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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별의 정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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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비움 실천

posted Jan 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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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일곱째별
발행호수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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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비움 실천 

 

 

지리산 화대종주 후 날도 추워졌지만 마음이 더 추워서 쇼핑을 했다. 마음이 공허하고 우울할수록 쇼핑하는 심리 통계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려져 있다. 겨울나기가 두려워 난방 텐트, 겨울 이불 등 방한용품을 들여놓았다. 생필품이긴 하지만 무언가를 사들이니 마음이 불편했다. 마음이 뜨면 뜨는 대로 흐르면 흐르는 대로 살려면 무엇보다 짐을 늘이면 안 된다. 특히 크고 무거운 짐은 조심해야 한다. 다시 비우는 재미를 찾아야겠다. 

그래서 비워야 할 물건의 조건을 따져보았다. 

 

첫째, 출처를 알지 못하는 물건

둘째, 낡고 구질구질한 물건

셋째,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

 

두 달간 매일 쓴 비움 실천 중 일부를 추려본다. 

 

1031 비움 실천 1일째

구멍 난 양말, 재활용하려고 말려둔 비닐들, 유통기한 지난 영양제.

유통기한 지난 쇠고기, 밤, 하죽도에서 온 미역과 생선 한 마리 먹어 비움. 

 

1103 비움 실천 4일째 

초가을날 마트에서 샀는데 곧 시들어버린 보라색 소국을 마당에 심어주었다. 보라색 국화의 꽃말은 ‘내 모든 것을 당신에게’. 내 모든 것을 다 주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어도 후회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상대도 최선을 다했는데 그래도 되지 않을 때.

 

4년 된 하얀 운동화를 버렸다. 약간 작아서 가끔 신었는데 그 가끔 때문에 공간 차지하는 게 싫어서. 그 운동화를 신고 팔짝 뛰어 화단 위에 앉았던 여름날의 종로가 생각난다. 

 

데쳐서 썰어놓은 배추 우거지에 국거리 한우와 된장을 넣고 끓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맛이다. 배추에 담긴 햇살과 바람과 물과 흙과 농부의 힘과 땀과 정성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배추 우거지 한 봉지를 먹어 비웠다. 

 

1105 비움 실천 6일째  

앙증맞고 귀여운 무를 물로 씻었다. 감자 깎는 칼로 도려내는 껍질도 아까와 수세미로 박박 씻어서 네모로 썰었다. 썰다가 한 조각 입에 넣어보니 달콤함이 시원하게 스며들었다. 국거리 한우를 참기름에 볶다가 물을 붓고 네모난 무 조각들을 넣었다. 한소끔 끓인 후 다시 약한 불로 계속 끓였다. 국간장 조금과 소금을 넣고 간을 맞춘다. 대파가 없어 국물의 시원한 맛은 좀 아쉽지만, 달콤한 가을 무가 보랏빛 씨앗의 꿈과 함께 내 속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자그마한 무 한 개를 먹어 비웠다. 

 

1106 비움 실천 7일째

멀리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휴대폰만 들고 나갔다. 아주 오랜 습관인 무거운 짐. 이젠 정말 지겹다. 불안에서 온 생활습관을 비우기 시작한다. 

정형외과에 가서 드디어 주사를 세 대나 맞았다. 극심한 통증. 관절통, 경추통, 어깨의 유착성 관절낭염, 근근막통증후군. 지리산 종주 이후 몸이 아주 망가졌다. 염증과 통증을 비운다. 

 

1107 비움 실천 8일째

어깨 충격파 치료 후 홍대 앞 스튜디오 실습에 심사차 방문. 휴대폰과 볼펜만 들고. 항상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던 나로서는 정말 놀라운 변화. 

 

1113 비움 실천 14일째 

정형외과 주사 2차 접종. 출강 외 가방 안 들고 다닌 지 8일째.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게 무언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지리산 등반 전후 비정상적으로 급격히 감소한 체중. 42kg대. 이것도 비움이라면 매우 심각한 비움. 산부인과에 가봤더니 갱년기에는 살이 쪄서 오지 빠져서 오는 경우는 없다고 내과로 가보란다. 병원 쇼핑도 아니고 안 감. 

 

1120 비움 실천 21일째

얼마 남지 않은 통장 잔고 전액 하죽도 은혜교회 게스트하우스 건축헌금으로 송금.

 

1121 비움 실천 22일째

헌금한 다음 날, 1학기 보충수업비가 11월에 입금. 전날 헌금의 10배 다시 함. 

