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를 대하는 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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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를 대하는 나의 마음

 

 

어릴 적 나는 어른들이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이모부가 상이용사가 된 후에 성격이 많이 바뀌어서 이모와 부부싸움이 잦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내 어머니는 또한 6.25 전쟁 시 한강 다리가 끊겨 그해 겨울 두껍게 언 한강을 건너 부산까지 갔다는 영웅담 섞인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으며,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 때의 기억 중 하나로 일본인이 이웃에 살았는데 일본인들은 우리네 전통 집과 다른 자기들의 건축 양식으로 집을 지어 살았고 일본어도 배우게 되었으며 그때의 경험에서는 일본인들이 그렇게 못되지는 않았고 오히려 한국 사람이 더 못되게 굴었던 기억을 회상하곤 하셨다.

 

이런 베트남전, 6.25전쟁, 태평양전쟁과 같은 상황들로 인해 우리 어머니, 할머니, 이모와 이모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낸 이야기들을 영웅담처럼 때론 가슴 아픈 사연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직접적인 전쟁을 겪어보지 않았지만, 이번 ‘코로나 19’ 상황이 내게는 전쟁 같은 경험으로 느껴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과 그렇게 되므로 우리의 삶이 지속하지 않을 것 같은 공포는 지난 2월부터 석 달이 지나도록 나를 포함한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멈추게 하거나 움츠러들게 했다. 그래서 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나에게는 너무 큰 불안과 공포로 다가와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거나 혹은 이런 일은 나와 상관이 없다는 듯 무감각하게 살아가도록 유혹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양극에 사로잡히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이 현실을 바로 알고 느끼며 끊임없이 깨어있는 지성으로 또한 어른으로서 잘 살아나갈 수 있는 지혜는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될까? 일단 감염되지 않고 살아남는 것일까?

나의 일을 계속 잘하고 있으면 괜찮은 것일까? 그러다가 오늘 혹시 확진자가 내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씨름하고 있다.

 

그러나 고요히 나의 마음에 귀 기울여 보면 이 불안감이 나의 오늘의 삶을 살지 못할 정도의 나의 감정을 지배하거나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거나 하지는 않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다고 난 괜찮다고 모든 것을 상관없이 다 해 낼 수 있다는 과도한 확신도 없다. 계속 불안하지만 조심하면서 살고 있다. 이런 내가 이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이런, 괜찮을까 아닐까 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의 갈등을 가지고 나는 ‘코로나 19’ 상황을 계속 마주하고 있다. 

 

언젠가 종식될 ‘코로나 19’ 이후의 삶에서 내 어릴 적 어른들처럼 나는 어떤 경험을 가족과 나누게 될까? 아마도 세상 모든 사람의 노력으로 ‘코로나19’가 극복되고 난 후에 내가 갈등한 상황을 잘 살아내고 나서 반성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날까지 정부가 제시하는 생활방역 수칙과 거리 두기 원칙을 잘 지켜 이 시간을 잘 견디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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