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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님, 우리 이사장님! 홍영진 조합원

posted Dec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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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님, 우리 이사장님! 홍영진 조합원

 

 

고운 단풍이 아쉽게 한 잎 한 잎 지던 날, 인사동 아름다운 찻집에서 7년 동안 길목 이사장을 맡고 계신 홍영진 조합원을 만났습니다. 전해 듣기로는 홍영진 조합원은 인터뷰를 고사하셨지만, 편집팀의 협박(?)을 못 이기시고 수락하셨다고 합니다. 평소 노자의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를 소중한 가치로 삼으신다 하셨는데, 아마 인터뷰 자리는 다른 분들에게 내주시고 길목인이 문을 닫을 즈음에야 마지못해서 하실 계획이셨을 거라고 저 혼자 짐작해봅니다. 모두 잘 아시는 분이기에 공적인 길목 이야기는 조금만 하고 시시콜콜한 개인적인 모습, 숨겨두신 첫사랑 이야기 이런 것을 여쭤보고 싶었는데 자꾸만 이야기가 길목으로 향했네요. 

 

Q: 제가 뵙기에 길목을 위해 한결같이 헌신적으로 활동하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길목 초기부터 계속 이사장직을 맡으셨지요? 

A: 처음에는 두 번 정도 맡고, 젊고 활동적이고 아이디어도 많은 분께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맡을 사람이 없어서 할 수 없이 하고 있어요. 길목이 좋은 틀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하고 싶은 일, 가치 있는 일들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저도 그 안에서 활동은 계속하겠지만, 이사장직은 넘겨주고 싶어요. 내가 계속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닌데~ 잘못 알고 계시는구나!~ 

(허허 웃으시며 이 말씀을 하시는데, 무늬만 이사라서 쫄리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저는 마음이 싹 풀어지면서 좋았습니다. 호호홍~ 이사장님도 이런 생각을 하시는구나~~) 

 

Q: 언제부터 향린교회 교인이셨나요? 

A: 내가 한 살 때 향린교회가 생겼어요. 그때부터 향린교인 인 거지요. 향린교회는 처음에는 7가구가 생활공동체를 지향하면서 남산에 있는 향린원이라는 보육원 자리에 모여 살았어요. 유년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지요. 향린교회는 이후 남창동을 거쳐 지금의 명동으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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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린 시절엔 어떤 어린이셨나요? 개구쟁이는 아니셨을 것 같고 왠지 얌전한 모범생이셨을 것 같은데요, 소아과의사가 되신 것은 아버님의 뒤를 잇겠다는 생각이셨나요?

A: 글쎄요~ 어린 시절은 잘 모르겠는데요? 얌전했는지 아닌지~ 제가 1남 2녀의 맏이예요. 소아과의사가 된 것은 부모님도 원하시고 나도 거기에 대해 특별히 다른 생각 없어 그렇게 된 거지요. 다른데 취미나 능력이 있었으면 그 일을 했을텐데, 의사라는 일은 다른 특별한 재주와 취미가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러면 의사 외에 다른 길은 생각을 안 해보셨나요? 

A: 졸업 후에 아산재단 인제병원에서 공중보건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역사, 경제, 사회 등 인문사회학 공부를 했는데 ‘아~ 내가 미리 좀 알았으면 경제학을 선택할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Q: 대학 생활은 어떠셨나요? 

A: 72학번이라 박정희정권 시절이었고, 대학에 입학하고 보니 우리 교회는 이전에 있던 청년부가 없어져서 청년부를 다시 만들어 활동했어요. 그 당시 대학에 대한 탄압이 심해서 학생운동 하던 친구들이 교회로 많이 왔고, 그 친구들과 인문학 공부도 했습니다. 새문안, 창현, 제일, 수도교회 청년들과 같이 진보적인 교회청년연합회를 만들어 함께 활동을 했고, 본과를 가면서는 의대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Q: 홍영진 조합원님께 향린은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A: 학교에서 배운 것은 재미없었고 향린교회에서 나의 가치관이나 삶의 목표가 만들어졌어요. 향린교회는 나에게 삶과 신앙생활의 근거지이지요. 제가 대학교 다닐 때까지는 안병무 선생님이 설교하셨어요. 안병무 선생님은 아버님과 평생의 동지이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 저를 굉장히 귀여워 해 주셨죠. 안병무 선생님을 주일날 만나 뵙고, 때로는 댁에 가서 대화도 나누고 했었는데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안병무 선생님이 노자의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를 자주 말씀 하셨는데, 그 말처럼 내가 한 살 때부터 향린교회를 다녔다고 해서 내가 향린의 주인이라는 생각은 없어요. 새 교우나 다 똑같은 교인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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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향린이 자신에게 주는 기쁨은 무엇이고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기쁨이라면 ‘나를 만든 것이 향린’이라는 것이고, 어려움은~~~ 음~ (한 참 생각하시다가 웃으시면서) 그러니까 좋든 싫든 여기에 그냥 있어야 한다는 거죠. 