2년 반 전에 묵었던 민박집 불법 카메라 설치 여부가 영 찜찜해 근처 파출소에 신고해서 경찰관 출동. 불법 카메라 없음 확인. 오랜 걱정근심 비움. 신속 해결 경찰관 고마움. 

 

1125 비움 실천 26일째

군산 팽팽문화제에 다녀온 밤, 팽나무 아래 모인 사람들이 계속 기억나 뒤척임. 평화바람을 위시한 그 사람들이야말로 자신의 많은 걸 비우고 사는 사람들인데 나는 그렇게 살지는 못할 거라는 처절한 자기 점검. 

 

1127 비움 실천 28일째

첫 음악 로열티 입금 확인하자마자 전액 하죽도 은혜교회로 헌금. 오랜 습관, 첫 소산은 주님께. 4주간의 정형외과 치료 마침. 통증은 사라짐. 

 

1128 비움 실천 29일째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산 군산 이성당 슈톨렌을 하죽도 은혜교회 대강절 기념으로 드림. 

 

1130 비움 실천 31일째

새벽 4:55 긴급재난문자 알람 소리에 깜짝 놀라 깸. 기상청에서 온 내용은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km 지역 규모 4.3(이후 4.0으로 발표) 지진발생/낙하물 주의, 국민재난안전포털 행동요령에 따라 대응, 여진주의. 경주 나아리가 걱정돼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탈핵 벗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황분희 월성원전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님이 대피 준비를 하신다고 전해 들음. 여진 걱정으로 날 밝을 때까지 깨어있음. 강의 후 낮에 부위원장님과 직접 통화하니 그냥 댁에 머물러 계신다고 함. 재난이 닥쳤을 때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그제서야 우리는 강제적으로 모든 걸 비울 수 있을까?

그런데 핵발전소 위험으로 걱정하는 중에도 집이 추워 전기난로를 삼. 연료가 LPG라 요금 걱정에 보일러를 마음 놓고 켜지 못함. 더위는 참아도 추위는 참기 힘듦. 생존 앞에서 무력해지는 신념. 

 

1203 비움 실천 34일째

휴대폰과 지갑만 가지고 기차 탑승.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송년회에 참석했다가 금방 나옴. 

서울에 온 김에 씨네큐브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괴물> 마지막 하나 남은 좌석 맨 앞 열에서 관람. <어느 가족>에서 인상 깊었던 배우 안도 사쿠라가 나오지만, 영화는 <어느 가족>만 못 함. 그래도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영화 음악이라 의미 있음. 포스터 없어서 들고 오지 않음. 

 

1205 비움 실천 36일째

관할 도서관에서 대출증을 하나 더 만들라고 하는데 거부. 이미 있는 전국공공도서관 이용증 ‘책이음’이 있기에 그걸로 통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 같은 용도의 물건이 두 개 있는 건 거추장스럽고 자원 낭비. 

 

1206 비움 실천 37일째 

아침에 해가 뜨는 걸 1인용 의자에 앉아 바라본다. 이 집에선 가까이 일출과 일몰을 다 볼 수 있다. 매일 떠서 매일 지는 해가 중천에 있을 때 제일 좋다. 그러나 그 시간을 멈출 수는 없다. 시간이 흐르듯 마음도 흘러가야 하는데 내 마음은 고정돼 있다. 대체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군산 평화박물관에 갔다가 허탕 침. 이성당 팔죽을 먹어야 겨울이 온다는 벗의 말을 기억하고 이성당 팥죽을 먹고 옴. 혼자서는 카페도 안 가는 알뜰함을 잠시 비움. 붙잡고 있는 가을을 보내고 이미 와 있는 겨울을 맞으려 함. 

 

1208 비움 실천 38일째 

모르고 휴대폰 두고 학교에 감. 한나절 휴대폰 없이 삼. 다시 폴더폰으로 바꿀까 고민. 

1인용 코튼 라이너 구매. 한동안 불매하던 사이트가 최저가라 어쩔 수 없이 이용. 자신에게 실망. 스스로 높이던 명분과 기준 비움. 

 

1214 비움 실천 44일째

마침내 종강. 학생들 종강 선물로 사주면서 내 것도 산 차가운 삼각김밥 먹고 급체. 새벽까지 두통 오한 구토. 혼자 아프면 정말 두렵지만 어쨌든 위는 다 비움.

