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broken Sand - a low voice
폐쇄된 야적장
모래
버려지다
부서지다
묻히다
늦은 저녁, 먼지가 되어
자유를 찾다
아침부터 세우가 잔잔한 물안개를 만들고 있었다. 코끝에 걸려 들어오는 시원한 공기와 뚝방길에 떠다니는 촉촉한 하얀모래는 덤이다. 작은 출렁임에 모래주머니는 부서지고 뭍에 위태롭게 붙어 있는 모래는 들숨날숨 거린다.
야적장까지의 산책길이다.
수년간 방치되고 있는 야적장, 한강에서 모래와 돌을 끌어와 골재를 생산하던 곳이다. 과거 한강 모래사장에서 해수욕하는 풍경은 사라졌고 개발에 쫓겨 부서지고 파괴되었다. 뜨거운 햇빛에 미사리를 뽐내던 아름다운 모래는 회색빛 죽은 돌가루에 갇혀있다. 늦은 저녁, 작은 풀벌레와 바람소리에 먼지가 되어 콘크리트 무덤에서 자유를 찾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