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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연재] 저물녘 하늘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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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15

posted Nov 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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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오낙영
발행호수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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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란에서 초주검이 되었다가 겨우 몸을 추스른 굴바하르가 또다시 매를 맞고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제게 손을 내밀었죠.

아오슈나르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엇 때문이었나요? 왜 이난나 신전에서 또 그렇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거죠?

아베스라의 물음에 아오슈나르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미욱한 사람이 하란에 있을 때 어떤 손님에게서 신전 창부 얘기를 들었던 모양이오.

전혀 뜻밖의 전개였다. 신전 창부라니······.

-그, 그게 무슨 말이죠?

-하란의 창가에 있었던 그녀가 신전 창부도 자기와 같은 사람인 줄 알았는지, 아니면 동류의식을 느꼈는지 그들을 찾아 나선 것이었소. 같이 매를 맞은 그 두 여인을 길에서 만나 물었대요.

-신전 창부들에 대해서?

-거리를 떠돌던 두 여인에게 자기가 하란에서 창기였다고 말했는데, 여인들은 그녀가 하란의 신전 창부였을 것이라고 여기고 샴하트의 숙소로 안내했다는군요.

-그러니까 굴바하르는 신전 창부가 창기와 같은 사람인 줄 알았다는 거죠? 그런데 매는 왜 맞았답니까?

-여인들이 이난나 신전의 샴하트에게 굴바하르를 하란에서 온 신전 창부라고 소개한 모양이오. 이곳 샴하트가 처음엔 극진하게 대접을 했는데, 얘기를 듣다 보니 결이 달라서 꼬치꼬치 캐물었고, 결국 들통이 난 거요. 샴하트들은 창기에게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했고, 신전 노예들을 시켜 죽지 않을 만큼 매질을 했답디다. 동행했던 사원의 정보관이 혀를 차며 내게 그럽디다. '마구쉬 님, 다시 기도해 보시지요'라고요.

 

굴바하르가 이난나 신전에서 매를 맞은 사건을 통해 아오슈나르는 그녀가 다만 개인으로의 굴바하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무지와 최소한의 보호로부터 소외된 여인들의 상징체였다. 이들은 먹장구름이 가득한 밤길을 지향도 없이 걷는 청맹과니들이었다. 사회와 가정뿐 아니라 종교조차 이들을 주목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니 암울했다. 우르에 가서 이들을 위한 공동체를 시작하는 걸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사원으로 돌아온 아오슈나르는 부제 바흐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허! 그예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가시겠다는 겁니까?

바흐만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아오슈나르가 요청한 물품에 대해 꼼꼼하게 확인하고, 더러는 추가하기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도왔다.

-우르에는 아직 우리 사원이 없습니다. 사원을 지으려고 마련했던 곳 가까이에 적당한 터가 있으니 그곳을 활용하지요. 정착 초기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바스파르 님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자립을 할 수 있게 되면 더없이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겠지요. 정작 걱정이 되는 것은 아오슈나르 님입니다. 우리네야 어려서부터 훈련과 학습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타인과 교통하는 방법을 익혔으나 속인들이야 어디 그렇습니까? 더구나 여인네들 아닙니까? 또, 세속의 일은 승가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걸 잘 아실 겝니다.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들 그리고 일, 만만치 않은 그늘이지요.

바흐만의 말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아오슈나르는 금방 대답할 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공동체 건설에 대한 결심을 굳혔다가도 어느새 스멀스멀 피어오른 회의가 부드러운 손길로 옹성을 허물기를 하루에도 몇 차례씩 있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때마다 다시 벽돌에 역청을 이겨 발라 옹성을 보수하고······, 그렇게 성벽은 한 층씩 높아진다고 자위를 했다. 이제 퇴로는 닫혀있다.

-우리 주님 아후라 마즈다께서는 인간이 세우는 계획 위에 더 큰 당신의 뜻을 얹어 돌려주십니다. 또 때로는 뜻밖의 길로 가도록 명령하시지요. 지금 제가 그 뜻을 받았으니, 돌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기도하면서 그분의 사랑에 기댈 뿐입니다.