 

1215 비움 실천 45일째 

종강하자마자 7번 국도 완주 길에 오르려고 했었다. 일주일 안에 마치고 계절학기 전에 돌아와 올해 모든 걸 마무리하고 내년엔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막바지 작업 등 몇 가지 이유로 보류. 어떡하든 계획을 달성하려고 밀어붙이는 고집을 비움. 

 

1220 비움 실천 50일째 

카드 대금 선결제로 비움. 카드 대금 일에 긴장하는 게 싫어 보통 며칠 앞당겨 결제한다. 그런데 이젠 그럴 일이 없을 듯. 신용카드를 쓰지 않은 지 꽤 된다. 내년부터는 안 써보려고 한다. 소비 때문에 미래를 저당 잡히고 싶지 않다.

 

1222 비움 실천 52일째 

겨울 계절학기 개강하고 근 한 달 만에 유기농매장에 갔다. 크리스마스 준비로 이것저것 카트에 담았더니 훌쩍 20만 원 가까이 된다. 현금카드를 내니 잔고 부족으로 결제가 되지 않는다. 물품을 빼고 빼고 또 빼고 11만 원쯤 되니 결제가 된다. 월초에 50만 원씩 넣어놓고 쓰는 현금카드다.

“어휴, 신용카드 안 쓰기 되게 어렵네.”

12월 지출은 이제 그만. 

 

이사 올 때 큰고모가 이것저것 챙겨주신 살림 중 아주 작은 나무 도마가 있다. 칼집이 많이 나 있어 왠지 낚시터에서 쓰던 것 같았다. 위생상태가 미심쩍고 집에 좋은 도마가 있어 버리고 싶었다. 큰고모께 전화해 누가 쓰던 거냐고 여쭤보니 돌아가신 아빠가 쓰시던 거란다. 아빠의 캠핑용품이었다. 어쩐지 눈에 익었다. 어릴 때 가족들과 강가에 놀러 가서 낚시하고 물장구치고 놀던 때 아빠가 잡은 물고기를 다듬던 그 도마였다. 쓰지 않을 지언정 차마 비울 수 없었다. 

 

포스트잇 가득한 내 책을 가져와 사인 받아 간 후배가 자신이 만든 책을 두고 갔다. 책에 끼워둔 카드에 그 책도 언제든 비워도 좋다는 글이 쓰여있다. 실은 올 1학기 때 비움 실천으로 학생들 전원에게 생일 주마다 내 소장 도서를 한 권씩 선물했다. 새책처럼 깨끗한 것만 선별했는데 스무 권이 넘어가니 나눠줄 책이 부족해, 맨 마지막에 후배가 만든 책을 망설임 끝에 비웠다. 감동했던 카드만 남겨 둔 채. 그런데 미안해서 후배에게 말하지 못했다. 그런데 후배는 이미 내 삶을 이해하고 있었다. 

 

집에서 음악을 못 들은 지 꽤 된다. 혼자 음악 듣다가 감정이 올라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런데 선물 받은 레코드를 올해 다 들어보려고 시도했다. 판을 계속 뒤집어 갈아 끼우며 듣다가 첼로의 저음이 마음에 감기는 음악이 있어서 반복해서 들었다. 막스 브루흐 Max Bruch의 콜 니드라이(신의 날) 작품 47. (KOL NIDREI Op 47.) 음악을 비우기는 쉽지 않다. 

 

1223 비움 실천 53일째 

팽팽문화제로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에게 가려고 나섰다가 추위에 편두통이 심해 포기함. 몸을 챙기기 위해 대의명분을 비움.

 

1224 비움 실천 54일째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배추 뭇국을 끓이려고 베란다에 신문지와 비닐로 꽁꽁 싸매둔 배추를 꺼냈다가 악 소리 지를 만큼 깜짝 놀람. 자그마하고 검은 벌레가 이파리에 가득. 유튜브에서 본 대로 정성껏 보관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아까운 배춧잎을 떼어내 버리고 노란 속대 반만 남음. 

나비금옥 마른 소국 꽃대 잘라냄. 시들어 마른 꽃잎이 온 집안에 떨어져 더는 두고 볼 수 없음. 아래 동지아들이 힘차게 자라고 있어서 덜 서운함. 

“금옥아, 내년에 꼭 다시 보자~.”

 

1225 비움 실천 55일째 

크리스마스이브에 만든 꼬마 눈사람이 녹아버리고 있음.

 

1228 비움 실천 58일째

근 한 달 반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요한 결정을 내림. 인생을 뒤바꾸려던 극적 경험을 통한 변화 대신 지금 이곳에서 내 삶을 살아내 보려 함. 일반적인 패턴을 비움.