 

Q: 못 떠나시네요? 

A: 내가 교회에 별로 도움이 안 되고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떠나야겠죠.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 그 말씀처럼.

 

Q: 사진반 활동을 하시지요?

A: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아버님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내가 ‘그러면 제대로 배우라’고 권해서 한겨레 문화센터 강재훈 사진 학교에 다니게 되었어요. 이 곳에서 추구하는 정신이 ‘사람이 먼저다’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양한 직업과 다른 삶의 영역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처음이라 저한테는 새로운 세계였어요. 그 모임은 강의가 끝나거나, 야외 촬영을 끝내고도 상당히 오랫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요. 거기서 만난 여러 회원들이 지금 길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3인 3락’이라는 전시회를 여셨지요? 

A: 아버님의 서예, 아내의 민화, 제 사진 이렇게 3인의 전시를 함께 열었어요. 아버님은 어릴 때 붓글씨를 배우셨다가 어머님 돌아가신 후 본격적으로 서예를 취미로 하셨어요. 아내(김명화 조합원)는 20년 정도 민화를 했고요. 그래서 아버님 살아계실 때 전시회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열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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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버님과 시간을 많이 보내시나요? 

A: 아버님은 올해 98세이신데, 그전에는 서로 바빠서 같이 시간을 갖지는 못했어요. 어머님 돌아가시고 난 뒤 여생이 얼마 안 남으셨으니 여행도 많이 다니고 같이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행히 건강하셔서 잘 지내시는데 아버님께서 옛날 이야기를 하시면 듣고, 하루에 두 편 정도 영화를 틀어드리고 있어요. 영화는 원래 제가 퇴직하고 나면 보려고 많이 모아두었는데 오히려 아버님이 많이 보시게 되었어요. (홍 조합원은 길목인에 ‘영화 이야기’를 쓰시는 것은 다 아시지요? 그리고 ‘길목 영화사랑 방’ 활동도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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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의사 생활을 하시면서 많은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A: 처음에는 국립의료원에 근무하였고, 그 후 인하대로 옮겨 학생 교육, 연구와 환자 진료를 했습니다. 퇴직 후에 지금은 종합병원 소아과에서 일주일에 하루 진료를 하고, 다른 날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합니다. 국립의료원에 있을 때는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 창립에 관여했고, 인하대 재직 시절에는 우생모 (우리시대를 생각하는 인하대교수 모임) 모임에 참여했는데, 이 모임은 학교에서 사회적 쟁점이 되는 주제로 초청 강연이나 세월호 추모 모임을 주관했었지요. 이 중에서 일부 교수님들이 길목에 참여하고 있어요.

 

Q: 사진반이나, 인하대 교수 모임에서 길목 회원이 되신 분들이 많은데, 인맥을 잘 조직해오시잖아요? 인품에 이끌려서 그분들이 길목으로 오시는 거지요? 또 다른 비법이 있나요? 

A: 하하하. 아니 뭐 길목이 가치 있는 일을 하잖아요? 인하대 교수팀은 공감 편지를 쓰거나. 강좌를 연다거나 하는 활동을 하고, 사진반 회원들은 길목인에 사진과 글을 쓰는 일을 주로 하는데, 길목 활동이 가치 있는 일이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영역들이 있으니까 필요한 일을 부탁하면 해 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가지고 어떻게 좋은 분들을 참여시키느냐가 우리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Q: 명동 향린교회가 이전을 진행하고 있는데, 향린 교회 건축위원장을 맡고 계시지요? 새로 짓는 향린교회에 관한 관심과 기대가 많은데요~ 향린교회가 새 보금자리를 준비하면 앞으로 사협 길목의 활동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요? 