아오슈나르가 한참 눈을 감고 있다가 나직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에게 오늘의 사태는 뜻밖의 사건이고 중대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그는 이 사건을 스승 쿠루쉬(Kurush)가 준비해 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오슈나르는 일곱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의 동료 사제에게 보내져 사제수업을 시작했다. 전통적인 사제수업이었다. 스승은 그가 열세 살이 되자 수사의 신학교로 데리고 갔다. 기왕에 제국의 종교가 된 지 오래고, 신학교가 체계를 갖추어 사제를 양성하기 시작한 지도 꽤 되었으니, 공동체 생활을 통해 교단의 일원이 되는 훈련과 경전공부를 체계적으로 하라는 뜻이었다. 신학교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을 무렵, 늙은 스승은 몸소 학교로 찾아왔다. 장성한 아오슈나르를 흐뭇하게 바라보시던 스승은 그의 두 손을 잡고 말했다. '잘 자라 주었구나. 넌 훌륭한 사제가 될 것이다. 오늘이 우리가 얼굴을 마주하는 마지막이 될 것이다. 너는 영광의 사제가 아니라, 고난을 짊어지고 가는 사제가 되어야 하리라. 거룩한 길이다. 짓밟히는 자들의 사제, 그것이 너의 이름이다.' 스승은 아오슈나르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졸업 후 곧바로 찾아뵈었을 때, 스승은 세상에 계시지 않았다. 아오슈나르는 사원에 배정되는 것을 거부하고 순회 사제가 되었다.

-언제 출발하시겠습니까?

바흐만이 물었다.

-내일이라도 떠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소만······.

아오슈나르는 이곳의 호의가 고맙기는 하였지만, 장소가 주는 안락함에 젖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빨리요?

-허허! 저희가 이곳에 온 지 벌써 나흘이 지났습니다.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니 그냥 눌러앉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그렇지만 쇠뿔도 단김에 뽑아야지요.

-그럼 물품목록을 보고 짐을 꾸리라고 지시를 하겠습니다만, 다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바흐만이 물품목록을 정리한 파피루스를 가지고 나가자, 아오슈나르는 탁자에 팔을 겹쳐 머리를 얹고 엎드렸다. 갑자기 피로가 무겁게 어깨를 짓눌렀다. 그렇게 깜빡 잠이 든 모양이었다. 책임사제 바스파르로부터 집무실로 오라는 전갈이 왔을 때, 그는 더 무거워진 심신 때문에 몸을 일으키기 쉽지 않았다.

바스파르는 이미 탁자 위에 차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오슈나르가 그의 집무실에 들어가자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고개를 주억거려 앉기를 권했다.

-바흐만 사제로부터 얘길 들었소만, 내일 떠나기로 했다구요?

그의 기름진 목소리가 통통하게 살진 손가락을 타고 흘러 탁자 위에서 번들거렸다.

-그렇습니다. 군식구까지 달고 갑자기 들이닥친 객승을 후하게 베풀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오슈나르는 가볍게 목례를 하며 자신의 마음이 바스파르에 전해지길 바랐다. 사원에서야 여행 중인 사제가 사원에 들렀을 때는 당연히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하겠지만, 여인들을 주렁주렁 달고 나타나서 이런저런 요구를 할 때는 난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바스파르는 바흐만으로부터 이미 보고를 받은 모양이었다. 그의 입장은 바흐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흐만이 했던 이야기를 느리고 길게 말했다.

-그리고 이참에 떠날 때는 샴하트에게 매를 맞은 그 여인은 두고 가시오. 그 몸으로는 낙타를 타고 간다 해도 무리일 거요. 며칠 쉬게 하면서 치료해서 보내드리리다. 어차피 물품이 한 번은 더 가야 할 것이니······.

 

-그럼 굴바하르는 나중에 합류한 거로군요?

