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미사리- broken sand
퇴근 후 붉게 노을 지며 사라지는 빛은 황홀하다. 마을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고 영화다. 아침은 달달한 로맨스로 시작해 저녁은 ‘시네마 천국’의 토토와 알프레도의 대화로 소박하게 하루를 마감한다. 미사리는 과거도 현재도 진행 중이다.
- 영화같은 날이다 -
색이 바랜 사진을 보면 한강에서 해수욕하는 일상이 있다. 동해 모래사장과 비교해도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과 한강에서 모래가 사라진 정도다. 한강이 1981년부터 개발 된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모래는 사람들과 공존하고 있었다. 이후, 도시개발이라는 명분아래 모래사장은 파괴되었고 88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모래는 사라졌다.
미사리가 파괴되고 사라지고 있다.알프레도가 토토에게 말한다. “영화는 현실이 아니란다,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혹독하고 잔인하다. 그래서 인생을 우습게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야.”
개발로 인해 모래가 사라지고 야적장에 갇힌 모습을 보니 철거민과 많이 닳은 듯하다. 거대한 자본과 탐욕에 맞서 작은 몸 하나로 저항하는 것이 수많은 사상자를 낸 용산,아현,응암,행당동 등 참사들이 떠오른다. 60년대 산업화로 시작된 철거민 문제는 일방적인 ‘개발관련법’과 인권이 사라진 ‘강제집행’ 과정에서 생존권을 위협 받고 있다. 공감 없는 개발은 마을을 파괴하고 삶의 존엄성을 사라지게 한다. 모래의 저항은 생존권의 저항이다.
- 영화보다 잔인한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