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매미
돌림병을 멀리해 숨어 산 지 어느새 반년. 창밖에 매미 한 마리 날아왔다.
예전 창문에 붙은 매미를 까마귀가 물어가는 모습을 보고 겨우 며칠 사는 매미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단 한 번의 만남을 위해 몇 년을 땅속에서 지낸 매미를 딱히 여겼다. 이제 우리는 거리에서 역병이라는 까마귀에 물려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진다. 마치 땅속 굼벵이와 같은 삶을 살게 되자 누구도 매미를 쉬이 안쓰럽게 볼 수 없다.
매미는 몇 년을 기다려 날아올라 며칠 동안 끊임없이 울어댄다. 오랜 기다림 속에 꿈꿔온 만남을 위해 다른 매미를 목이 터지도록 부르짖는다. 수많은 세월 어둠 속에서 지켜온 침묵에 보상이라도 받는 양 밤이고 낮이고 마음대로 목청껏 외친다.
바깥을 돌아다녔을 때 많은 지식인은 SNS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걱정하고 비난하고 계몽하려 했다. 어두운 방에서 진짜 삶이 아닌 가짜 삶을 사는 것뿐이라 깎아내렸다. 그런데 이제 SNS는 우리에게 남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되었다. SNS가 없었다면 사람들은 마치 꽁꽁 묶여 어두운 독방에 감금된 죄수와 같은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명한 어른들도 마스크를 쓰고, 두 팔 간격을 두고서라도 밝은 밖으로 나가 진짜 사람을 만나라고 충고하지 못한다.
사소하고 시시하고 별것 아닌 것이 언젠가는 대단하고 중요한 무엇이 될 수 있다. 사회를 좀먹고 아무짝에도 쓸데없다고 비난받던 무엇이 위기에 우리를 위로하고 기댈 수 있게 해준다.
매미는 까마귀에 물려가지 않고 어디론가 누군가에 날아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