 

1229 비움 실천 59일째

초중고 친구 둘과 송년회. 여럿이 모인 모임을 원체 싫어해 내가 제일 먼저 떠날 줄 알았는데 30년 넘도록 남아있다는 사실이 놀라움. 유별 가락스러운 내게 지금까지 남아있는 이 친구들이야말로 참 고마운 존재. 친구 왈, 내가 술을 마셔서 놀랍다는. 물론 지금도 많이는 못 마시지만, 옛날의 나는 철저한 금주가였다. 그리고 내 날카로운 까탈스러움이 없어졌다는. 그래 나도 이젠 꽤 둥글어진 거야. 싫은 게 참 많았던 나는 그 조건을 꽤 비워냈다. 

올 연말에 세 번째 해본 ㄱ~ㅎ까지 내년 소망 적기. 다소 현실적으로 바뀐 단어. 수년 동안 나는 꿈속에서 살고 있었다. 네일아트를 하고 한우 스테이크를 어렵지 않게 먹고 사는 친구들을 보면서 코트 한 벌 못 사는 내 처지가 보였다. 그런 게 아무렇지도 않았었는데……. 나는 내면의 풍요로움으로 만족했었는데……. 아직 멀었구나. 내게는 비움이 더 필요하다. 

 

1230 비움 실천 60일째

내년도 카드 대금 전액 선결제. 이제 신용카드 대금 결제로 경제적 곤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작정이니까. 월세 보증금 대출도 거의 갚아간다. 하긴 내 적금에서 대출한 거니 내 돈 내가 이자 내며 쓴 거다. 올해 참 여유롭게 살았다. 내년에는 풍족하리라. 

 

1231 비움 실천 61일째 

수년간의 휴대폰 사진과 이메일 대거 삭제. 이것이야말로 내게는 엄청난 비움.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과거에서 빠져나오겠다는 다짐. 

올해 가장 확실한 비움은 급등했던 작년 이맘때에 비해 7kg, 평소보다도 3~4kg 빠진 몸무게. 이 고통스러운 시기에 내게 도움이 되는 글이 하나 있었다.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을 성취한 개인은 창조성이 풍부한 삶을 추구할 수 있고, 자유롭고 고요하게 자신의 삶을 사색할 수 있으며,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또한 그는 타자와 함께 있을 수 있고,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을 성취하지 못한 개인은 정서적으로 독립한 한 개인으로서 존재하지 못한다. 그는 대상과의 정서적인 분리 독립을 관계의 단절 혹은 정서적 고립으로 경험하며, 누군가 의존 대상이 없으면, 공상에 빠지거나 중독에 빠져서 현실감을 잃어버리고, 현실로부터 고립된다. 그 결과 그는 자신이 타고난 능력과 재능을 창조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낭비하는 삶을 살아간다.

  한 개인이 미성숙하고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을 성취하지 못한 것은 생애 초기에 자아 지원의 실패로 인해 그의 깊은 내면에 상처 입은 외로운 아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는 침범하지 않는 무의식적 지지를 제공해 주는 좋은 대상 관계를 경험함으로써,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하는 심리적 재탄생 과정을 필요로 한다.’ 

 

- 12월 길목인 여는 글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이은경) 중

 

타고난 능력과 재능을 창조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낭비하는 삶을 살아갈 수는 없다. 이 글대로라면 침범하지 않는 무의식적 지지를 제공해 주는 좋은 대상을 만나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하는 심리적 재탄생 과정이 필요하다. 허나 타인의 개입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다만 주거와 경제적 독립을 했으니 홀로 있을 능력만 더 겸비하면 된다. 

 

2023년 목표를 다 이루었다. 독립과 출판. 

첫 책 출판을 했으니 올해에는 두 권쯤 더 내고 싶다. 이유는 고여있는 글을 다 비워내야 새 글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 말고는 별다른 소망이 없다. (작가에게 출판보다 더 큰 소망이 있을까?)

 

다시 비움 실천을 쓰면서 내가 버린 물건은 그다지 많지 않다. 새집에서 애초에 꼭 필요한 물건 외에 별로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마음의 비움에 애를 많이 썼다. 4년 전 1일 1 비움에 ‘치장으로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을 비웠다.'고 썼다. 나는 예뻐 보이지 않고, 예뻐지고 싶다. 내가 날 봤을 때 예쁜 사람이 되고 싶다. 길목인 독자께 예쁘게 인사드린다. 

 

“이 글을 읽으신 그대,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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