아베스라가 두 손을 들어 깍지를 끼고 허리를 좌우로 비틀며 물었다. 너무 오래 앉아 있다 싶어 기혈의 유통을 좀 도와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밖에 나가 우리 마을을 좀 둘러 보시겠소? 처음 계획과는 다른 모양으로 지어졌지만······.

아오슈나르가 아베스라의 번다한 몸짓을 보고 일어서며 말했다.

그들은 아베스라가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본 마을 어귀의 나무 아래로 갔다.

-고맙게도 사원에서 종무소 직원과 노비를 지원해 주었고 낙타와 수레까지 내주어 비교적 수월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네 명의 여인과 사흘 길을 걸었던 거죠.

-종무소 직원까지요?

-그가 이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있습디다. 아마 사원의 터를 마련할 때 관여했던 모양이오.

아오슈나르가 마을을 바라보았다. 잠시 말을 미뤄놓고 천천히 마을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아베스라는 가슴이 아려왔다. 그의 머리 위로 둥지를 두고 멀리 길을 떠나는 흰 새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애초엔 마을 가운데에 작은 마당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녁이면 모두 모여 춤추고 노래할 수 있고, 한밤엔 둘러앉아 별을 보며 기도하는 마당. ······ 아, 그때 기도라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누군가 그러더군요. 우르에서는 종교공동체의 냄새를 지우는 게 좋겠다고.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포기했는데, 지나고 보니 아쉽더이다. 누구나 기도는 하지 않소? 그걸 몸짓과 말로 드러내진 않더라도, 순간순간 의식을 하진 않더라도, 우리는 자신의 내밀한 염원을 누군가에게 가탁하지요. 전례가 이뤄지는 사원이나 기도실이 아닌 그런 열린 기도공간을 만들고 싶었소.

아오슈나르는 가벼운 한숨을 지어 아쉬움을 털어내려 하는 것 같았다.

-마을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군요.

아베스라가 한숨과 함께 가라앉아가는 아오슈나르의 기분을 돌려보려고 마을을 둘러보며 말했다.

-사원에서 보내 준 노비 다스탄(Dastan)이 기술자였어요. 일머리가 어찌 좋은지 네 명의 여인들이 그의 지시에 따르기만 하면 대엿새에 한 채가 완성되더이다.

아오슈나르의 기분이 조금 좋아진 듯싶었다.

-집의 모양이 남다른데 다스탄의 생각이었나요?

아베스라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원추형 흙집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건 하란지방의 민가랍니다. 별다른 자재가 필요치 않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될 것 같아 다스탄에게 얘기했더니 쉬운 게 아니랍디다. 유심히 봐 두었다가 나중에 한 채를 짓는데 여러 번 무너지곤 했다오. 허허!

 

세 채의 집을 짓고 일단 마무리를 할 예정이었는데 다스탄이 여섯 채를 고집했다. 나중에 더 지으려면 오히려 번잡스러울 거라는 게 그의 말이었지만, 알고 보니 바스파르의 별도 지시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 이유는 곧 밝혀졌다. 집이 다 지어지고 나자 당분간 쓸 수 있는 물품이 추가로 도착했다. 이곳의 위치를 지정해주고 돌아갔던 종무소 직원 카바드(Kavadh)와 굴바하르와 함께 뜻밖에도 부제 바흐만이 같이 왔다.

-바스파르 님이 낙성식을 원하십니다.

바흐만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오슈나르는 피식 웃으며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런 경우 그 의중을 읽어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문득 그의 집무실에서 보았던 기름진 얼굴과 살진 손가락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치적인 사람이군요, 바스파르 말이요.

아오슈나르의 말에 바흐만은 얼굴이 굳어 있었다.

-그의 관할지에 들어왔으니 그 정도 대가쯤이야 치를 수 있겠지요. 이렇게 상당한 지원까지 받았는데. 하지만 분명히 해둘 것은, 이곳을 부속기관쯤으로 여기면 안 될 겁니다.

아오슈나르는 일부러 힘주어 말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만, 당분간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당장 사원의 지원이 없으면 난 한 장도 구하기 어려울 겁니다.

