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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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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레비타스 감독의 <미나마타>

posted Aug 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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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호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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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image (1).jpg

 

 

이번 달 영화는 앤드류 레비타스 감독의 "미나마타 (Minamata, 2020)"입니다.

 

사진 작가인 유진 스미스와 에일린 미오코 스미스가 구마모토현 마나마타시에서 미나마타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환자들을 취재하고 사진작업을 해나가면서 겪는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감독은 별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출연진은 조니 뎁과 빌 나이 외에 일본의 유명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고 있고, 음악은 영화음악의 거장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담당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를 보면서 미나마타병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가치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유진 스미스라는 사진작가는 2차 대전 때 태평양전쟁 종군 사진사로 활약하면서 유명해졌고, 다른 작업들도 많이 했지만 시골의사, 농촌지역의 흑인 조산사, 슈바이처 박사의 사진 작업들이 저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1971년부터 1974년까지 일본에 체류하면서 취재를 통하여 유진 스미스의 사진과 에일린 미오코 스미스가 글을 쓴 <Minamata (미나마타, 1975)>라는 훌륭한 한 권의 책을 만들었고, 특히 <목욕통 속의 도모코 우에무라>라는 사진이 라이프지에 실리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이 사진을 찍는 과정은 영화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cover-of-Minamata-by-W-Eugene-Smith-and-Aileen-M-Smith.jpg

Minamata: The Story of the Poisoning of a City, and of the People Who Choose to Carry the Burden of Courage, 1975

 

 

미나마타병은 수은 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며,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과 징후를 특징으로 하는 질병입니다.

 

1908년 치소(Chisso Corp.)가 미나마타에 비료공장을 설립한 후, 다양한 화학제품들을 생산하면서, 1932년부터 다양한 합성물질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만들기 시작했고 생산과정에서 독성 부산물인 메틸수은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물질들을 바다에 그대로 방류하고 이 물질에 오염된 해산물을 사람들이 섭취함으로써 미나마타병에 걸리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과 회사와 정부가 대처하는 방법은 기가 막히기만 합니다. 치소가 들어와 혜택을 누리면서 삶이 나아진 사람들과, 이와 무관하게 바다에서 낚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부들이 나누어지고, 오염된 해산물은 주로 어부들과 그 가족들이 섭취하게 되어 미나마타병으로 고통받게 됩니다.

 

미나마타병에 대해 좀 더 알려고 하면 신경정신과 의사인 하라다 마사즈미의 글과 소설가 이시무례 미치코의 소설, 그리고 쓰지모토 노리아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라다 마사즈미는 1961년 여름, 처음으로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서 미나마타병 피해자를 진찰하면서 환자들의 비참한 생활에 충격을 받아 평생 미나마타병 연구에 전념하고 환자들을 돕기 위해 헌신하게 됩니다.

 

구마모토대학 조교수를 역임하고, 구마모토 가쿠인대학에서 ‘미나마타학’ 강좌를 개강했으며 대학 내에 ‘미나마타학 연구센터’를 세우고 센터장 및 고문으로 미나마타병 연구를 이끌다가 2012년 77세의 나이로 타계하였습니다. 1980년대에는 수차례 한국을 방문, 울산 온산에서 발생한 온산병 문제가 복합적인 공해병임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대표 저서라고 할 수 있는 <미나마타 병: 끝나지 않은 아픔>은 2006년에 울산의대 김양호 교수가 번역하여 국내에서 출판되었습니다.

 

이시무례 미치코는 고 김종철 선생님이 생전에 아주 훌륭한 소설가로 추천하였던 작가로 미나마타 사건을 다루는 소설인 <고해정토(苦海淨土)>―처음에는 <슬픈 미나마타>로 나왔다가 원래 제목으로 바뀜―와 <신들의 마을>과 <하늘 물고기> 3부작을 발표했는데 현재 국내에 번역되어 구입할 수 있는 것은 <고해정토> 뿐입니다.

 

쓰지모토 노리아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미나마타 (みなまた: Minamata: The Victims and Their World, 1971)”는 원래 상영시간이 167분이었으나 국제 영화제에서 발표할 때 120분 길이로 만들었습니다. 환자들의 모습과 가족들의 증언을 통하여 그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알 수 있어 꼭 보기를 추천합니다. 베를린영화제 은상, 세계환경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습니다.

 

꼭 보고 싶었던 또 다른 영화인 하라 카즈오 감독이 15년에 걸쳐 만든 372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미나마타 만다라 (Minamata Mandala, 2020)"는 국내 영화제에서 몇 번 상영했지만 아쉽게도 볼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앤드류 레비타스 감독의 "미나마타“는 극장에서 상영하지는 않았고 티빙에서 볼 수 있습니다.

 

"미나마타"를 보면서 제초제를 만들어 전 세계에 팔아온 몬산토나 후쿠시마 핵 발전소를 운영하였던 도쿄전력에서 미나마타병과 똑같은 양상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미나마타병 피해자 지원자 연락회는 미나마타병의 교훈을 전혀 돌아보지 않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려고 한다고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도쿄전력이 삼중수소(트리튬)가 함유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오염 농도를 법정기준치 이하로 낮추어 방류하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해양에 방출하는 트리튬 등의 총량은 감소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환경에 배출되는 공해 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미나마타병으로 경험했다며 삼중수소 등을 함유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에선 방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YTN 2021. 4. 20.)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미나마타병]

 

미나마타 시 주민들과 과학자들은 아직도 둘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두 개의 미나마타병 박물관이 세워져 있는데, 하나는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공식 박물관이고, 다른 하나는 한 대학이 지원하는 비공식 박물관입니다.

 

비공식 박물관은 미나마타 고지대의 좁은 길에 자리 잡고 있으며, 허름한 양철지붕으로 덮여 있어 헛간을 방불케 합니다. 냉방시설도 되어 있지 않아 후텁지근한 여름날 박물관은 완전 찜통이 됩니다. 열린 창문을 통해 간간이 새어 들어오는 미풍이 아니라면, 관람객들은 이내 질식해 버리고 말 것입니다. 반면 공식 미나마타병 박물관은 바닷가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으며, 멋진 현대식 건물에 에어컨도 설치되어 있어 쾌적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공식 박물관의 번드르르한 디스플레이는 "미나마타병과 관련된 문제들은 이제 거의 해결되었다"라고 하며, 비공식 박물관의 초라하고 조잡한 디스플레이는 "비극의 진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출처: [BRIC Bio통신원] 미나마타 수은협약을 계기로 살펴본 미나마타病의 과거, 현재,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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