스럽게 쌓아놓은 인공폭포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곳에는 예쁜 노란 작은 새들도 날아와서 산다. 허밍버드처럼 날갯짓을 얼마나 빨리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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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노란새(가운데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폭포를 지나니 물길(The Loch) 양 옆으로 길이 나 있다. 물길 오른쪽은 언덕길인데 걸어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가다가 다시 돌아 내려와 아래쪽 길로 갔다. 이 물길은 때로는 가는 물줄기가 되었다가, 늪지로, 또 작은 연못이 되어 이어진다. 이 길로 가면 전날 사람들이 아치 아래로 걸어갔던 곳(글렌스팬 아치)과 통할 것 같은데 인적이 없는 곳을 혼자 해매기 싫어 파크의 동쪽으로 빠져 나와 컨서버토리 가든으로 갔다. 

머릿속에는 계속 산책로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지지 않아 집에 와서 산책로가 어떻게 연결되나 책(Seeing Central Park by Sara Cedar Miller)을 찾아보니 내가 추측한대로 라빈(The Ravine)은 허들스톤아치(Huddlestone Arch)에서 시작하여 물길 로흐(The Loch)를 따라 글랜스팬아치 Glen Span Arch)를 지나 풀(The Pool)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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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 Dot to Dot

이번 추수감사절은 연례 없이 영하로 떨어지고 추웠었다. 그 다음날 아직도 영하의 날씨인데  옷을 싸매 입고 라빈 산책길이 궁금하여 남편을 앞세워 함께 그 길을 찾아 나섰다. 남편과 함께 가니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노스우드의 깊은 숲속 길도 마음껏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두 아치를 연결하는 산책길을 찾았다!!! 할렘미어의 호숫가를 따라서 걷다가 래스커 아이스링크를 지나서 뒤편의 계단으로 내려가 허들스톤아치를 만난다. 첫 번째 폭포를 지나 물길 위쪽으로 걸으면 두 번째 폭포를 만나고 계속 가면 글렌스팬아치까지 간다. 거기서 세 번째 폭포를 보고 올라가면 옆에 풀을 자연스레 만난다. 이 산책 루트를 거꾸로도 해보았는데 마치 역방향으로 기차를 탄 것처럼 부자연스럽고 뒤돌아야 폭포와 아치 입구를 보게 된다. 할렘미어에서 출발하는 산책로를 옴스테드도 염두해 두고 있었던 것 같다. 날이 영하로 떨어져 세 번째 폭포에는 고드름이 달렸는데도 추운 줄 모르고 노스우드를 맘껏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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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앙 찾기 게임, 라빈 길 찾기 dot to dot게임을 하면서 늦가을의 멋진 단풍과 함께 센트럴파크에서 보낸 시간들 행복하다. 멀리 아디론댁(Adirondack)까지 가지 않고도, 바로 뉴욕시 한 복판에 바위더미의 척박한 땅을 자연보다 더 자연같은 쉼터로 디자인한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Fredrick Law Olmsted), 칼베르 보( Calvert  Vaux)에게 감사하다.

Ps1.

뉴욕에 와서 처음 읽은 소설이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아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  가장 좋아하는 소설책이라고 엄마도 한번 읽어 보라고 했다. 그 때는 미처 읽지 못하고 뉴욕 이삿짐을 쌀 때 버리지 않고 챙겨 와 읽었는데 뉴욕의 센트럴파크 이야기도 나온다. 주인공이 센트랄파크 연못에 사는 오리가 겨울이면 다 어디로 갈까? 던졌던 질문이 기억이 난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뉴욕은 얼음이 꽁꽁 다 얼 정도로 추운 날이 거의 없어서 표면이 얼더라도 약간의 오프닝만 있어도 물속에서 먹이를 찾을 수 있어 따뜻한 곳으로 날아가지 않더라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삭가닥질 하면서 물속에서 먹이를 열심히 찾고 있는 오리들을 보니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날꼬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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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

11월 28일 오후 Columbus Circle에서 약속시간까지 한 시간 남아 있어, 한 번 더 원앙을 찾기를 시도 했다. 폰드로 가는 길에 할렛에서 새소리가 좋아 녹음을 하다가 배터리가 5% 남았다는 신호가 들어 왔다. 아차 혹시 원앙을 오늘 만날 수도 있는데... 폰드를 빠져 나가려 하는데 원앙이 멀리 작은 돌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오 마이 갓! 원앙이 헤엄을 쳐서 나한테로 오는 것이 아닌가? 헤엄쳐 오는 모습, 정면, 그리고 떠나는 모습을 찍고 나니 배터리가 아웃되었다. 이렇게 11월의 원앙 찾기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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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혜-프로필이미지.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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