A: 광화문에 새로 마련되는 신축 공간은 교인들을 위한 공간과 사회활동을 위한 공간을 같이 계획하고 있어요. 교회만을 위해 필요한 일부 공간은 있겠지만 나머지는 얼마든지 공유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동 향린교회는 위치가 좋아서 사회활동을 위해 많이 쓰였는데, 이전 할 장소인 광화문은 더 좋은 위치이지요. 길목의 활동공간도 마련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문패를 ‘향린교회’와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이렇게 나란히 걸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물론 교인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일이지만요, 예배공간은 경건해야 된다는 의견과 교회같지 않아야 된다는 의견들이 있지만 사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교회라는 거리감 없이 쓸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요. 이것은 구체적인 설계과정에서 서로 토의가 필요하고, 실제로 그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지가 중요합니다. 서로 요구하는 바를 어떻게 잘 조절하느냐가 건축에 대한 가장 큰 고민이고 어려운 문제이지요.

 

Q: 길목 협동조합이 사회적협동조합 길목으로 바뀐 지 2년이 되어가는데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가는 길이 시간도 걸리고 쉽지만은 않았지요? 

A: 네 그렇지요. 그 이야기를 하려면 역사가 좀 있는데요, 향린교회가 1994년에 사회선교센터에 관한 논의를 하고 2011년 60주년 준비위에서 기념사업의 하나로 사회선교센터를 만들기로 했어요. 그러다가 60주년에는 그 개념을 바꾸었어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것이 사회선교인데 그것이 꼭 기독교인들만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는가? 예수님이 말씀과 활동으로 보여준 것은 모든 사람이 해야 하는 실천인데 이런 뜻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종교적인 제한을 두지 말고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리고 협동조합 운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바람직한 삶의 형태이며 상당히 중요한 활동이라는 생각을 해서 협동조합으로 하기로 했고, 길목이라는 이름처럼 사람들이 의견을 모으고 모여서 무언가를 만들 수 있고 또 흩어져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는 길목이 되고자 했어요. 

 

길목이 출범할 때의 가치는 사회적협동조합과 더 맞아요. 그런데 처음부터 하지 않은 것은 간섭을 받는 것이 싫었고, 같은 일을 협동조합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사회적협동조합이 되면 공익사업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있고 후원금에 대한 기부금 영수증 처리도 가능하는 등 장점이 많았어요.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의무를 행사하는 조합원과 서류나 총회 참석 등의 의무에서는 자유로우면서도 조합의 혜택을 좀 더 쉽게 누릴 수 있는 후원회원으로 나누었어요. 

 

Q: 사회적협동조합 길목을 만드는 과정이 어려움이 많았지요?

A: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변경하는 데는 절차상 어려움이 많아서 길목 협동조합을 해산하고 사회적협동조합을 다시 만드는 방법으로 전환했어요. 길목은 보건복지부 소속인데 사회적협동조합은 일정한 조건을 갖추어야 하고, 사업 방향도 맞아야 하고, 허가를 받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정관, 서류 같은 것들이 복잡해서 여러 기관과 단체에 문의하고 도움을 받고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Q: 이사장으로서 사회적협동조합 길목에 거는 기대와 바람은 무엇인가요? 

A: 사회적협동조합은 주 사업에 예산 40% 이상을 써야 하는데 우리 정관에는 공익활동가들를 위한 심리상담 사업과 공익활동가들을 위한 인문학 등 강좌사업이 주 사업으로 되어있어요.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 심심 사업이지요. 심심 사업은 기본적인 역할을 잘하고 있고, 길목의 존재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밖에 ‘도시락 싸 들고’ 같은 고통당하는 현장을 찾아가는 사업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주 사업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청년들을 위한 사업인데, 청년들 스스로 뭔가 할 수 있게 여건을 마련해 줄 수도 있고, 청년들이 필요한 것들을 진행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우리가 주 사업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청년 사업은 당사자인 청년들이 회원으로 들어와야 잘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요?

A: 그것은 수월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청년들이 우리 조합원이 아니라도 조합끼리 연결하고 지원할 수 있어서 꼭 길목 조합원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요. 

 

Q: 길목 협동조합에서 지금의 사회적협동조합까지 7년 정도 되는 활동 중 잘했다고 생각하시는 사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아무래도 심심이 가장 잘한 사업이지 않겠어요? 지금까지 했던 다른 활동들도 무가치하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없어요. 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인데 선택과 집중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이지요. 조합원들의 친교, 교육, 실천 활동이 같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잘 할 것이냐가 숙제이지요. 평화 기행, 교육프로그램도 의미가 있는 것들이에요.

