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이 많이 담긴 ‘월례강좌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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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할 권리’ – 하늘에 보화를 쌓는 일
                                                  

지난 1월 길목월례강좌는 ‘노조 할 권리’ - ‘비정규직, 정규직 통합노조를 이끌어낸 경희대 노조이야기’였습니다.

흔히 말하기를 대학을 ‘신이 감추어둔 직장’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정규직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지금 경희대는 직원의 절반이상이 비정규직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희대의 새 노조는 지난 30년간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운동을 반성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노조 할 권리를 찾기 위해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통합노조를 건설했습니다. ‘노동 약자인 비정규직을 보호하고, 차별 철폐와 정규직 전환, 산별노조 활동을 통한 단결력과 교섭력 강화하고 민주적 학원 운영 및 교육 주체로서 정당한 자리매김’을 목표로 작년 11월13일 전태일 열사 47주기 기념일에 맞추어 노조 창립총회와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통합노조는 시대적인 요구인데도 아직은 드문 예라고 합니다.
 
강사인 김종원 길목 조합원은 경희대학교 통합노조건설 준비위원장이며 그동안 경희대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생협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새민족교회 장로입니다. 아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저는 김종원 회원의 아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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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들으며 30여 년 전 남편이 경희대 노조를 처음 만드느라 고생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철야 농성을 하느라 집에 못 들어오는 날도 많았고, 전국노조 활동을 하느라 주말마다 지방으로 출장을 다닐 때는 저 혼자서 아들 둘 육아를 감당하느라 힘들어 눈물을 흘리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애기들 클 때까지 활동을 좀 늦추면 안 되나?” 라며 징징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사무직뿐 아니라 경희대에서 일하시는 청소아주머니나 수위아저씨들까지 모두 노조 조합원이라 서로 끈끈한 가족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직원의 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상황이고, 그렇게 애써 만들고 지켜온 노조가 기득권을 가진 노조가 되어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새로운 노동자조직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 오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제 다시 통합노조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편을 바라보며 ‘에궁~ 이제 정년퇴직이 삼년 여 남았는데... 참 어려운 일을 시작했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친구모임에서 한 친구는 강남의 자기아파트 값이 7억이 올랐고, 그것도 모자라 그 유명한 대치동 은마아파트며 요즘 뜬다는 용산에 집을 사두었다고 하고, 또 다른 친구는 남편이 주식에 투자해서 수십억을 벌었다고 자랑했습니다. 부자 되는 데는 소질도 없고, 세상이 공평하지 않은 줄 알고 살아왔지만 그래도 주변에 열심히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얼굴이 떠오르며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그 친구들이 <1987>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이야기 할 때는 정말 기분이 묘했습니다. ‘1987년에, 그 수많은 세월동안, 그리고 지난겨울 촛불집회 때 너는 어디에 있었니?’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만 두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남편 얼굴을 스윽 쳐다보았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내 친구남편이 주식투자를, 부동산투기 할 궁리를 할 때 저이는 저런 일을 하고 있었군’ 하고 생각을 하니 슬슬 웃음이 나왔습니다. 반가운 분들과 뒷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누웠는데 문득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다가 쌓아 두지 말아라. ~~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라는 성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이 들려주신 음성이었을까요? 그 말씀이 생각나자 뭉쳤던 마음이 싸~악 풀어지며 부자 된 친구들이 하나도 부럽지도 배 아프지도 않아졌습니다. 남편이 하고 있는 일이 갈 길이 멀고 미약해 보이지만 그것이 바로 ‘하늘에 보화를 쌓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그게 맞지! 괜스레 마음 흔들린 일은 삭제!!’ 그러고 나니 옆에서 자고 있는 남편이 갑자기? 귀해보였습니다.
 
저에게 이번 월례강좌는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 이루기 위해 한걸음씩 하늘에 보화를 쌓아가는 발걸음은 비록 부족할 수는 있지만 틀린 것은 아니라는 훌륭한 깨달음과 살아가는 기쁨을 다시 느끼게 해준 강좌였습니다. 이제 사심이 아주 많이 담긴 ‘월례강좌 참가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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