바흐만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바스파르 님은 단지 자신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싶으신 것뿐입니다. 그분은 아오슈나르 님이 수사의 교단에서 어떤 위치에 계신지 잘 압니다. 그걸 활용하고 싶으신 것일 뿐이죠.

아오슈나르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전개되는가 싶었다.

-그렇다면 잘못된 정보를 접하신 게요. 일개 걸승에게 무슨 힘이 있다고. 허허! 난감한 일이군요.

-크게 신경 쓰실 일은 아닙니다. 정치적인 사람은 의외로 단순하지요. 시야가 좁다는 말씀입니다. 대신 자기에게로 향하는 추력은 엔간하지요.

바흐만은 아오슈나르가 승속의 경계에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미래를 밟고 가는 길이다. 그러나 그 미래가 가져올 두려움의 크기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오슈나르는 멀리 하늘을 바라보았다. 까마귀가 떼를 지어 선회하는 하늘은 감춰놓았던 돌풍을 풀어놓고 있었다. 용오름이 멈칫거리는 기색도 없이 지표의 모래와 뿌리 뽑힌 관목을 끌어올리며 커다란 기둥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기류의 길이 막히면 제풀에 주저앉으며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고맙소, 바흐만 사제! 내가 잠시 심동이 격하여 평정심을 잃고 말았소. 머리에 이고 있는 화로를 깜빡하고 말았구려.

아오슈나르가 평상심을 잃었던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그런 그를 탓하지 않은 바흐만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맹렬한 기세로 지상의 모래 먼지를 빨아들이는 용오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용오름 말이오. 지금은 저렇게 기세 당당하게 솟구쳐 오르지만, 결국은 하늘에 닿지도 못할 허망한 바람에 지나지 않잖소? 물질세계를 미처 지나지도 못하고 허물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삼가야 하거늘, 언제나 오롯한 진리에 가 닿을 수 있을지······, 세상 너머의 아샤(질서)를 만날 수나 있을지······. 때로는 고원 깊은 곳에서 깨달음에 이르기 전에는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스승은 그걸 염려하여 내게 '밟히는 자들의 사제'가 돼라 하셨거늘······.

아오슈나르의 말에 바흐만은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아트라반(Āthravan 전도사제)을 경배합니다!

바흐만은 수위단이 주목하고 있던, 그래서 영예로운 사제의 길이 보장되었던 전도양양한 한 젊은 사제가 그 길을 포기하고 순회 전도사제로 나섰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다.

 

"나는 아후라 마즈다를 섬기는

마즈다야스나(Mazdayasna) 교도임을 고백하며,

그 신앙을 맹세하고 널리 밝힙니다.

나는 좋은 생각을 하겠습니다!

나는 좋은 말을 하겠습니다!

나는 좋은 행동을 하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오슈나르와 굴바하르를 비롯한 여인들, 그리고 우르크에서 온 바흐만과 사원의 식솔들이 모여 간단한 입주예배를 드렸다. 바흐만은 거룩하신 지혜의 주님을 연호하며 축복하였다. 예식을 마치고 모두 둘러앉아 축복의 식사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잔치 분위기였다. 여인들은 모두 들떠서 목소리가 높아졌고, 우르크의 식솔들도 다스탄을 치하하며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아마 당분간은 다스탄이 오가며 이곳의 사정을 살필 것입니다.

바흐만이 아오슈나르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다스탄을 비롯한 사원의 식구들이 출발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바흐만 사제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꽤 오랫동안 고생하였을 것이오. 정말 고맙소. 바스파르 사제에게도 사의를 전해 주시오.

아오슈나르의 말에 바흐만은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사업은 저 같으면 엄두도 못 냈을 일입니다. 저야 단지 생필품 몇 가지를 챙겨드린 것뿐인걸요.

바흐만이 목소리를 한껏 낮추며 종무소 직원 카바드와 작별인사 중인 굴바하르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저, 그리고 저기······. 굴바하르를 조심하십시오. 그녀의 가시는 사우마와 함께 맹독을 품고 있습니다. (계속)

 

오낙영 사진.jpg

오낙영(글쓴이,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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