 

Q: 길목의 주요 사업이 심심인데 심심의 일을 하지 않는 조합원들이 심심 활동에 참여하거나  심심이 우리 사업이라는 공감대를 만들 길이 있을까요?

A: 심심활동의 일환으로 일반 조합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 바로 ‘도시락 싸 들고’ 사업이고 도시락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밥을 먹는 과정 즉 공감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심리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회복시키는데 중요한 일이잖아요. 또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연대 할 수도 있지요. 길목이 유기농 재료로 도시락을 만들어 수익을 낼 수도 있고, 도시락을 만드는 과정과 그 도시락을 가지고 현장을 찾아가는 것을 경험하는 일이 조합원들이 상담가가 아니라도 심심 사업에 참여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지요.

 

Q: 우리 조합원들이 상담이 무엇인지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 같은 것을 해보면 어떨까요? 

A: 물론이지요. 그것을 하려고 계획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지요. 

 

Q: 좀 더 잘되었으면 하는 사업도 있겠지요? 

A: 우리가 가장 약한 것이 친교라는 생각이 들어요. 코이노니아, 친교와 활동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국내외 평화 기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기행을 하는 동안 친교가 잘 되었는데 그것이 조합원 교육이나 실천 활동으로 씨줄 날줄로 잘 엮어지도록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 한 것이 아쉽지요. 그때 참가한 분들이 한분 한분 다 소중한데.…… 길목 일을 자기 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하는 것이 문제인데 지금은 코로나19와 겹쳐지면서 위축되고 있지요. 협동조합은 생활과 밀접한 접점이 있어야 하는데, 조합원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 생활에 밀접한 활동을 찾고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숙제이지요. 

 

Q: 코로나19로 우리 삶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의사로서 코로나19를 바라보시는 견해가 궁금합니다.

A: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해당 인구의 60-70%의 코로나19에 면역을 가져야 됩니다. 효과적인 백신으로 면역을 획득하거나 병에 걸려 면역을 얻거나 해야 하는 것이지요. 아직은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이 없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우리가 감당할만한 환자 수 이하로 발생을 막으면서, 백신이 개발되면  사용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이지요. 그러나 공적 기금에서 공적인 생산이 되지 않고 지금처럼 백신회사가 만드는 백신을 사용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돈 있는 나라와 감염의 위험이 줄어든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돈 있는 사람이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게 되고, 더 감염위험이 높고, 형편이 안 되어 사회적 거리두기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뒷전에 밀려나게 될 수가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만이라도 이런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지요. 이 상황에서 같이 꼭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팬데믹이 왜 왔으며, 다시 이러한 상황이 오지 않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러한 문제가 생기면 근본적인 문제 파악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보다, 이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자본과 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방보다는 치료약 개발 쪽으로 가고, 예방도 근본적인 예방보다는 백신 개발로 해결하려는 것이 자본과 기업이 원하는 방식입니다. 근본적으로 보면 코로나19 팬데믹도, 자본의 이윤추구가 만든 회복 불가능한 자연의 파괴와 낭비가 초래한 하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본의 이익을 위해 벌목 등으로 파괴된 야생동물의 서식지 때문에 박쥐를 포함한 야생동물들은 도시 근처로 오게 되고, 도시 근교에는 가금류나 돼지 등 공장식의 거대 농축산업이 만들어져 있어, 야생동물이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들이 가금류나 돼지를 통해 재 조립되어 사람간 감염이 되는 바이러스가 만들어지면, 사람들에게 감염을 시켜, 이 도시들의 전 세계적인 교통 연결망을 통해서 빠른 시간 내에 전 세계적으로 이동, 확산하게 되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서 이러한 팬데믹을 계속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는 기후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가 아예 생존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바로 보이지 않으니까 문제입니다. 기후위기가 더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탄소배출도 억제하고 탄소제로를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Q: 그렇다면 우리 길목이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A: 길목에서 기후 위기 문제를 다루어야 하고 조합원들이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것도 의미 있고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길목 이사장이신 홍영진 조합원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어스름해지는 인사동 골목길을 걸어 나오면서, 앞으로도 길목에서,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또 거기서, 길목 조합원으로서 재미나게 놀고 싶다는 기대를 품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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